THE BRAVE POST
외로운 이는 영화를 본다
2022.08.06며칠 전, 아비로부터 시덥잖은 문자가 하나 왔다. 항상 악마는 마지막 순간에 나에게 속삭여서 평정심을 잃게 만든다. C사 영업직의 채용과정은 길었다. 음악오디션 프로그램 방식의 채용이라나 뭐라나... 최종면접에서 똑하고 떨어지고 나니, 대부분의 기업에서 채용이 끝나 있었다. 사실 나는 대학원이 가고 싶었다. 이리된 거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꿀까 생각하던 차였다. 그때 울산에 살던 아비가 아들 보고 싶다고 부산에 왔다. 권여사는 이혼한 이후라 알아서 만나보라 했고 나는 대학원에 가게 되면 지원이 필요했던 터라 대신동 삼익아파트 근처에 있는 호프집에서 아비와 맥주를 먹었다. 아비는 나에게 뭐할거냐 물었고, 나는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원도 생각 중이고 스펙을 더 쌓아서 취업을 ..
누군가의 헤어질 결심
2022.07.17언젠가부터 정치적 올바름은 인간의 자유로움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누군가를 계도하고 분류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필자가 차별주의자이거나 혐오주의자라는 의심이 든다면, 역시 내 생각이 맞는 것이다.) 헤어질 결심에 불륜이 나와서 불편했다는 평론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20년 전에 첨밀밀 같은 영화는 어떻게 봤던 걸까? 그렇게 정치적 올바름을 강조하고 싶다면 박정희 정권의 유신시대로 돌아가면 된다. 사전심의해서 불편한 장면은 마음껏 잘라내면 된다. 아니면 북한처럼 선전영화만 만들게 하던가. 제발, 영화는 영화로 보면 안되는 것일까. 항상 박찬욱 영화는 주인공이 특이한 사람이었다. 북한군 병사와 초코파이를 나눠먹는 국군 병사인 이병헌, 몇 십년..
호불호란 단어에 대한 짧은 생각, 브로커와 마녀2
2022.06.20※ 마녀2, 브로커 스포일러 약간 있어요. 언젠가부터 영화평론을 읽다보면 호불호가 갈린다는 표현을 읽게 된다. 나도 종종 쓰곤 했던 표현인데,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을 안 순간부터는 잘 안쓰려고 하고 있다. 호불호란 단어는 최근에 만들어진 단어이고, 원래는 호오(好惡)라는 단어를 썼다. 나는 가급적 안쓸려고 하지만, 지금이야 워낙 많이들 쓰니 그럴려니 하고 지나가는 편이다. 그런데 단어에 대한 '호오'를 떠나 평론가가 영화평론을 '호오'가 갈린다고 해버리는 것은 너무 비겁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평론가라면 영화에 대한 평을 하는 사람인데, 영화의 평을 호오가 갈린다고 해버리면 자기가 평을 안해버리는 것 아니겠나 싶어서다. 아니 그렇게 영화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을 관객에게 맡겨버릴 것 같으면 굳이..
친크립토인이 본 루나사태와 우주먼지
2022.05.22나는 친크립토인이다. 초크립토인까지는 되지못했지만 일정부분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고 꽤나 호의적으로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에 화제가 된 루보 루나사태를 한번은 정리해보는게 필요할 것 같아서 여기에다 흔적을 남겨둔다. 아, 루나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크립토 시장은 도박판일까, 아닐까. 이것은 보는 사람의 관점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식시장도 누군가에겐 도박판이고 누군가에게 건전한 금융시장이다. 마찬가지로 크립토 시장도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누군가에겐 도박판이, 누군가에겐 건전한 투자시장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크립토시장에서 대장주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경우 업비트를 기준으로 52주 최고가는 8,270만원이었다. 현재 시장에서는 3,800만원 선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 최고가 대..
지록위마, 나는 더이상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2022.05.07지록위마指鹿爲馬, 그게 민주당 비대위원장 박지현 짤짤이사태의 본질이다. 진시황이 지방순방 중에 사망하자, 환관 조고는 장자인 부소를 죽이고 비교적 만만한 차자인 호해를 황제로 등극시킨다. 그리고 자기의 권력을 조금씩 강화해 마침내 황제 다음가는 2인자의 자리인 승상의 지위에 오른다. 정권의 실세가 된 조고는 조정의 대신들 중 자기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조고는 호해에게 2세황제의 치세에 감사하는 마음에 특별히 아끼는 말을 진상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조고가 가져온 것은 말이 아니라 사슴이었다. 그 사슴을 본 호해는 '승상, 아니 왜 사슴을 가져온 것이오?' 하고 따져물었지만, 조고는 당당히 '폐하, 다시 자세히 보시옵소서. 이것은 사슴이 아니라 말이옵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실 나는 괜찮지 않다
2022.03.26예전에 코스모스란 책에서 이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만약 이 우주공간에 지적생명체가 인류뿐이라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지 모른다. 내가 만약 조물주라면 좀 더 효율적인 선택을 했을 지도 모른다. 태양계에는 인류를, 그 너머 또다른 행성계에는 ET 외계인을, 그 너머 또다른 행성계에는 타노스 외계인을 만들어놓는 것이 공간의 활용적인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우리를 만든 조물주께서는 그렇게 효율적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만약 효율성을 따지는 존재가 우리를 만들었다면 우리가 잠든 시간을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냥 피로물질이라는 것을 만들지 않아서 잠이라는 게 필요없게 만들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물리학적으로 젖산이라는 피로물질이 분비가 되어서 그..
애플TV 4K
2022.01.126년전에 16만원 주고 산 중고 도시바 42인치 TV를 쓰고 있다. 이곳에서 짧은 기간동안 머무르는 것이니 IPTV를 달 수는 없는 노릇이고, 집에서 쓰던 tivo스틱을 가져와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면서 쓰고 있었다. 얼마전에 블랙프라이데이 때 애플TV 4K를 할인하는 것을 보고 잽싸게 구매해서 쓰고 있는데 정말 만족스럽다. 그래서 블로그에 흔적을 남겨둔다. 사실 나는 애플을 좋아하지 않는다. 서학개미이지만 주주도 아니다. 근데 따지고 보면 의외로 내가 애플을 많이 쓰고 있다. 에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를 잘 쓰고 있다. 무선이어폰은 QCY, 삼성, LG꺼 다 써봤지만 그냥 에어팟이 제일 낫다. 애플은 여러 기능을 조화시켜서 잘 작동시키는 데에 무언가가 있다. 삼성도 LG도 노이즈캔슬링이 지원이 되지만..
줏대가 없다
2022.01.12올해의 테마는 경거망동 하지 말자 이거늘. 연초부터 경거망동을 하고 있다. 사실 나는 줏대가 없다. 연초부터 TV에 나와서 평론활동을 재개하시는 유모를 보면서 오래전 잊고 있었던 기억의 단편이 떠올랐다. 아 물론 유모가 평론하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다. 전에 평론을 접을때도 자기가 하는 말에 책임을 못지기 때문에 평론을 접는다고 했었는데, 그냥 책임지는 자리로 가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 전모도 차차기는 나의 것이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뭐 어쨌든 2012년 대선이었던 걸로 기억나는데, 중앙동에서 가츠동을 먹고 광복동 국제시장쪽으로 넘어왔을 때였다. 당시 유모가 연설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조금 기억이 난다. 그때 유모는 엄청난 확신에 찬 표정과 말투로 문재인 후보가 골든크로스를 달성..
다시는 한국의 조선을 무시하지 마라
2022.01.02KBS 다큐 3일, "조선의 바다 기로에 서다 거제 통영 조선소 72시간" 편에서 캡쳐함. (2016. 06. 12 방송.) 이 세상에 영원한 겨울은 없다.
반피
2021.12.22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빽좋은 이들이 이때다 싶어 정규직으로 팍팍 꽂힌다. 문재인은 반피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얼마나 욕을 쳐먹었나. 그 욕을 쳐먹으면서 시행한 정책은 채용비리의 온상이 되어버렸다. 분명 보고가 들어오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문재인은 다 털고 갈 의지도, 용기도, 실행력도 없다. 저녁에 책을 읽거나 혼자 있을때면 계약끝나면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하다가 이따금씩 화가 막 치밀어 오를때가 있다. 나는 누가 어디 안꽂아주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얼마전에 민정수석 아들이 입사원서에 민정수석 아들임을 밝히면서 입사시켜주면 회사를 화끈하게 성장시켜주겠다는 각오를 적었다고 한다. 70년대 이야기가 아니다. 2021년 12월에 일어난 일이다. 상만 있고..
별로 쓸 이야기는 없는데 남겨보는 글
2021.12.09별로 쓸 이야기는 없는데, 2주에 한번씩은 블로그를 업데이트 하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남기는 글이다.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냥 평범하게 일하고, 주말에 등산하고, 교회가고, 살아가는 중이다. (나에게 연애는 평범하지 않은 일이다.) 요즘은 시간이 날 때마다 파이썬 코딩을 배우고 있다. 파이썬이 배우기 쉬운 언어라는 말에 인프런이라는 사이트에서 현역개발자가 올린 동영상 강의를 보며 배우고 있다. 파이썬이 배우기 쉽다고 해서 보고는 있는데 막상 해보니 그리 막 쉽고 그렇지는 않다. 다만 다른 언어보다 오류가 잘 없고 오류가 떠도 확인하기가 쉽다. (대학원 석사과정 중에 PHP언어와 MS 억세스를 이용한 UI 설계 같은 과목을 듣기는 했다.) 일단은 계속 try해보고 있는 중. 코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21 KBO에 대한 단상
2021.11.19매해 야구가 끝나면, 내가 응원하는 NC다이노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남기곤 했었다. 근데 올해는 쓸 말이 없다. 야구를 1회부터 9회까지 끈덕지게 앉아서 본 게임이 아예 없다. 그나마 직관을 많이 다닐때에는 일년에 10게임 정도는 봤으니까 그 지점들을 이어나가며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는 있었지만, 그마저도 올해는 직관을 두번인가 밖에 하지 못했다. 1년에 치르는 144게임 중에 1회부터 9회까지 끈덕지게 본 게임이 단 2게임인데, 그 사람이 NC의 1년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야구는 데일리 스포츠이다. 일단 습관이 되고 나면 컨텐츠는 자고나면 쌓인다. 하이라이트를 쭈욱 지켜보는 것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반대로 습관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시 습관으로 만들기가 참 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