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불꽃싸대기는 약손이었을까
2023.10.04
2000년대 초반, 경남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었다. 학교에 가면 그 아이는 항상 내 자리 앞에 와서는 머리를 밀치며 괴롭혔다. 일어나 있으면 뺨을 툭툭 쳤고, 엎드려 자고 있으면 그 머리를 들었다가 책상에 내리찍으면서 잠을 깨웠다. 그 자리를 피할려고 일어나면 다시 옷깃을 낚아채서 자리에 앉혔다. 그 아이는 나를 왜 그렇게 싫어했을까? 어느 날은 나보고 학교를 마치고 남으라고 했다. 나는 아무 볼 일이 없고 남으면 무슨 일을 할지 뻔히 알기 때문에 쿨하게 무시하고 집에 갔다. 그 다음날 학교를 가니 나를 덕형관으로 질질 끌고 갔다.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 아이가 나보고 남으라고 했는지 그 이유가 기억이 안난다. 확실한 건 내가 그 아이에게 맞을만큼 잘못할 일은 없었다. 학교에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