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많은 교회가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 맛이 간 교회도 더러 있다. 그 가운데에서 내가 정말 싫어하는 이야기가 그 교회의 목사님이 성도들을 가스라이팅해서 성범죄를 저지르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목사님이 열심히 기도하다보니 하나님께서 너가 나의 짝이라고 말해주셨다라고 여자 신자에게 말하는 것들이다. 그렇게 중요한 말씀을 왜 여자 쪽에는 말씀 안하고 남자 쪽에만 말했는지 의문이긴 한데 것보다 이 말에는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령 그런 메시지를 하나님이 직접 그 목사님에게 주셨다고 치자. 그럼 특정인 A와 특정인 B가 커플이 되어 가족을 이루도록 하나님이 콕 집어놓았다는 것이다. 근데 이거 잘 생각해보면 어떤 생물의 품종을 개량할 때 자주 쓰는 방법이다. 지금도 지구의 어딘가에서는 수많은 강아지들이 새로운 품종개량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 특정견 A와 특정견 B를 교미시켜서 말이다. 하나님께서 특정인 A와 특정인 B를 그렇게 콕 집어서 가족을 이루도록 예정해 놓았다면 인간이 강아지 품종개량하는 것과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노새라는 동물이 있다. 수컷 당나귀와 암컷 말을 강제로 교배시켜 탄생시킨 동물이다. 당나귀와 말의 좋은 점들을 가지고 태어난다. 당나귀처럼 많은 사료를 먹지 않아 경제적이고 말처럼 힘은 좋아서 여러 짐을 실을 수 있다. 당나귀와 달리 사람도 태울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생식능력은 없어서 그냥 사람의 필요에 의해 탄생했고 그렇게 이용당하다 죽는다. 하나님께서 인간이 노새를 만들듯 그렇게 품종개량을 하고 있단 말인가? 당신의 필요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성경 안에는 하나님이 그런 식의 특정인 A와 특정인 B를 콕 집어서 가족이 되도록 하는 장면이 나온 적이 없다. 그나마 유사한 장면이 아브라함의 아들인 이삭이 리브가와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만약에 그때 리브가가 변비가 심해서 좀 늦게 나왔더라면 이삭의 커플은 리브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지 않았을까? (다만 개인적으로는 일 때문에 지역을 많이 옮겨다닌 편인데, 새로운 교회에 처음으로 갔을 때 자리를 안내해주는 사람에게 묘한 이끌림을 느낀다.)
우리의 하나님을 당신의 그 얄팍한 성욕 하나 때문에, 인간의 품종을 개량하시는 존재로 만들지 말자.
이 글에서는 이상한 교회의 목사님을 사례로 들었지만, 평범한 우리들도 분별하여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정도 선까지는 충분히 가능할테지만 말이다.
'하나님이 나의 가족이 되어 하나될 사람을 어딘가에 예비해 두셨을 것이라 믿는다.
굳이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지구 위 40억 중에 한 명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기도를 할 때마다 그 사람이 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