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평론/NC다이노스 이야기
NC다이노스의 우승을 바라보며 스쳐지나가는 기억의 조각들
2020.11.25기억은 줄줄이 사탕과 같아서 한 사탕이 엮어져 나오면 다른 사탕이 줄줄이 흘러나온다. 집에서, 그리고 고척돔에서 이번 한국시리즈를 지켜보며 야구에 대한 기억의 조각들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그것들을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1 1992년의 어느 날. 국민학교 1학년. 어렸을 때의 동생은 유난히 아팠고 엄마와 같이 동생의 진찰을 위해 찾았던 일신기독병원은 항상 사람이 많았다. 대기번호가 길어져서 내가 지루해할때면 엄마는 나를 대합실에서 야구를 보고 오라고 이끌었다. 나는 대합실에서 뭔지도 모르고 다양한 아저씨들과 박수를 치며 다같이 야구를 봤다. 연지동의 동네형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독수리가 요리조리 피하면서 거인의 심장을 파먹고 눈알을 뽑을거라 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2 1995년의 어느 날. 초등..
2019년의 NC다이노스가 망해가는 이유
2019.06.22부상이 많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운영을 잘하면 전력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NC는 일부 인사들의 면피를 위해 말같지도 않은 운영을 펼쳤고 그 결과 작년과 같은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나성범은 5월 초에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아웃이 되었다. 대체불가 자원이다. 지금 NC에서 어떤 선수가 나성범을 대체할 수 있나? 외부에서 영입하기는 쉬울까? 물론 일찌감치 수비형 포수임이 드러난 베탄코트를 교체하는 선택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프런트는 그 선택지를 선택하지 않았다. 나성범은 LG로 치면 김현수고, 롯데로 치면 이대호이며, 키움으로 치면 박병호다. 그런 선수가 시즌아웃을 당했다. 대체할 선수가 없으면 결국 그 빈자리를 조직력으로 이겨내야 한다. 이른바 'one team'이 되어..
경남창원NC파크를 제안한다
2018.11.14한국야구에서 프로야구팀을 소유하고 있는 도시는 단 8곳이다. 그마저도 대부분이 광역지자체를 연고로 하고 있는 팀이다. 그런 점에서 기초지자체에 무려 프로야구팀을 가지고 있는 창원과 수원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도시인 셈이다. (울산은...)창원에서 신축할 야구장의 명칭을 두고 여러가지 설왕설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NC구단에서는 창원NC파크를 제안했고, 창원시에서 창원NC파크, 창원NC필드, 창원NC스타디움 중 시민들이 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시민투표를 받던 중 마산쪽 지역정치계에서 반발해서 모든 명칭선정과정이 처음으로 돌아갔다.마산 지역정치계 주장은 창원마산야구장이여야 한다는 것이 그 논리인데, 이 논리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애초에 창원에 프로야구팀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창원시의 통합을 ..
2년만에, 구 마산야구장에서의 FINAL
2018.10.11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2년만이었다. 오늘을 위한 복선이었을까? 그때도 오늘과 비슷했다. 마산에서 치뤄진 한국시리즈 3차전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진해에서 용원으로 들어오는 2번 국도에서 칠흑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3판을 내리졌으니 한판은 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속출하는 취소표를 구했고 4차전을 보러갔었다.결론은 알다시피 시리즈 전적 4:0의 패배였다. 당시 시리즈 내내 NC가 낸 득점은 겨우 2점. 두산이 져주고 싶어도 져줄 수가 없는 게임이었다. 치욕적인 시리즈였다. 오늘도 똑같았다. 올해 야구장을 10번 정도 갔는데 내가 가서 볼때마다 다 졌었다. 시간이 일요일만 나서 일요일 게임을 보러갔었는데 처음에는 일요일이라서 그런거라 생각했다. 일요일은 낮게임이..
오재원 턱주가리 조심해라
2018.06.11질 수 있다. 1루수가 에러할 수도 있다. 두산한테 영원히 호구잡히는 족발팀이 될 수도 있다. 끝내기 홈런 맞고 화려한 빠던 당할 수도 있다. 근데 야구장에서 농구당하는 굴욕은 참지 말자. 오재원 저 놈은 상대팀이 얼마나 족발같으면 야구장에서 자기 생명같은 헬멧으로 농구슛을 쏘고 있을까? 물론 세레머니 할 수 있고 끝내기 홈런이라서가 아닌 극적인 상황에서도 당연히 해도 된다. 그러나 기준은 상대방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MLB에서는 호세 바티스타가 포스트시즌에서 끝내기 홈런치고 화려한 빠던을 선보였고 그걸로 시즌이 끝나자 다음 시즌에 빠던을 당한 팀이 6개월만에 만난 게임에서 바티스타 턱주가리에다가 핵주먹을 꽂아넣은 적이 있다. 축구나 다른 스포츠도 세레머니 한다. 그러나 오재원 플레이하고는 결정적 차..
저물어가는 NC 이태일사장 체제를 바라보며...
2018.06.067-3-2-2-4-1010-10-10-8마치 암호같은 이 숫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위 숫자는 11년에 창단한 NC의 역대성적이고 아래 숫자는 13년에 창단한 KT의 역대성적이다. 비슷한 시기에 창단했고 조건도 거의 유사했지만 극명한 성적차이가 있다. 이 두 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창단 후 팀을 만들어가는 시기에 얼마나 야구를 잘 아는 사람을 사장으로 선임했는가이다.11년 창단이후 17년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한 NC다이노스의 이태일은 야구기자출신으로 네이버 야구 편집장을 맡고 있다가 9구단 창설에 힘을 보태기 위해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반면 KT의 사장은 1년에 한번꼴로 최순실 인사, 본사 회장이 퇴진하면서 교체 등등 전형적으로 KT 그룹에..
2018년의 NC다이노스가 꼴지인(부진한) 이유
2018.06.01※ 올시즌 NC에 관한 부정적 포스팅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하려고 한다. 망가진 팀을 보는 것만큼이나 망가졌음을 지적하는 것 또한 무척 슬프기 때문이다.1. 답이 없는 공격력올해는 역대급 타고투저시즌이다. 당연히 모든 팀들이 점수를 잘 뽑는다. 하지만 이 모든 흐름에 역행하는 팀이 있다. 바로 NC다이노스다. 이 팀은 상대방이 5점이상 내면 점수낼 생각을 잊어버린다. 5점차이상 나는데 1구 1구 전력투구하는 투수는 없다. 당연히 완급조절을 할 것이며 뒤이어 나오는 투수도 불펜에이스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러면 공을 많이 보면서 실투를 노리거나 하면서 뒤집지는 못하더라도 어느정도는 따라가야 한다. 그래서 3점차 이내로 따라가줘야 게임도 팽팽하게 긴장감이 유지된다. 그런데 엔씨는 아예 점수를 못뽑는다. 그 상..
김진성과 벌투 논란에 대해서
2018.05.235월 20일 수원에서 있었던 KT와의 원정경기에서 김진성은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6에서 등판하여 2이닝동안 59구를 던지며 13개의 안타(2루타 4개, 홈런 2개 포함)를 맞으며 11실점을 했고 게임은 3-18로 패배했다. 2이닝동안 숱한 난타를 당하며 플레이하던 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팬들도 큰 상처를 받았던 게임이었다.오늘 기사를 보니 김경문은 팀내 사정이 있었다고 한다. 그럴만한 사정은 있을 수도 있다. 일단 그 게임을 복기해보면 원종현과 배재환이 2연투로 해당게임 대기투수명단에 아예 이름을 빼버렸고, 이재학이 컨트롤이 흔들리자 쉽지 않겠다고 판단하고 퀵후크한 후 불펜진을 가동한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이후에 이민호를 투입하지 않고 김진성으로 계속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것도 어쩔 ..
#20180415 #9연패 #SK전 #수비시프트 #영남3형제 우리가 남이가
2018.04.16※ NC다이노스는 4월 5일 삼성전 이후 내리 9게임을 졌다.#1. 9연패9연패다. 설마설마했다. 그런데 9연패다. NC팬 5년차에 처음보는 광경이다. 모두가 낯설것이다. 팬들, 선수들, 코칭스태프들, 프런트들 모두가 말이다. 그러나 어제의 패배는 쉴드칠만한 요소가 있다는 것에서 고무적이다. 사실 9연패 기간중에는 제발 이겨주세요 하고 상대방에게 점수를 떠다준 게임도 몇개 있었다. 어제는 그런 요소가 없었다.일단 위 점수판에서 보다시피 에러가 하나도 없었다. 볼넷도 딱 하나만 있었다. 오히려 우리가 볼넷을 더 많이 얻어냈다. 그리고 불펜의 방화도 없었다. 9연패기간에 잘 보기 힘들었던 광경이다. 사실 SK의 마지막 3점째가 되었던 스퀴즈는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중에 그 선수의 O..
#20180408 #체감온도 0도 #두산전 #水中 #네이비의 전쟁
2018.04.13※ NC다이노스는 4월 8일 잠실 두산전에서 역전과 재역전을 왔다갔다하며 10:11으로 패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내리 3게임을 더 지며 현재는 6연패 중이다.#1. 네이비의 전쟁그야말로 전쟁같은 게임이었다. 어떻게든 두산을 한번 이겨볼려는 NC선수들의 의지가 느껴졌다. 정말 악착같이 플레이했다. 마지막 9회초에 다시 역전을 할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4점을 내며 역전까지는 안간 상태였다. 2점만 낸 상태였는데 어떻게든 살아나가서 득점해야겠다는 악착같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NC와 두산이 만나면 항상 이런 악착같음이 게임 전체를 감돈다. 거의 매번 그랬다. 직관간 게임중에 두산전은 유난히도 기억에 남는 게임이 많다. 2015년에 민병헌이 해커한테 공을 던졌던 그 게임(기억을 되돌려보면 NC가 두산..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낙동강 시리즈, 그 준플 1차전을 보다
2017.10.19건국 이래로 가장 긴 연휴였다는 추석연휴, 가게 일 도와주느라 거의 쉬지를 못했다. 추석 당일 정도에만 안동에 다녀왔고 그 외의 날엔 가게를 도와줘야 했다. 가게가 유일하게 쉬는 날이 일요일인데, 마침 엔씨하고 롯데의 낙동강 시리즈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으로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올해 창원이나 부산은 한번도 못가봤는데 이 참에 한번 가봐야지 하고 예매를 했고 내려가게 되었다. 내려갈때는 KTX, 올때는 장시환이 때문에 게임이 길어져서 KTX 취소하고 강제로 새마을호에 타고 돌아와야 했다.부산역에서 내려 사직야구장으로 가면서 배가 출출해서 국밥 한그릇을 먹었다. 경기도쪽에서 국밥 사먹을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는데, 때론 국밥이 너무 뜨겁게 나온다는 거였다. 그래서 주문한 국밥이 나와서도 바로 못먹고 한..
이재학과 승부조작, 그 석연치 않음에 대해
2017.09.212013 10승 5패 156이닝 ERA 2.882014 10승 9패 156이닝 ERA 4.212015 10승 8패 125이닝 ERA 4.102016 12승 4패 127.2이닝 ERA 4.582017 05승 7패 117이닝 ERA 5.621년 사이에 성적이 급격히 떨어진 선수가 있다. 4년 연속 10승을 했고 매년 120이닝 이상을 막아내며 ERA를 4점대를 유지하고 있었던 선수였다. 그런 그가 불과 1년만에 승수는 절반이 되었고 ERA는 1점이상 높아졌다. 리그의 준수한 2~3선발급의 자리를 유지하던 선수가 1년만에 5선발이나 어울리는 투수가 되었다. 다름아닌 NC다이노스 선발투수 이재학의 이야기다.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모든 면에서 물증이 없고 단순히 추측에 불과하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