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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띠
2021.04.222월달까지만 해도 자랑스런 근로복지공단의 가호를 받는 2,000만 실업급여인이였기에 나름 콧대가 높은 지원자였다. 어차피 정규직 공고도 뜨지 않는 마당에 계약직이라면 일단은 수도권 안만 목표로 원서를 적어왔다. 그런데 이번달부터는 실업급여의 마지막이 보이기 시작한 터라, 분노의 지원을 넣고 있다. 지방에 있는 계약직이라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다 넣어보고 있다. 다시 부산으로 귀향해야 될런지도... 저번에 면접의 맛도 한번 본지라, 이제 면접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도 조금 있어서 면접준비를 하다보면 참 기가 찰때가 많다. 온라인에서 기관의 기록물의 정보에 접근할 수가 없다. 정보공개청구를 하려해도 기관에 무슨 기록이 있는지 알아야 청구를 할 것 아닌가. 목록조차 없는 곳이 허다하다. 하..
아가씨와 패왕별희
2021.04.21지난 주말에 아가씨와 패왕별희를 봤다. 아가씨(박찬욱 作)는 처음 본 것이었는데, 엄청난 영화였다. 2016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한참 영화를 많이 보던 시절이라 왜 안봤을까 하고 한참 생각해봤다. (심지어 박찬욱 영화다.) 그러다가 오늘 답을 찾아냈다. 당시에 주인공이 동성애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 봤던 것 같다. 세상을 만고 흑백논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은 세상이라, 잠깐 첨언하자면 당연히 동성애자들 차별해서도 안되고 혐오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내 돈 내고 그 사람들이 서로 막 좋아서 즐기는 영상을 보고 싶지는 않다는 주의인지라, 그때 당시에 어쨌든 이 영화를 피했던 것 같다. (이건 이성애 멜로영화도 마찬가지다.) 뭐 어쨌든, 영화 자체는 동성애 영화라기 보다는 그냥 한 ..
여성가족부의 인종차별, 헤이트스피치
2021.04.16"흑인은 잠재적 범죄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해 그들을 차별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들은 스스로 범죄자가 아님을 정성스레 증명해야 한다." 여기서 흑인을 남자로 바꾸면 어떻습니까? 위의 말을 남자로 그대로 바꾼 말을 한 사람이 여성가족부 산하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원장인 나윤경씨 입니다. 이게 나윤경 원장 혼자만의 뇌내망상이 아닙니다. 성인지교육이라는 주제로 해당내용이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한 영상으로 제작되어 배포되었습니다. 바로 국가예산으로 만들어져서요. 국가가 나서서 인종차별, 헤이트스피치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왜 아직도 공공기관의 장으로 있습니까?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양성평등을 이루기는 커녕, 양성갈등을 조장하고 분란을 일으키고 있습니까? 양성갈등을 일으키는 이런 조직이 국가의..
내일, 오늘
2021.04.15이런저런 사정이 겹쳐서 얼마전에 민주당 탈당을 했다. 그런데 잘한 것 같다. 민주당 내부에서 20대 남자의 반페미 흐름을 비웃는다는 말이 나온다. 20대 남자의 반페미 흐름은 일종의 한국판 트럼프 현상과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주류정치계에서 비웃음을 당한다는 것까지 똑같다. 미국 사회가 트럼프 현상을 방치했다가 엄청난 사회적 분열과 비용을 치룬 것처럼, 지금 20대 남자의 반페미 정서를 비웃고 젊은 세대의 성갈등 양상을 방치한 댓가는 분명 엄청나게 치룰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만 치루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인구절벽은 현실화되어서 수많은 지방 대학이 도산할 위기에 처해있고 대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준비되지 않은 실업자가 양산될 것이다. (인구절벽이 이지경이 될때까지 여성'가족'부 뭐하셨습..
2016년의 미국 백인노동자와 2021년의 한국 2030 남자들
2021.04.10※ 2021년 4월 11일 덧붙임. (흔히들 착각하는게 검찰개혁을 하면 그것만 해야 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검찰개혁하면서 충분히 다른 것들 해낼 수 있다. 국회의원을 300명이나 두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정치가 해야할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는 보수정책을 가져온다고 안된다고 한다. 경제문제에 있어서 보수, 진보의 문제가 어디있나. 부동산 LTV 규제를 푸는 것이 보수정책인가 진보정책인가. 결론은 그때그때 정책목적에 따라 보수냐 진보냐 갈리는 것이지 그 정책자체가 보수, 진보를 구분짓지 않는다. 진보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보수적 방법도 충분히 쓸 수 있다. 자꾸 쓸모없는 논쟁으로 흐르는 것 같다.) 닮았다. 그 이전까지 그 계층이 있는지는 알았지만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고 배려하지 않..
KBO 우승기원 적립식 펀드가 있었으면 좋겠다
2021.04.04매년 KBO의 스폰서인 신한은행에서 출시하는 프로야구 적금에 가입하고 있다. 역시 작년에도 신한은행에서 출시한 프로야구 적금에 가입했었다. 해마다 적금이율은 조금씩 바뀌는데 작년에는 월 50만원 한도로 입금할 수 있고, 기본이율은 1.4%, 응원하는 팀의 성적에 따라 최대 2.8%까지 우대이율을 제공했다. 물론 응원팀은 NC다이노스로 가입했고 작년에 NC다이노스는 우승했다. 그리고 받을 수 있는 이율은 다 받았고 얼마전에 만기가 되어 해지를 했다. 가입하면서 50만원을 넣고 시작해서 만기시에 원금은 650만원이었고 거기에 대한 이자로 85,892원이 붙어 총 6,585,892원을 받았다. 그 금액을 받고나서 올해는 KBO 적금에 가입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당장 내가 넣은 적립식펀드인 필승코리아 ..
서울기록원 '넘어넘어' 전시와 대략적인 레퍼런스 서비스
2021.03.28원래 있던 일정이 변경되어 서울기록원에 다녀왔다. 서울기록원은 국내 최고수준의 아카이브전시기관 중 하나이다. 지금은 특별전시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하여 '넘어넘어: 진실을 말하는 용기'라는 전시를 하고 있는데 그게 곧 종료될 예정이다. 사실 보기 전에는 뻔한 이야기일거니 생각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그 옛날 모래시계부터 화려한 휴가, 제5공화국, 26년, 최근의 택시운전사까지 너무나 많이 다룬 소재이고 나는 책으로도 여러 번 읽은 적이 있다. 뭐 어쨌든 뻔한 이야기일 것 같은 선입견이 있었지만 보고 나니, 나의 생각이 경솔했음을 깨달았다. 이 전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세상에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던 단행본인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에 초점을 맞춘다. 나는 1980년 ..
페이스북을 지웠다
2021.03.25페이스북의 나의 정보를 다 지웠다. 속이 다 시원하다. 왜 진즉 안 지웠을까. 결정적인 계기는 어제 저녁이었다. 박원순의 많은 면들이 휘발되고 성추행범 박원순만 남은 것처럼, 누군가가 내 페이스북의 수많은 글 중 전체공개된 글 몇개만 보고 그걸로 나의 이미지가 확정되어 버리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차피 오피셜한 이야기들은 다 블로그로 남긴다. 태생이 나의 이야기를 어딘가에 남겨놓는 성격인지라 블로그는 절대 못 버린다. (지금도 2004년의 언젠가 적은 글들이 있다. 물론 그 글들은 도저히 맨 정신으로 못 읽는다.) 이제 인스타를 어떻게 접을지 고민 중이다. SNS, 이젠 피곤하다.
왜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할 순 없는 걸까
2021.03.25나는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신 앞에서는 평등한 인간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다. 그 어떤 어둠도 그 사람이 남긴 빛을 가릴 수 없다. 마찬가지로 그 어떤 빛도 그 사람이 남긴 어둠을 가릴 수 없다. 나는 모 시민단체의 불투명한 재정사용과는 별개로, 그 단체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보여준 수많은 공적은 충분히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마찬가지로 박원순에 대한 평가도 명과 암을 모두 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왜 우리는 박원순의 공을 이야기하면 안되는가. 왜 박원순이 한 좋은 일에 대해 잘했다고 하면 왜 안되는가. 물론 박원순의 성추행 문제는 충분히 비난받아 마땅하다. 모든 피해자에 대해 명백하고 지속가능한 사과와 앞으로의 재발방지대..
일시적 2주택자가 된 우리 엄마의 사연
2021.03.24우리 엄마는 아침 10시에 출근해서 새벽 1시에 들어오신다. 쉬는 날은 한 달에 두 번. 말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한 음식프랜차이즈의 가맹점주이다. 30대인 내가 해도 힘든 스케쥴인데 그걸 해내는 엄마의 노력과 수고로움과 몸이 성한데가 없는 것을 보고 있으면 항상 너무 마음이 아팠다. 내가 도와준다고 했지만 나의 도움도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물론 그 고단함에는 보상이 따라온다. 권여사가 정말 고생 많이해서 돈을 버는데, 또래의 50대 여성보다 돈을 잘 번다는 소문이 나자 지인들로부터 다단계 판매가 너무 많이 들어왔다. 가게에 출근할 때마다 엄마는 새로운 업체의 다단계 카탈로그를 보고 있었다. 나는 그것들이 너무 싫었다. 엄마가 너무 고생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영양제 종류가 그렇게 많..
정이삭, 미나리의 단상(斷想)
2021.03.23※ 스포일러 있습니다. 요즘 눈물이 많아졌나 보다. 보는 내내 펑펑 울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할머니는 안동에서 부산 집에 오실 때마다 항상 음식을 바리바리 싸서 오셨다. 단밤을 씹어서 주시는 모습에서 영락없는 우리 할머니를 느꼈다.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는 손에 굳은 살이 가득했고, 항상 손이 시커멓다. 나를 볼때마다 할머니는 "야야, 우리 영필이 잘 살았나" 하면서 나를 안으려 하셨는데 나는 그 손만 보면 도망가기 바빴다. 할머니 손이 너무 시커멓다고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을 때 정말 크게 혼이 났다. 그 할머니는 결국 뇌졸증으로 돌아가셨다. 내가 머리에 피가 마르기 전이였다. 할머니는 상할머니에게 정말 많은 구박을 받았는데, 결국 뇌졸증으로 상할머니보다 먼저 돌아가셨다. 그것도 응급처치..
GS칼텍스 여자배구단의 선전을 기원하며 적는 글
2021.03.23겨울이면 야구를 안하기에 예전에는 프로농구를 많이 봤다. 직관을 하며 현장분위기를 즐기는 유형이라 NBA보다는 KBL에 더 열광하는 편이었다. 부산에 있을때는 KT 소닉붐을 좋아했고 이 블로그 어딘가를 뒤져보면 그 시절 끄적끄적 적어놓은 글들도 있다. 수원으로 이사오고 나서부터는 농구보러 가기가 힘들어서 한번씩 시간나면 배구를 보러 간다. 수원에는 농구팀은 없고 배구팀이 있는데, 남자팀은 한국전력, 여자팀은 현대건설 배구팀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배구의 매력은 바로 팀웍에 있다. 배구는 공을 땅에 안떨어뜨리고 팀원간의 연결을 통해 상대편 영토에 떨어뜨려야 승리하는 게임인데 공이 우리편 진영에 있을때 상대방은 공에 관여할 수 없다. 거기다 배구는 공을 잡는 홀딩이 금지된 종목이다. 공을 잡을 수는 없고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