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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성남) 견학 후기
2019.06.05허름한 릴테이프였다. 닉슨과 키신저의 통화기록이었다. 닉슨은 국민들에게 베트남에서 나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통화내용은 달랐다. 닉슨도 베트남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키신저와의 통화에서 캄보디아 침공이 불가피하다고 이야기했다. 그 통화가 끝난후, 정부의 공식발표없이 미군은 캄보디아를 침공했다. 거기서 또다른 미군이 희생되었다. (PBS제작 10부작 다큐멘터리, '베트남전쟁' - netflix에서 볼 수 있음) 나라기록관의 멋진 시설을 바라보며 느낀 것은 만약 전두환의 통화기록이 하나만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랬다면 광주의 누군가가 북한에서 잠입한 특수부대가 되지 않았어도 되었을 것이요, 살아남은 죄로 기억의 감옥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이 일부 국회의원들의 쓸데없는 소리에 상처..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대한 메모
2019.05.27※ 스포일러 있습니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일종의 월드컵과 같다. 평소에 K리그나 챔피언스리그를 챙겨보지 않더라도 월드컵은 본다. 그 이유는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럽의 스타들과 남미의 스타들이 만나서 자웅을 겨루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큰 이야기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월드컵은 이야기와 이야기의 충돌이다. 멀리는 한국전쟁 직후 무려 64시간이나 걸려서 스위스 월드컵에 갔던 한국팀의 이야기에서 부터, 가까이는 유고슬라비아 전쟁을 겪은 크로아티아팀의 결승진출 이야기까지 각각의 이야기를 가진 팀들이 하나로 뭉쳐서 또다른 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월드컵은 전세계가 열광하는 이야기의 축제인 것이다. 어벤져스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아이언맨 시리즈를 안봤다고 하더라도 어벤져스 시리즈는 ..
경기남부 CGV 특수관 몇 개에 대한 후기
2019.05.20수원에 이사하고 나서 부산에 있을때처럼 아이맥스와 4DX로 영화를 많이 봤다. 부산에 있는 서면CGV는 아이맥스관에 4DX좌석이 있어서 아이맥스 화면을 보면서 4DX 어트랙션을 즐길 수 있었다. (전국 유일인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매드맥스와 그라비티로 기억하는데, 4DX 좌석에서 아이맥스로 보면서 정말 깊은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경기남부에 있는 CGV 특수관 중에서 가장 추천할만한 곳은 판교 아이맥스다. 판교 아이맥스가 아이맥스 중에서도 꽤 큰 편으로 알고 있다. 판교 아이맥스에서 본 첫 영화가 너의이름은 이었는데, 그때 당시에 좌석을 잘 몰라서 적당히 중간 뒤쪽을 예매했다가 식껍한 기억이 있다. 화면이 진짜 크기 때문에 판교 아이맥스는 무조건 맨 뒷좌석으로 잡아야 한다. 그 다음으로 치는게 ..
노무현때 그대로, 자유한국당의 땡깡이 통하지 않는 이유
2019.05.20※ 일러두기 : '땡깡'은 '생떼'의 경상도식 표현입니다. 이 글에서는 '얼라'라는 표현을 써서 '생떼'보다는 '땡깡'이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절대 '땡깡'이 표준어인 줄 알았던 것은 아닙니다... 10년전 이맘때였다. 자주가던 인터넷 커뮤니티 뉴스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 나에겐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나서 그 직전 어느 시점에 블로그에 올린 글 (놈현, 너마저...)이 떠올랐다. 그가 내 글을 읽지는 않았겠지만, 그를 끝까지 믿어주지 못하고 돌을 던졌던 사람 중 하나가 되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노무현의 죽음은 나에게 큰 충격과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요즘 자유한국당 얼라들이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쟤네들은 아직도 노무현 때와 한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시 은평구 서울기록원 견학후기
2019.04.26갑자기 더워진 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갑자기 늦잠잔 날이었다. 원래 계획은 광교역에서 신분당선을 타고 양재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하여 서울기록원에 갈려고 했다. 그런데 일어나보니 지하철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시간이었고, 별수없이 차를 가지고 갔다. 가는 도중에 날이 더워서 남방을 벗었고 하루종일 반팔로 생활했다. 기초자치단체는 공공기록물법상의 영구기록물 관리기관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강제법령이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기초단체에서 영구기록물 관리기관을 만든 예는 없다. 광역지자체 기준에서도 작년에서야 전국최초로 경남기록원이 개관하였고 서울시에서도 서울기록원이 다음달 정식개관을 앞두고 있다. (단, 설립작업은 서울시가 먼저 시작함) 현재는 임시개관한 상태로 개원전시와 유관기관의 견학이 이루어지고 있다. ..
시골길과 유치원과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외제차들
2019.03.072012년 겨울이 끝날때 쯤이었다. 첫 직장의 기쁨에 설레있었던 나는 첫 차의 기쁨도 같이 누리고 있었다. 회사는 천안의 목천이라는 곳에 있었던 작은 공장이었다. 논밭 한가운데 덩그러니 공장만 있던 회사였다. 문제는 교회였는데 기숙사 주변에 있는 교회는 노인분이 많은 교회였다. 청년들이 많은 교회를 찾다보니, 공장 기숙사가 있는 곳에서 꽤나 멀리 나가야 했고 그래서 어머니가 교회가라고 사준 차였다.'99년식 황금 마티즈.이후 부산에서 일할때 모부장님은 똥색 마티즈라고 했지만, 나는 황금 마티즈라고 우겼다. 나는 이 차를 느리지만 착한 아이라고 아꼈다. 차에 별 욕심이 없는 나는, 자동차세 적게 들고 보험료 적게 들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이 차는 최고의 차였다.하루는 우체국이 있는 읍내로 가..
NC다이노스 2019 시즌전망 : 우리의 심장은 하반기를 향해 뛴다
2019.02.092019년도 1월을 넘어 2월에 접어들었다. 수많은 팀들이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났고 야구의 계절이 가까워지고 있다. NC다이노스의 2019년 시즌은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시즌이다. 22,000석 규모로 대폭 확장된 최신식의 야구장,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가진 포수의 영입, 새로운 2대 감독의 부임 등이 그것이다. 올해부터는 시즌을 맞이하여 관전포인트를 정리하면서 시즌전망을 하려고 한다.1. 창원NC파크는 어떤 야구장인가.올해부터 다이노스는 새 야구장을 쓴다. 기존 마산야구장은 11,000석 규모로 프로팀이 쓰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개인적인 경험을 들자면 2016 한국시리즈를 예매할때, 잠실에서 열린 게임보다 마산에서 열린 게임의 표를 구하기가 더 어려웠다. 이번에 새 야구장을 지음으로..
경남창원NC파크를 제안한다
2018.11.14한국야구에서 프로야구팀을 소유하고 있는 도시는 단 8곳이다. 그마저도 대부분이 광역지자체를 연고로 하고 있는 팀이다. 그런 점에서 기초지자체에 무려 프로야구팀을 가지고 있는 창원과 수원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도시인 셈이다. (울산은...)창원에서 신축할 야구장의 명칭을 두고 여러가지 설왕설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NC구단에서는 창원NC파크를 제안했고, 창원시에서 창원NC파크, 창원NC필드, 창원NC스타디움 중 시민들이 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시민투표를 받던 중 마산쪽 지역정치계에서 반발해서 모든 명칭선정과정이 처음으로 돌아갔다.마산 지역정치계 주장은 창원마산야구장이여야 한다는 것이 그 논리인데, 이 논리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애초에 창원에 프로야구팀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창원시의 통합을 ..
암수살인, 퍼스트맨, 보헤미안 랩소디
2018.11.10※ 스포일러 있어요.영화를 보면서 오랜만에 듣는 사투리가 참 반가웠다. 요전에 마산야구장에 갔을때 옆자리에 계셨던 아줌마와 이런저런 대화를 했었다. 도저히 스크럭스는 안되겠다는 등의 이야기 말이다. 그리고 게임이 끝났을때 아줌마가 나보고 잘 올라가라고 하셨다. 내가 어디서 왔다는 이야기는 안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나온 서울말 흉내내는 억양을 눈치챘던 모양이었다.특히 김윤석이 들려준 사투리는 네이티브가 아니라면 그 감정을 완벽히 전달하지 못하는 말들이 많았다. '장난하나', '허~ 임마 이거 완전 개새끼네' 이런 것들 말이다. 마지막 대사인 '어딨노 니' 같은 것은 올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얼마 전에 안시성을 보면서 한국영화는 롯데 자이언츠 같다는 생각을 많이 ..
기록인대회 후기
2018.10.23기록인대회 프로그램 안내표를 보고 보고싶다고 생각한 것은 보존처리에 대한 세션과 공공기록관리법 개정에 대한 세션이었다. 보존처리는 저번 학기에 수업으로 못 들은 아쉬움이 있었고 공공기록관리법 개정은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한 상태였다.2시간 정도 잡고 출발했는데 토요일 아침 대전으로 가는 길은 많이 막혔다. 대전 시내로 들어와서야 차가 별로 없었는데 마치 관중을 향해 달려가는 항우의 심정으로 엑셀을 밟았다. 1시간정도 더 늦게 도착해서 회의장에 들어가니 발표 2개가 끝나있었다. 3번째 발표는 영상기록을 음성인식기술을 통해 스크립트화하는 것의 발표였다.인식률이 60~85%정도 되는 것으로 보였는데, 그 정도 수준으로는 자동적인 스크립트화는 어려워보였다. 발표한 자료..
NC다이노스 2018 시즌정리 : No Pain, No Gain
2018.10.151. 총평너무나도 길고 길었던 NC다이노스의 2018년 항해는 끝났다. 시즌 최종성적은 58승 1무 85패 승률 0.406 순위는 10위로 즉 꼴지다. NC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불명예스러운 시즌이었는데, 삼성 라이온스와 함께 유이하게 최하위를 해본 적이 없는 팀이었으나, 이제 KBO에서 최하위를 기록해보지 않은 팀은 삼성만이 유일하게 되었다.그런데 10위라는 성적은 어찌보면 당연한 성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선수단 연봉총액이 KBO리그 10개 팀 중에서 10위였다. NC 선수들은 받은 돈에 맞는 성적을 냈다고 볼 수도 있는 거다. 1,000만원 하는 모닝과 2,000만원 하는 아반떼가 차이가 나는건 당연하다. 돈을 제일 적게 받았으니 성적도 제일 낮게 나온 거다. 억울해할 필요도 없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다..
2년만에, 구 마산야구장에서의 FINAL
2018.10.11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2년만이었다. 오늘을 위한 복선이었을까? 그때도 오늘과 비슷했다. 마산에서 치뤄진 한국시리즈 3차전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진해에서 용원으로 들어오는 2번 국도에서 칠흑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3판을 내리졌으니 한판은 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속출하는 취소표를 구했고 4차전을 보러갔었다.결론은 알다시피 시리즈 전적 4:0의 패배였다. 당시 시리즈 내내 NC가 낸 득점은 겨우 2점. 두산이 져주고 싶어도 져줄 수가 없는 게임이었다. 치욕적인 시리즈였다. 오늘도 똑같았다. 올해 야구장을 10번 정도 갔는데 내가 가서 볼때마다 다 졌었다. 시간이 일요일만 나서 일요일 게임을 보러갔었는데 처음에는 일요일이라서 그런거라 생각했다. 일요일은 낮게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