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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아키라, 란(乱RAN)에 대한 메모
2020.08.24구로사와 아키라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게무샤는 예전에 봤었는데, 다음 작품인 란은 못봤다가 우연히 생각나서 DVD를 사서 봤다. 블루레이도 팔았는데 요즘 돈도 없고, DVD라 하더라도 플스3로 업스케일링 돌리면 720P 정도는 나오기에 DVD를 선택했다. 어차피 고전작품이기에 1080P나 720P나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정적인 장면에서는 업스케일링의 효과 때문인지 꽤나 만족스러웠으나 역동적인 전투장면에서는 그 한계가 뚜렷히 느껴졌다. 역시 완벽한 화면을 위해서는 블루레이를 사야 되는 것인가... 뭐 어쨌든. 보고 나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카에데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였다.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배우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하라다 미에코라는 배우였다. 이 영화가 80년대 중반 작품인..
是日也放聲大哭, 그리고 115년. 지금은요?
2020.08.16한국이 21세기 들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밸류체인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자본을 대고, 일본이 정밀소재를 만들면, 한국에서 첨단모듈을 만들고,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서 전세계로 수출하는 시스템 말이다. 물론 이 밸류체인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데에는 국제질서가 팍스 아메리카나로 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팍스 로마나 밑에서 이집트의 곡물과 그리스의 예술품이 자유롭게 교역할 수 있었듯이 미국의 우산아래에서 세계 각국이 정치문제를 넘어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 글로벌 밸류체인의 확실한 증거는 바로 인플레이션 없는 사회다. 금리를 아무리 떨어뜨려도, 돈을 시장에 농약뿌리듯이 뿌려도 물가는 오르지 않는다. 글로벌 밸류체인이 끊임없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내서 낮..
장마가 끝난줄 알고 썼다가 언젠가 지울지도 모를 근황
2020.08.06지난 4월부터 국내 최고수준의 기록관리 전문업체 중 하나인 R사에서 계약직으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하는 곳은 국회도서관인데 4월달이니 아직 조금은 쌀쌀한 기운이 있는 날이었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리는데 출근시간이라 꽤 많은 사람이 개찰구를 빠져나오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화려한 군고구마 냄새가 나를 감싼 것은. 이 화려한 군고구마 냄새는 도대체 어디서 나는 것일까. 출근시간, 사람들로 붐비는 9호선 국회의사당역. 그 지하에 왜 갑자기 군고구마 냄새가 나는 것인가. 그 의문의 정체를 개찰구를 지나치면서 알게 되었다. 개찰구 바로 앞에 있는 GS25 편의점에 군고구마 데우는 기계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군고구마 데우는 기계의 뚜껑은 활짝 열려 있었다. 사장님..
재평가가 필요한 소니캐스트의 디렘 W1
2020.07.13마스크를 본격적으로 착용하기 시작하면서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는 것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선이어폰으로 즐겨사용했던 제조사인 소니캐스트에서도 무선 이어폰을 내놨었는데 QCY와 JDM형태로 발매한 제품이 디렘 HT1, 이후 후속작으로 발매한 제품이 디렘 W1이었다. 그 두 제품 중 내가 먼저 산 제품은 HT1이었는데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아이폰의 블루투스 코덱인 AAC를 W1이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컸다. 그러나 얼마전 소니캐스트에서 펌웨어 업그레이트를 통해 W1의 AAC 코덱지원이 이루어졌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는 방법은 소니캐스트 공식 블로그(바로가기)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아이폰에서는 불가능하고 안드로이드에서만 가능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메인폰으로 갤럭시 S10 5G를 쓰는데, 안드로이드폰임에도 해..
라스트오브어스 파트2를 위한 변호
2020.07.11※ 스포일러 있습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이하 라오어2로 부름)를 클리어했다. 한 30시간 정도 플레이한 것 같다. 퇴근해서 잠깐 짬을 내서 플레이했고, 주말에 시간내서 잠깐씩 플레이하다보니 클리어하는데 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그렇게 괴로웠던 적은 많지 않았다. (조엘이 죽었을때 분명 고통스럽기는 했으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 게임이 좋은 게임인가 나쁜 게임인가 판단하는 나만의 척도는 그 게임의 파밍이 얼마나 재미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라오어2는 무척이나 즐겁게 파밍했던 게임이다. 때로는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여러번 했었다. 커뮤니티의 여러 반응을 보지 않은 것은 아니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라오어2는 필요이상으로 과도하게 까이고 있다는 것이 나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0.07.115년전이었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지역당원을 대상으로 박원순 강연회를 한 적이 있었다. 그것이 그나마 고인을 제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 강연을 들으면서 부산시는 언제 저런 시장을 가져보나 하고 생각했었다. 아직까지 부산은 박원순시장 같은 분을 시장으로 둔 적이 없다. 삼가 故人의 명복을 빕니다. ※ 2020년 7월 12일 오후 1시 24분에 덧붙임 : 사람이 죽었는데 조문 안간다는 것을 너무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저라도 꼭 분향소를 찾아야겠습니다.
21대 국회에 바라는 것들
2020.04.20황교안이 그렇게 폭망폭망거리더니 정작 폭망한 것은 자기네들이었다. 그들의 폭망스토리야 내가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고 알바도 아니다. 단지 그들이 폭망폭망거리다가 폭망하니 그 모습이 웃길뿐이다. 이번 선거는 수준낮은 야당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다. 코로나? 냉정히 말해서 코로나가 없었다면 야당이 이겼겠나.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눈치못채고 정권 발목잡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에 국민이 더욱 짜증이 났을 뿐이다. 코로나 사태가 없었다면 경악할만한 패배가 없을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지를 예상하기는 힘든 일이다. 이번 선거를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 순간부터 정치가 아니라 생떼를 부려왔던 야당 패거리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바로 이번 선거의 결과이다. 이번 국회에 바라는..
이번 총선은 샤이보수와 쉐임온유보수의 대결이다
2020.04.14저번주 토요일날 사전투표를 했다. 비례정당 투표용지가 길었다. 황교안이 말이 떠올랐다. 내 키는 30대인 것을 감안하면 어중간하고 20대하고 견주면 작은 키다. 다행히도 투표용지가 바닥에 끌리진 않았다. 당이 너무 많아서 정강정책은 잘 모르지만 당 이름을 싹 읽어보았다. 그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은 가자 코리아 당이었다. 특유의 직선적이고 단단한 이미지가 딱 꽂혔다. 오필승 코리아도 생각나고 말이다. 누구들의 바람대로 샤이보수가 있기는 할지, 있다면 선거에 참가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한가지는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쉐임온유! 보수! 라고 외치는 사람들이다. 정치가의 말은 나같은 장삼이사의 말과는 상상할 수 없는 무게감을 가진다. 내가 우리집에 들어오면서 춥다고 하는 말과 대통령이 군부대 시찰..
구술사를 주제로 논문을 쓴 이유
2020.04.09여느 논문이 그러하듯, 나의 학위논문도 쉽게 쓰여진 논문은 아니다. 구술사라는 것의 범위가 넓은 것도 있었지만 기록학 방면에서 구술사에 대한 연구가 그리 많지 않았다. 중간에 몇번인가 주제를 바꿀까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구술사를 주제로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한 이유는 기록학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기록학이라 부르고 있지만 이쪽 계열을 기록관리학으로 부르기도 한다. 내가 기록학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한 기록관리를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느 계열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바운더리가 넓어지고 그와 함께 기존의 영역과 지속적으로 깊은 고민과 성찰이 이루어질때 해당계열의 전문성은 더 단단하고 깊어질 것이다. 말그대로 단순히 주어진 기록을 '관리'..
소니캐스트 디렘 HT1은 이어팁을 바꾸어야 한다
2020.04.07얼마전 버스안에서 식겁했다. 가득차있는 만원버스에서 비대한 몸을 구겨넣어서 가축수송하고 있는 터였다. 살짝 졸면서 머리를 왼쪽으로 기울었는데 그순간 무선이어폰이 땅에 떨어진 것이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한 나의 비대한 몸으로 상체를 구부려서 버스 바닥에 있을 무선이어폰을 찾기는 요원한 일이었다. 거의 1시간을 그렇게 가다가 내릴때 즈음에야 양해를 구하고 땅에 떨어진 이어폰을 수습했다. 제품은 저가형 콩나물 와이어리스의 스탠다드라 할만한 QCY T5였는데, 워낙 싸길래 한번 써볼까 해서 샀는데 의외로 편리해서 에어팟을 살까 생각하던 차였다. 괜히 에어팟 샀다가 또 땅에 떨어뜨리면 큰일나겠다 싶었다. 그래서 유선으로 잘 쓰고 있는 소니캐스트의 제품을 골랐다. 제품은 소니캐스트의 첫번째..
광역알뜰교통카드
2020.04.06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광역알뜰교통카드가 올해 3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나도 잘 모르고 있다가 얼마전에 우연히 알게 되어 신청을 하게 되었고 오늘 체크카드를 받았다. 일단 교통카드용으로 쓸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그 정보를 광역알뜰교통카드 앱에 등록하면서 회원가입하는 형태다. 더 자세한 정보나 카드신청은 다음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https://www.alcard.kr/ 광역알뜰교통카드 출근은 편하게 ! 교통비는 가볍게! 광역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로 더 알뜰하게 ! www.alcard.kr 광역알뜰교통카드를 개략적으로 설명하면 출퇴근하면서 걷는 거리만큼 교통비의 일부분을 마일리지로 적립해주는 제도다. 집에서 출발하면서 스마트폰의 앱을 실행시켜 출발을 터치하면 그때부터 GPS에..
퀸의 내한 뒷북 동영상 몇개
2020.03.30서태지 컴퍼니에서 유튜브에 올려준 콘서트 실황영상을 보다가, 갑자기 콘서트 뽕이 올라와서 이것저것 기웃거렸다. 그러다가 1월에 한국에 왔던 퀸+아담 램버트 공연 동영상이 몇개 있어서 아카이빙 차원에서 올려둔다. 현대카드 초청 퀸 내한공연은 2020년 1월 18일부터 19일까지 양일간 이루어졌는데, 18일 공연은 아담 램버트 보컬을 지적하는 글을 인터넷에서 보았다. 그러나 내가 갔던 19일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프레디 머큐리의 보컬과는 다르지만 아담 램버트만의 다양한 음역대를 선보이며 퀸의 노래를 자기 스타일로 훌륭하게 소화했다. 아래 세곡은 각각 Don't stop me now, Love of my life, Under pressure 이다. Love of my life에서는 짧게나마 프레디 머큐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