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이 많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운영을 잘하면 전력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NC는 일부 인사들의 면피를 위해 말같지도 않은 운영을 펼쳤고 그 결과 작년과 같은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나성범은 5월 초에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아웃이 되었다. 대체불가 자원이다. 지금 NC에서 어떤 선수가 나성범을 대체할 수 있나? 외부에서 영입하기는 쉬울까? 물론 일찌감치 수비형 포수임이 드러난 베탄코트를 교체하는 선택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프런트는 그 선택지를 선택하지 않았다. 나성범은 LG로 치면 김현수고, 롯데로 치면 이대호이며, 키움으로 치면 박병호다. 그런 선수가 시즌아웃을 당했다.
대체할 선수가 없으면 결국 그 빈자리를 조직력으로 이겨내야 한다. 이른바 'one team'이 되어야 한다. 원팀은 말로만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팀의 승리를 위해서 개인이 헌신하고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개인적인 욕심,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는 순간, 팀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가장이 보증을 잘못서서 1억을 빚진 가정이 있다고 치자. 온 가족이 허리띠를 졸라매서 1억 빚을 갚아보자고 가장이 이야기해놓고 지는 술집에 가서 비싼 술 사먹고 노름하고 다니고 그러면 다른 구성원들이 1억 대출을 갚기 위해서 헌신하겠는가? 당연히 못한다.
NC 프런트의 지금까지 운영을 지켜본 결과, 가장 큰 문제점은 베탄코트에 대한 무한 신뢰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지금 NC는 코칭스태프보다 프런트가 더 힘이 강한 구조다. NC다이노스 페이스북을 보면 이동욱을 보고 바지감독이라면서 물러나라고 하는 댓글이 많다. 바지감독인데 물러나고 새로 와봐야 또다른 바지일텐데 변화가 있을까? 선발 라인업을 짤때 베탄코트의 지속적인 선발 투입은 프런트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나성범의 공백으로 공격력이 가장 필요한 시기였다. 그 시기에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베탄코트를 죽자고 선발 라인업에 넣은 것이다.
5월 중순 이후부터 베탄코트는 사실상 수비형 포수임이 판별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구장창 베탄코트는 선발이었다. 프런트는 코칭스태프가 베탄코트를 케어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지구상의 어떤 요리사도 라면으로 다금바리를 만들어낼 수는 없는 거다. 베탄코트의 고집스러운 주전 기용을 보고 있으면서 NC프런트의 지독한 오만을 느꼈다.
마치 프런트가 우리에게 베탄코트는 무조건 살아난다능!! 우리 엔런트가 실패할리 없다능!! 하고 우기는 것 같았다. 한국이 이렇게 외국인 노동자에게 친절한 나라인가 하는 착시도 보였다. 베탄코트에게 한국은 공격기회 다 끊어먹고 안타를 지지리도 못쳐도 선발 라인업에 딱딱 꽂아주는 무한한 기회의 나라였고 기분 좀 꿀꿀하면 알아서 재롱떨어주는 섬세한 매너의 나라였다.
두번째 의문은 박석민의 지속적인 3루 투입이다. 이미 알다시피 박석민은 오래전에 좋은 3루수가 아님이 증명됐다. 한 팀의 주전이라면 1시즌을 그 포지션에서 준수한 수비력을 보여주여야 한다. 그런데 박석민은 지속성에서 17년과 18년 연속으로 의문을 보였다. 올해도 초반에 좋은 장면을 몇개 보여주기는 했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심각한 의문을 보인다.
스탯티즈 자료에 따르면 6월 22일 현재 규정이닝의 70%이상을 소화한 3루수 중에서 박석민의 수비율은 0.853으로 압도적인 꼴지다. 심지어 바로 윗순위인 한동희의 0.922보다도 0.07이나 벌어졌다. 3루수 전체 수비율 1위인 허경민의 0.975와 15위인 한동희의 수비율 차이보다 15위인 한동희와 16위인 박석민의 차이가 더 난다. 적어도 수비적인 측면에서 박석민은 좋은 3루수가 아니다.
그렇다면 NC가 극도의 부진을 겪고있는 6월 이후 박석민의 선발여부와 팀의 승리와 연관관계는 어떻게 될까. 6월 21일 KT전까지 18번의 게임이 있었고 그 중에서 13번이 박석민이 선발 3루수였다. 박석민이 선발로 나온 13게임에서 NC는 6월 2일 1게임을 빼고 전패했다. 박석민이 선발로 나오지 않은 5번의 게임에서 지석훈이 선발로 나온 6월 20일 두산전 빼고 NC는 모든 게임에서 이겼다.
수비율은 수비범위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수비범위가 넓은 외야수의 수비력을 측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지표다. 그러나 내야수의 경우는 일정부분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거기다가 박석민은 아무리 좋게 봐도 수비범위가 넓은 내야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수비율이란 지표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저렇게 낮은 수준의 수비율은 경기결과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경기수만큼 좋은 투수들이 보급되지 못해 투고타저까지는 가지 못하고 있지만 공인구의 문제로 타고투저가 완화된 것은 맞다. 박석민이 계속해서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수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최근 박석민은 선발로 3루에 들어가면 일단 실책은 하나씩 기록한다. 최근 7연패 기간동안 결정적인 실책을 기억나는 것만 한 4~5개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한달 이상을 프런트가 이해할 수 없는 팀 운영을 한 결과, 지금의 NC는 3위로 선두 두 팀을 추격하던 기세를 완전히 잃고 7연패에 빠져서 5할 승률도 무너지고 앞으로 어떻게 이겨야할지 걱정해야할 처지가 되었다. 일각에서는 원래 가을야구가 목표였으니 5강에 턱걸이해도 되는것 아니냐고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이야말로 말도 안되는 소리다.
2시간 이내에 들어오는 것을 목표로 마라톤을 뛰는데 뛰다보니 뒷바람도 불고 컨디션도 좋아서 1시간 30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원래 목표가 2시간이었으니 일부러 페이스를 늦춰서 천천히 가자는 것과 같다. 대부분의 경험자는 알겠지만 그렇게 뛰면 2시간 안에도 못 들어간다.
자, 그러면 NC는 왜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운영을 했을까. 팀이 계속 지고 있는데도 실력이 되지 않는 선수를 왜 자꾸 선발 라인업에 꽂은 것일까? 그렇게 해서 가장 이득을 볼 사람은 누구일까?
일단 베탄코트와 박석민이 이득을 볼 것은 분명하다. 베탄코트는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외국인 신분이며, 박석민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자격 재취득을 앞두고 있다. 지명타자보다는 3루수가 당연히 시장가치가 높다. 박석민 본인은 팀이 이기든 말든 일단 3루수로 나오고 싶을 것이다.
그러면 선수 본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누가 이득을 볼까? 그건 그 선수들을 영입한 프런트다. 베탄코트는 영입하는데 100만 달러를 썼고, 박석민은 96억에 유망주였던 최재원을 얹혀서 영입했다. 그 두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어야 자기의 성과로 인정을 받는다. 만약에 그 두 선수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선수 영입이라는 것이 계획한 대로 다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문책을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일정부분은 책임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프런트가 실력도 안되는 두 선수를 그렇게나 주전에 꽂은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그 프런트 안에서도 핵심 책임자는 누구인가? 실력이 없는 선수들을 지독하게 주전으로 꽂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누군가?
우리 모두 다 알고 있다. 김종문(단장)이니 황순현(사장)이니 다 바지 아닌가.
진정한 흑막은 배석현(경영본부장)이다.
배석현은 2016년까지 프런트의 단장이었다. 2016년 이태양의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해당 사건의 책임을 지고 단장자리에서 사퇴했다. 2017년에는 국제업무 담당이었으나 사실상의 좌천인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랬던 배석현은 2018년 화려하게 경영본부장으로 복귀한다. 이후 NC 다이노스는 2018년 10위를 기록했고 2019년 6월 22일 0시 현재 36승 38패로 추락하고 있다. 아마 이 사람이 감독이었다면 진작에 경질당했을 것이다.
나성범이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하자, 선수단은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모자에 47이란 숫자를 새겨넣었다. 서로 헌신하며 원팀을 만들자는 선수단의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런데 프런트는 어떠했는가? 몇몇 인사의 면피를 위해 팀을 말도 되지않게 운영해 오고 있다. 나는 전에 다이노스의 시즌전망을 하며 NC는 실력이 순혈이다 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나의 생각은 틀렸다. 지금의 NC 다이노스는 배석현 라인이 순혈이다.
NC야구는 프런트가 완전히 망치고 있다.
한줄 요약 : 저혈압 환자가 아니라면 당분간 NC야구는 피하는 게 좋다. 부상선수가 많아도 팀분위기가 좋으면 게임이 볼만한데, 지금의 NC 분위기는 팀분위기도 개판일 것이다. 아버지가 일부 아들 몇몇만 편애하는데 그 아들들이 하드캐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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