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혈의 누를 봤었다. 보고 나온 후의 생각은 한번 보면 족할 영화란 생각이였다. 고3때 극장에서 본 살인의 추억이 너무나도 큰 추억이였던 걸까? 그담에 극장에서 본 영화들 중에 만족한 영화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밖에 없었던 거 같다. 이번 혈의 누도 그냥 그저그런 드라마 단막극을 본 느낌이었다. 처음부터 범인은 누군지 뻔히 알 수 있었다. 그나마 면식이 있는 배우들이 하나둘씩 죽어 나가는데, 그러면 남은 범인은 뻔히 누군지 알게 되는 것이었다. 두명중에 한명인데, 한명은 충실하게 보였으니, 한명이 범인임은 뻔한 일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4500원짜리 전설의 고향을 보고 나온 느낌이었다. 조금 더 잔인한 전설의 고향. 그러니까 TV에선 너무 잔인하니까 못 보여주는 거를 극장에서 보여주는 거 같았다. ..
아비정전. 매우 놀라운 영화였다. 90년도에 나온 장국영, 유덕화 주연에 왕가위 감독이 감독을 맡은 영화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영화에 대한 유일한 정보는 장국영이 나온다는 거였다. 장국영이 내가 고3때 만우절날 죽고, 내가 몇일 후에 이 영화를 다운받아서 봤다. TV에 흔히 나오는 장국영의 맘보춤 장면. 이 장면이 나온다는 영화라는 정보만 가지고 이 영화를 봤다.영화를 보고 나서 네이버 영화 사이트에 가서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았다. 영화해설을 보니, 흥행에는 참패한 영화라고 한다. 나는 매우 재밌었는데, 이게 왜 참패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90년도면, 홍콩에서 한참 도박, 마피아 영화가 성행했을때 였나? 확실히 영웅본색, 도신 류의 영화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그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는..
요즘 좀 외롭다. 시간은 빨리 가고,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냥 하여튼 좀 외롭다. 부쩍. 주위에 여성분들 없나? 흔히들 외로운 남자들을 보고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니, 먹잇감을 찾아다니는 외로운 하이에나란 표현을 많이 쓴다. 근데 그런 표현들 너무 식상하다. 내가 그렇게 식상한 존재가 되기는 싫다. 좀 뭔가 상큼하고 새로운 존재. 그래서 내가 요즘 내 자신을 고래라고 표현하고 있다. 남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짝을 찾아 다니는 외로운 고래 란 표현이 딱 알맞지. 남태평양에 잔챙이들은 많다. 멸치떼나 해파리, 고등어, 갈치 등 많은 잔챙이들은 많다. 하지만 내 눈에 확 뜨이는 진짜 고래는 못찾겠다. 이말이지. 나는 지금도 이 남태평양을 진짜 고래를 찾아서 헤멘다. 갑자기 고래의 꿈이란 노래가 생각난다. 바비김이 불..
시간 참 빠르지. 벌써 5월 10일이다. 나의 롯데는 여전히 승승장구. 기분좋다. 이번주 금요일날 사악과에서 야구보러 가는 거 같다. 같이 갈까? 현재 1위인 두산과의 삼연전. 두산은 상큼하이 바르는 센스 보여주어야 할텐데. 야구보러 가고 싶은 아침이다. 어제께 계약 끝났다. 그냥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진 거 같아. 같은 학교 다니면서 사귄다는 건 아니라고 봐. 그냥 좋은 친구일때가 좋다고 생각될때가 가끔 있잖아. 오히려 그 계약을 통해 더 친해진 느낌이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관계 될거 같아. 좋은 친구. 말 터놓고 할 수 있는 좋은 친구 생긴거 같아서 좋아. 어제 머리 잘랐다. 근데 하나도 맘에 안든다. 췌킬. 원래 머리 깍고 이틀동안은 맘에 안드니까 용서해주지 뭐. 머리길면 좀 추저우니까 지금이 딱 ..
어쩌다가 내려야할 정류장을 지나쳐서 내리고 말았다. 근데 안습인건, 한 정거장 사이에터널이 하나 있었다는거. 터널을 지나 내리고 나니 그 당황스러움이란....OTL. 건너편에 가서 버스를 탈까 생각도 했지만, 한코스를 위해 800원을 지불하는건 너무 아까웠다. 게다가 난 튼튼한 두다리도 있지 않은가. 걸었다. 터널안을 걸어서 통과했다. 생전 처음이었다. 그냥 굴다리가 아니라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 2차선 터널을 걸어서 통과하기는 처음이었다. 대티터널은 옆에 인도를 설치해놓고, 무슨 난관 같은거라도 있지. 부산터널은 그런거 없었다. 그저 하수도같은거 설치해놓고 그 위에 약간의 공간을 설치해놓은게 다였다. 이상한 냄새가 막 났다. 그리고 내가 들어간 방향은 차는 저쪽에서 오고, 나는 이쪽에서 가는 서로 마주보..
김동률은 음유시인이라는 말이 딱 맞는 사람이다. 그는 노래속에 사랑과 이별을 담담히 풀어낸다. 기교가 뛰어나거나 가창력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지만 담담하게 읊조리는 그의 목소리는 꽤나 설득력있다. 그런 그가 데뷔 10년을 기념하며 낸 라이브 앨범. 초대. 난 이 앨범에서 기억의 습작 라이브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열광했다. 그래서 여러군데 수소문한 끝에 구한 초대 라이브 앨범. 역시나 기억의 습작 라이브는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이 앨범에서 숨겨진 보물같은 곡을 발견했으니, 바로 '하늘높이'라는 곡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앞부분 김동률의 나레이션이다. 진실한 그의 나레이션이 진실한 그의 노래와 함께 또다른 감동을 만들어내었다. 특히, 고요한 밤에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귀에 이어폰은 꼽은채 그의 담담한..
정말 오랜만에 사직구장을 찾았다. 3년전에(벌써 3년전이네...) 아시안게임할때 대한민국 하고 대만의 결승전 보려고 간 이후에 처음이였다. 그리고 롯데 경기를 보러 사직구장을 찾은 건 정확히 8년만이다. 97년도에 와보고 안왔으니, 정말 오랜만의 조우였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다들 야구에 굶주렸던 거지.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만칠천명 정도 들어왔다고 하는데, 나중에 그거보다 더 들어온거 같았다. 사람들이 거의 꽉 찼었다. 사람들이 많으니 응원할 맛도 나고, 재미도 나고, 선수들도 경기 재밌게 하고 어쨌든 오늘 베리굿이였다. 이대호 선수. 롯데의 4번 타자다. 오늘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볼넷을 얻어 오늘 대승의 발판을 만들어준 고마운 선수다. 오늘 정말 짜릿..
시험이 끝났다. 이번 시험을 치르면서, 다시 한번 나를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학기 초에는 이제 2학년이니까 1학년같은 마인드는 버려야돼 하는 생각에 기합을 잔뜩 넣고 있었다. 그러다가 학기 시작되니까 여러가지 잡념이 생기고 싱숭생숭 하는 기분과 분위기. 뭔가 잔뜩 부풀어있는 듯한 분위기에 빠져서 학기초의 기합은 다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다가 나 자신에 대해 실망을 하게 되는 그런 안좋은 상황까지 발생했었다. 그리고 중간고사를 쳤다. 다들 중간고사라고 잔뜩 기합넣고 있는데, 나 혼자 무슨 사춘기 청소년도 아니고 방황을 했다. 시험전날 밤늦게 비디오를 빌려보질 않나, 나 자신에게 물음이 들었다. 넌 뭐하는 녀석이냐? 중간고사를 통해 다시 기합을 넣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들 시험이 끝났다..
오늘 집에 오니까 문이 잠겨 있네. 부모님께 전화를 하니 아홉시에 들어온다고 한다. 그때 시간이 다섯시 반인가 그랬다. 영웅이도 학원갔다가 한 아홉시쯤 되어서나 들어온다고 한다. 한 세시간동안 뭘할까 생각하다가 오랜만에 민주공원에 올라가기로 했다. 다 올라가니 해가 늬엇늬엇 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석양사진도 찍고 여러가지 부산풍경 사진도 찍었다. 부산은 확실히 산이 많은 도시다. 산 중턱까지 차지하고 있는 집들을 보면 부산은 정말 활기찬 도시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인구 오백만이 같이 숨쉬고 있는 도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여러가지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새 배터리가 다 떨어져 버렸다. 그래서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날이 너무 좋았다. 바람도 시원하이 불고, 주변에 곧게 뻗은 나무들이 있어서..
컴퓨터 포맷하고 다시 윈도우98깔고 처음으로 쓰는 포스트다. 블로그 달력을 보니 일주일만에 올리는 글이네. 일주일 동안 큰 일은 없었지만,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했다는 생각이 든다. 역철 첫 전체엠티도 갖다왔고, 벚꽃도 만개했고, 포항에도 오랜만에 가보았다. 오늘은 역철 첫 학습 있는날이다. 내가 교사라서 인터넷으로 찾을 게 있어서 들어온 김에 내 블로그와서 글 남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임시정부수립기념일이다. 임시정부라는게 참 비참한 말이지. 전쟁으로 수도를 임시로 옮긴다는게 참 원통할 일이다. 앞으론 이런일 일어나지 말기를 바라면서 기념일로 지정해놓았을거야 아마. 오늘 학습에선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얘기를 꺼내 보려고 한다. 진화론도 참 맹점이 많고, 창조론도 참 맹점이 많다. 인간은 어떻게 탄생되..
어제께 신불산을 타고 왔는데, 진짜 힘들었다. 산을 타면서 내가 퍼지기는 처음이었다. 신입멤버 두명이나 가세했는데, 조금 쪽팔렸다. 진짜 힘들었다. 겨울에만 산을 타서 그런가, 물을 별로 준비해가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목하고 입술은 바짝 말라가고 청바지에 땀은 차서 질퍽질퍽하고 어쨌든 최악이었다. 신불산은 잊지 못할 산행이 될거 같다. 뭐 하기사 이때까지 올라간 영남알프스중에 안힘든 산은 없었지만, 신불산은 그야말로 최고의 하드코어 산으로 임명해주고 싶다. 이렇게 힘든 산을 갖다왔지만, 단지 글로만 표현하기 힘든 그 감동은 쉽게 적을 수 없는 것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산에 오르면서 이런 산 다시 오나봐라 하면서 안 온다. 그런 사람들이 난 아쉽다. 힘든 만큼 얻을 수 있는 기쁨은 더 크다는 걸.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