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암수살인, 퍼스트맨, 보헤미안 랩소디
2018.11.10※ 스포일러 있어요.영화를 보면서 오랜만에 듣는 사투리가 참 반가웠다. 요전에 마산야구장에 갔을때 옆자리에 계셨던 아줌마와 이런저런 대화를 했었다. 도저히 스크럭스는 안되겠다는 등의 이야기 말이다. 그리고 게임이 끝났을때 아줌마가 나보고 잘 올라가라고 하셨다. 내가 어디서 왔다는 이야기는 안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나온 서울말 흉내내는 억양을 눈치챘던 모양이었다.특히 김윤석이 들려준 사투리는 네이티브가 아니라면 그 감정을 완벽히 전달하지 못하는 말들이 많았다. '장난하나', '허~ 임마 이거 완전 개새끼네' 이런 것들 말이다. 마지막 대사인 '어딨노 니' 같은 것은 올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얼마 전에 안시성을 보면서 한국영화는 롯데 자이언츠 같다는 생각을 많이 ..
REMEMBER20030401, 아비정전
2018.04.03※ 개봉한지 오래된 영화라 스포일러가 넘쳐납니다.정확히 말하면 난 장국영 세대가 아니다. 어릴때부터 장국영이 나온 영웅본색을 보다가 장국영이 죽은날 충격을 받은 케이스가 아니다. 정확히는 오히려 그가 죽고나서 케이블에서 해주는 장국영특집을 보고 그를 좋아하게 된 케이스다. 장국영이 죽기 전까지 내가 가장 좋아했던 그의 영화는 종횡사해였다. (물론 잘생긴 꽃미남배우로는 알고 있었지만)고3 시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케이블에서 해준 장국영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영화는 아비정전이었다. 특유의 분위기와 영화의 색감에 완전 매료되었다. 내가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그건 아마 60년대 홍콩의 거리일 것이다. 거기다가 항상 순간을 기억하라는 오글의 극치인 그 대사도 당시에는 정말 멋있어 보였다.그가 죽..
리틀포레스트 : 김태리 판타지라도 괜찮아
2018.03.05교회갔다가 안산에서 돌아오는 길에 사우나를 갈까, 극장에 갈까 생각하다가 극장에 갔다. 자꾸 밀짚모자를 쓴 김태리가 아른거렸다. 대학원 개학을 앞두고 영화는 당분간 못볼수도 있으니 미리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볼만한 영화를 찾아봤다. 더포스트와 리틀포레스트가 내 취향에 맞는 것으로 보였는데, 일단 더포스트는 얼른 안보면 내려갈거 같아서 먼저 봤었다.더포스트는 작년에 본 스포트라이트하고 비슷한 언론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스포트라이트가 보스턴글로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더포스트는 워싱턴포스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를 보기전에 몰랐는데 믿고보는 톰형 영화였다. 딱 그 명성에 맞게, 좋은 영화였다.영화를 보기전 편의점에서 비타500젤리를 1+1으로 팔고 있길래, 사갔는데 그게 신의 한수였다..
쏘아올린 불꽃(애니), 밑에서도 옆에서도 보지마라
2018.01.15※ 스포일러 있습니다. 나오면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아 낚였구나... 영화로 낚여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소소한 소품같았던 원작을 세카이계로 만들어놓았는데 그마저도 잘 정리가 안된다. 어디서 본 것 있어가지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 같은 풍으로 흐르는데 그거와 비교하면 시달소에게 정말 미안하다. 그림만 이쁘고 OST는 좋았다 수준이다. 이와이 슈운지 원작의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도 이건 재미없다. 그러니 절대 보지 마라. 이와이 슈운지 영화가 화면이 이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으로서의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고 본다.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같은 경우도, 이와이 특유의 이쁜 화면이 애니메이션화 되었기 때문에 이질감은 없었고 극의 완성도도 높았다. (스토리도 오리지날 스토리) 원작은 풋풋한 중학생들이 불꽃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2017.11.11※ 스포일러 조금 있습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다니... 췌장덕후의 이야기인가. 췌장암으로 죽은 스티브잡스를 기린 이야기인가. 별 의미는 없었고 그냥 최루성 사랑영화였다. 동방신기가 부른 하루만 너의 고양이가 되고 싶다라는 거나 침대가 되고 싶다라는 거나 비슷한 뜻의 말이다.도서관, 책읽는소년, 죽음, 단발소녀, 도서카드낙서, 과거와 현재의 교차.한마디로 말해 다음 세대를 위한 오겡끼데스까.겨울만되면 러브레터를 꺼내보는 나에겐 그것의 또다른 아류라고 느껴졌다. 점점 영화를 못 만들어내는 일본 영화계에서 남은 마지막 희망이라곤 결국 여배우의 힘밖에 없는 것인가 하고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이야기지만 따뜻한 영상미와 감미로운 현악반주를 앞세웠던 우리 세대의 오겡끼데스까가 나는 더 좋다.누구에게나 어..
다수에 대한 소수의 유쾌한 항거 - 옥자, 넷플릭스와 멀티플렉스
2017.07.10※ 스포일러 있습니다. 옥자를 보러 청주에 다녀왔다. 넷플릭스 유료이용자이지만, 봉준호의 신작을 TV에서 볼 수는 없었다. 거리는 멀었지만 가는 시간상으로 볼때 서울이나 청주나 비슷했다. 그래서 한번 청주에 가게 된 거였다. 가고 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영화에 대한 생각보다는 내가 왜 이리 먼 거리를 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수원에 극장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아이맥스관이 없는 것도 아니고 4D관이 없는 것도 아니다. CGV가 없는 것도 아니고 롯데시네마가 없는 것도 아니고 메가박스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나는 왜 청주에 가서 이 영화를 봐야 하는가. 영화의 메세지는 비교적 단순하고 명료했다. 다수에 대한 소수의 유쾌한 항거. 이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쿠키영상 장면에서는..
오버 더 펜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데 에 대한 반론
2017.03.25※ 스포일러 조금 있습니다.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유우.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아오이 우유. 파란 우유? (흔한 아재의 말장난...)나와 헤어진 그..
너의이름은, 상실과 회복과 망각에 대한 이야기
2017.02.18※ 스포일러 있습니다. 작년 여름쯤에 일본에서 '너의이름은' 이란 영화가 대박을 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 들어오면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표 구하기도 힘들고 해운대까지 가기가 힘들어서 그냥 넘겼다. 남포동에서 영화제를 열지 않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영화제는 멀어진 느낌이다. 단순한 거리 문제를 떠나서 말이다. 올해 초에 판교CGV 아이맥스에서 봤다. 엄청난 화면이었다. 판교아이맥스가 경기도에서 제일 크다지?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깜짝 놀랐다. 난데없는 타임워프물로 바뀌기 때문이다. 중간에 나온 뜬금없는 뮤직비디오 장면도 새로웠다. 어릴적 봤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이 뮤지컬을 하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 '너의이름은' 에서의 장면은 주인공이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상처의 회복에 대해
2016.07.03※ 스포일러 조금 있습니다. 얼마전부터 넷플릭스 추천영화로 떴었다. 왠지 모르게 멜로 영화일 것 같아서 안보고 있었는데, 주말에 비만 계속 내려 결국 보게 되었다. 주연으로 나온 제니퍼 로렌스와 브래들리 쿠퍼는 이전에 본 아메리칸 허슬에서도 같이 나온 배우인데, 이 영화에서는 공동 주연으로 출연한다. (영화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 먼저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받는 상처와 그 상처의 회복을 다룬 영화다. 사람이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다른 것이 아닌 사람으로부터 치유받을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왜냐하면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대부분 관계의 문제에서 나오는 것인데, 관계의 회복은 결국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일어나면서 우리가 아름답게 생각하는 지고지순한 순애보도..
영화 '곡성' 간단한 영화평과 몇가지 해석
2016.05.22※ 스포일러 있습니다.일단 영화에 대한 총평을 말하자면, 일부 관객이 오해할만큼 애매하게 만들어진 연출도 있으나 그것만큼 확실히 관객을 쫄깃하게 만드는 강한 흡입력을 가진 영화입니다. 중간에 굿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 부분에서 한국적인 미쟝센이 나오기 때문에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영화를 좋아하시면 이 영화 정말 마음에 드실 겁니다. 장르물을 좋아한다면 당연히 좋아하실 거구요. 그러나 스릴러 장르에 흔히 나오는 고립된 작은 마을, 외지인, 외지인과 함께 등장하는 이상한 일들과 같은 설정들은 조금 전형적인 측면이 있어서 뻔하다는 생각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관객을 쫄깃하게 만드는 힘을 확실히 있습니다. 좋은 영화에요. 평점은 10점 만점에 8점.영화를 보고 나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와서 간단히 제..
이정도 난리굿이라면 난 아이언맨편이네 - 캡틴아메리카: 시빌워
2016.05.01※ 스포일러 있습니다.주말에 쉬면서 영화나 한편 보고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해 개봉한 상업영화중에서 최고라고 꼽을만합니다. 작년 매드맥스의 충격에 비견할만한 상업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분위기에서 매드맥스가 내 취향이라서 매드맥스가 한수위라고 봅니다만은...) 영화에 대한 평이 나오고 여러가지 해석이 올라왔으니 각설하고 제 생각만 간단하게 적어보겠습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이 정도 난리굿이라면 단연 아이언맨이 주장하는 이야기가 더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간사회에서 절대적인 선이라는게 과연 있는가라는 질문에 '없다' 라고 생각합니다.인류의 기나긴 역사를 보면 말이죠, 불과 몇백년전만 해도 천동설이 선이였고 지동설이 악이였습니다. 그랬던 것이 여러가지 상황들이 변화면서 이제는 지동설이..
부제와 정식제목이 바뀐 영화 -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2016.04.15본지는 꽤 되었다만 여기에 올릴 시간이 별로 나지 않았네요. 확실히 모바일 시대에 블로그는 적합하지 않은 매체인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정말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애초에 제목하고 부제가 바뀌었어요. 저스티스의 시작 : 배트맨 대 슈퍼맨 이렇게 지어야 할 영화입니다. 스포일러 있으니까 읽는데 주의하세요. 영화 전체적으로 설명이 너무 불친절합니다. 그래서 얘네들이 왜 싸우는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열폭해서 애들끼리 치고 받는다 이 정도 밖에 느껴지지 않아요. 거기다가 싸움을 멈추는 장면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이건 뭔지...이 영화의 흥행참패로 인해 DC에서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더 밝은 톤으로 바꾼다고 하는데요. 원인분석이 잘못된 거 같아요. 너무 어두운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