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인생의 행복이란 뭘까?
산길을 혼자 걸으며 생각을 실컷 한다. 이때는 생각의 주제는 없다. 그냥 오만가지 잡생각을 다 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지? 교회에서 만난 그 분은 남자친구가 있을까? 비트코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나의 체력은 왜이리 저질인 것인가? 내려가면 밥을 뭐 먹지? 이대형이 홈런친 시즌보다 구창모가 정규이닝을 채운 시즌이 더 많을까? 21세기에 태엽감는 시계를 몇천만원 주고 사는 것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지 않아? 아... 우리도 먹어서 응원해야 하는 거야?
그리고 산을 내려와서 땀을 싹 씻어내고 가까운 카페로 향한다. 전북대 앞에 파스쿠치는 통유리 건물이라 석양을 볼 수 있다. 그 석양 빛을 이용해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 근데 석양을 보지 않아도 괜찮다. 그 특유의 시간이 내뿜는 태양빛은 실내의 카페라도 영향을 미친다. 시원한 음료 한잔을 먹으면서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 최근에는 포레스트 검프라는 책을 읽고 있다. 어렸을 때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고 참 많은 감명을 받았는데 포레스트에게서 자꾸 낯선 사람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내년이면 나도 40이다. 사람보는 눈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나도 이제는 내가 어려운 일을 극복했다고 이야기했을때 뭔가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눈치는 챌 수 있다. 내가 시험 합격했다고 했을 때 그것의 축하보다 나의 풍만한 뱃살을 지적했던 그 사람들의 본심을 알아챌 정도의 수준은 된다.
어차피 진정한 친구는 인생에 있어서 몇 되지 않는다. 그냥 순간을 즐기기 위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술을 마시는 것보다 그냥 나혼자 산을 가는 것이 훨씬 내 인생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