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NC다이노스의 우승을 바라보며 스쳐지나가는 기억의 조각들
2020.11.25기억은 줄줄이 사탕과 같아서 한 사탕이 엮어져 나오면 다른 사탕이 줄줄이 흘러나온다. 집에서, 그리고 고척돔에서 이번 한국시리즈를 지켜보며 야구에 대한 기억의 조각들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그것들을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1 1992년의 어느 날. 국민학교 1학년. 어렸을 때의 동생은 유난히 아팠고 엄마와 같이 동생의 진찰을 위해 찾았던 일신기독병원은 항상 사람이 많았다. 대기번호가 길어져서 내가 지루해할때면 엄마는 나를 대합실에서 야구를 보고 오라고 이끌었다. 나는 대합실에서 뭔지도 모르고 다양한 아저씨들과 박수를 치며 다같이 야구를 봤다. 연지동의 동네형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독수리가 요리조리 피하면서 거인의 심장을 파먹고 눈알을 뽑을거라 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2 1995년의 어느 날. 초등..
2016 한국시리즈 3차전 4차전 관전기_161101~02
2016.11.03야구팬으로서 가장 슬픈날은 바로 야구가 끝나는 날이다. 바로 오늘이 그날이었다. 어제 3차전을 보러가면서 2번 졌으니 한번은 이기겠지 생각했었다. 오늘 4차전을 보러가면서 3번 졌으니 한번은 이기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4번 하면서 1번도 못이겼다.4경기 38이닝 2득점. 두산이 잘해서 이겼다기 보다 엔씨가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했다. 두산 선발진이 강하다고 해도 고작 이정도로 점수를 못낼정도로 엔씨는 약하지 않다. 두산은 엔트리에 등록한 12명의 투수중 고작 6명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많은 투수를 불러내지도 못했다. 엔씨가 너무나도 참담한 게임을 했다. 애초에 타구의 질부터 두산과 엔씨는 달랐다. 두산은 빨래줄 같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로 외야 구석구석으로 공을 보냈다. 그래서 안타를 만들었다. ..
두산 베어스의 2015 한국시리즈 우승을 보면서
2015.11.02이번 한국시리즈를 볼때마다 저 개인적으로 매우 속이 쓰렸습니다. 왜냐하면 저 자리가 바로 엔씨의 자리일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참 씁쓸하네요.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나성범의 투수기용에 대해서 여러가지 말들이 있습니다. 불암콩콩코믹스에서 포스트시즌의 경기가 축제일수도 있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렇습니다. 당시 상황을 다시 복기해보면 말이죠. 이미 8회말 공격이 무위로 돌아간 후 승부의 추는 사실상 두산에게 기울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성범이 9회초에 등판한 것은 감독입장에서 이미 진 게임이고 그렇다면 축제로라도 상황을 바꾸어보자 라고 판단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그 다음 공격에서 무기력하게 끝나서 그렇지 실제로는 상당부분 분위기 전환도 되었다고 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포스트시즌_한국시리즈
2012.11.01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올해도 삼성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정규시즌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저는 이번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한국시리즈를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시리즈는 누가봐도 예측이 가능한 시리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과 같은 플레이오프제로 포스트시즌이 치뤄진 지가 24년째인데요, 그 가운데에서 플레이오프로 올라와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적이 몇 번 있을까요? 정확히 두번 있습니다. 1992년의 롯데와 2001년의 두산이죠. 그 두번을 빼놓고서는 정규시즌 1위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왔습니다. 양대리그로 치뤄진 1999년과 2000년을 빼더라도 22번중에 20번을 정규시즌 우승팀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국시리즈는 지구상의 어떤 시리즈보다..
한국시리즈 하지말자
2011.11.03야구관련 포스팅으로 가장많은 추천을 받는 블로거로서 이번 한국시리즈를 보고난 감정을 이야기한다면... 이제 한국시리즈는 미치도록 재미없는 시리즈가 되었다는 것. 옛날의 한국시리즈는 이렇지 않았던 거 같아서 한번 찾아봤다. 예전의 한국시리즈는 준플레이오프가 5판 3선승제가 아니라 3판 2선승제였다. 2게임 이기고 올라와서 플레이오프에서 다섯게임해도 체력소모가 그렇게 극심하지 않았던 거다. 롯데의 마지막 우승이었던 1992년이 바로 그런 예이기도 했고. 그나마도 4위팀과 3위팀간의 승률이 삼할 미만일때만 준플레이오프가 시행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준플레이오프가 생략되었던 해도 있었고. 이랬으니 밑에서부터 올라온 팀들이 한국시리즈에서 역전할 가능성도 있었던 거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준플, 플옵 거치면서 거의 ..
조범현 감독의 투수교체에 대한 이야기
2011.10.16조범현 감독의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먼저 우리가 왜 가을야구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왜 그렇게나 가을야구를 갈망하고 꿈꾸는가? 그것은 바로 가을야구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렇게나 다들 가을야구를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가을야구에 참가하는 팀이라면 누구라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삼는다. 그 어떤 팀도 최종적인 목표를 플레이오프 진출로 잡는 팀은 없다. 그런 면에서 준플레이오프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팀은 일단은 팀의 다음라운드를 진출할 것을 우선시해야겠지만 그것에 앞서서 생각해야할 것은 결국 한국시리즈를 우승할 수 있도록 전력을 계속해서 유지시키는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승리하였지만 만신창이가 되어서 올라간다면 결국은 그 위에..
기아의 우승
2009.10.24세홍이랑 이번 한국시리즈 내기를 했었다. 세홍이는 스크를 찍었고 난 기아를 찍었는데, 난 6회초까지만 해도 아 내기 졌었구나 생각했었다. 결과는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기아의 우승. 끝내기 홈런친 나지완과 최희섭이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모습. 조범현 감독이 '승자'로서 스승인 김성근 감독을 만나 인사하는 모습. 구단주를 헹가래치는 모습. 그 모든게 부러웠다. 나는 진짜 우리 롯데 우승하는거 꼭 보고 싶다. 강민호하고 이대호가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모습 보고 싶다. 로이스터 감독이 '승자'로서 준우승한 팀 감독을 만나 인사하는 모습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기아는 12년만의 우승에 그렇게 감격해하는데, 우리는 내년에 우승하면 18년만에 우승하는거다. 우승안한지가 가장 오래된 구단이 바로 롯데고. 진짜..
역시 단기전은 불펜의 힘입니다. - 『2008 한국시리즈, SK 우승』
2008.11.01오늘 대망의 2008년 프로야구가 막을 내렸습니다. 김성근감독이 이끈 SK가 2년 연속 정상의 무대를 자리 잡으면서 다시 한번 최강의 팀이란 걸 입증시켜줬네요.저는 개인적으로 잠시나마 몸을 담고 있었던 추억이 있어서 두산을 응원했었는데요, 아쉽게도 두산보다 SK가 한수위의 경기를 보여줬습니다.이번 두산의 패배를 두고 여러가지 분석이 이미 많이 나왔는데요, 두산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올라오면서 체력이 많이 고갈되었다는 분석도 있구요, SK전력분석팀이 두산의 어린 선수들을 철저히 분석했고,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했던 두산 선수들이 SK 선수들에게 말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네요.저는 개인적으로 불펜의 힘이 두산보다 SK가 더 강했다는 데에서 SK의 승리요인을 두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단기전은 투수..
싸워라~ - <2007 한국시리즈 3차전>
2007.10.26어제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벤치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나와서 난투극을 벌였어. 뭐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역시 고의적인 빈볼시비가 그 원인이였지 아마. 근데 같은 야구선수들끼리 일부러 야구공 던져서 맞추고 싶을까? 아니면 진짜 엄청 얄밉고 죽일정도로 얄미워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해서 맞춰버린 걸까? 그건 아니라고 봐. 자기도 그냥 몸쪽 공 던질려고 했는데 실수로 맞춘 거겠지. 그래도 맞은 선수는 맞았으니까, 울컥해서 튀어나갈 수 있다고 봐. 하지만 투수는 조금 미안해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자기도 실수로 한 사람 살려서 보내야 하니까 짜증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자기가 던져서 맞은 거아냐. 23일날 있었던 2차전에서는 안경현 선수가 공에 맞아서 이번 한국시리즈를 접어야 했다구. 그러면 조금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