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이라는 개념이, 조금 생소하긴 하지만. 막상 써보니까 굉장히 편리했다. 일단 첫번째로 좋은게 킨들은 무척이나 가볍다는 사실이다. 요즘 왠만한 책 한권이 700그램인데, 저 킨들이 한 700그램정도 나간다. 그러니까 책 한권무게로 수십권이 저장된 킨들을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킨들 용량은 4기가. 일반적으로 책 한권이 500kb라 치면 책 한권무게의 디바이스로 수백권을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굉장한 장점이다.
킨들3는 두가지 버젼이 있다. 3G버젼, 그리고 Wifi만 지원하는 버젼. 3G버젼은 이동통신에서 쓰이는 3G망을 쓰는 것인데, 아마존 측에서 가격을 내줘서 통신가격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아마존이 통신비용을 지출하는 지역은 무려 전세계다....) 3G망이 터지는 곳에서는 인터넷을 쓸 수 있으니까 거의 우리나라 전역에서 킨들을 통한 인터넷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Wifi는 물론 와이파이가 터지는 지역에서만 쓸 수가 있다.
킨들3 와이파이버젼의 가격은 139달러. 의외로 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에서 사기에는 저기에 플러스로 붙는 요금이 좀 많다. 나 같은 경우에는, 케이스 35불 추가되고 배송료 20불에 관세, 부가세 20% 붙고 나니 거의 20만원대 중반 가까운 가격으로 킨들3를 샀다. 20만원대 중반이면 국내에서 판매중인 아이리버 커버스토리를 살 수 있다. 아이리버 커버스토리는 터치스크린이라고 한다. 참고로 킨들3는 터치스크린이 아니다. ㅡㅡ;;
킨들3가 알아채는 문서포맷은 txt, pdf파일이다. 우리나라 한글파일인 hwp파일이나 doc파일은 변환을 거쳐야 된다. 이메일을 통해서 킨들전용포맷으로 변환할 수 있는데, 이게 그렇게 어렵지 않다. 아주 간단하다.
킨들3를 켜면 아마존 계정을 등록해야 한다. 아마존에서 계정을 만들어서 등록하면 아이디@kindle.com 같은 이메일주소가 부여된다. 컴퓨터에서 저 메일로 이북파일을 보내면 킨들에서 새로운 메일을 알아채고 자기가 알아서 다운로드 받는다. 제목을 convert라고 적으면 킨들에 적합한 파일로 알아서 변환도 시켜준다. 이때는 아이디@free.kindle.com 이라고 보내주어야 한다.
저 킨들 계정을 통해서 이메일 푸쉬 기능이 있지는 않을까 하고 한번 일반 메일을 저 메일로 보내봤다. 결론은 저 계정은 아마존에서 지원하는 문서파일이 첨부된 메일만 받아들이고 있다. 그냥 일반 메일은 저 메일계정에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킨들이 다운로드받은 파일을 실행시켜보니 의외로 반응속도가 빠르다. 예전에 국내에서 나온 모 전자책은 버튼한번 누르고 박수한번 쳐야 화면이 반응한다고 했었지만, 킨들의 반응속도는 거의 실시간 수준이다. 현존하는 전자책 중에서는 가히 최고 수준이다.
거기다가 가독성도 매우 뛰어나다. 그냥 일반 책하고 완전 똑같다고 볼 수 있는데, 자꾸 보다 보니까 오히려 일반책보다더 글이 더 잘 읽혀지는 듯 하다. 일반 책 같은 경우에는 책 종이가 세월이 지나면서 변색이 되니까 책을 읽기 좋은 최적의 인쇄상태가 계속 유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킨들은 그런거 없다. 그냥 반영구적으로 책을 가장 읽기좋은 인쇄상태를 유지시켜 준다.
또 아마존 스토어에서 공짜로 살 수 있는 영어 책들이 매우 많다. 공짜책 외에도 아마존 스토어에서 구할 수 있는 왠만한 영어 책 원문은 다 킨들에서 볼 수 있다. 게다가 킨들에서 사면 원래 책 정가의 한 30% 정도에 살 수 있다. 배송료하고 책을 만드는 제작료가 들지 않으니 이정도 가격할인은 기본적인 셈이다.
한가지 단점은 국내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서 보안DRM이 적용된 전자책 파일을 제공할 경우에 킨들은 그 책들을 못 읽어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문제는 장기적으로는 해결이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왜냐하면 장기적으로는 오픈형 전자책 포맷이 범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전에 온라인 음악사이트가 맨 처음 시작했을때도 그땐 폐쇄적인 DRM보안이 적용된 파일을 팔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모든 사이트가 개방적인 mp3파일을 팔고 있다. 지금보다 더 전자책이 보급이 되면 온라인 서점 사이트들도 오픈형 전자책 포맷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pdf파일로 된 잡지를 구동해 보았는데, 반응속도도 매우 만족스럽다. 이건 오히려 일반 책보다 더 빠른듯 한데, 그건 용량이 책 파일보다 잡지파일이 더 작아서 그런 듯 싶다. 한가지 아쉬운건 칼라 화면이 아니라 흑백 화면이라는 사실이다. 텍스트로 된 책을 읽을때는 흑백화면이 그렇게 거슬리지 않았는데 잡지를 읽으니 확실히 흑백이 많이 아쉽게 다가온다. 스티브 잡스가 잡지는 아이패드로 보세요 라고 한 말이 그런대로 일리가 있어 보인다.
텍스트로 된 pdf파일은 이메일 변환으로 보면 꽤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글자크기의 조절도 자유롭고 원하는 페이지로의 이동도 만족스럽다. 그러나 이미지로 된 pdf파일은 좀 읽기가 어렵다. 킨들3 디스플레이 화면이 6인치라서 확대를 안하고 pdf파일을 보면 글자가 너무 작아서 좀 읽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확대를 땡기니 한 화면에 한 쪽이 다 표시가 되지 않아서 한줄 읽을때마다 왔다갔다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이미지 pdf파일을 볼때가 제일 안습인 상황이다.
거기다가 만화파일을 볼때도 좀 안습이었는데, 킨들 화면자체가 6인치밖에 되지 않으니 만화 속에 있는 대사를 읽기가 매우 힘들었다. 킨들 DX는 무려 10인치 가가운 크기여서 만화읽기가 꽤 원활한듯 싶었지만, 킨들3는 만화를 보기 그다지 적절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확대를 해서 대사를 읽기 쉽게 만들수는 있지만, 그렇게 확대를 땡기고 나면 그 페이지의 다른 부분을 보기 위해서는 또 번거롭게 이동을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e-잉크 특유의 딜레이는 좀 짜증나는게 사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를 보기에는 그다지 적절하지 못한 디바이스였다. (역시 아이패드가 나올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킨들을 사용한지는 한 일주일정도 되어 가는데, 일주일 정도 쓴 느낌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 반응속도도 만족스럽고 가독성도 마음에 든다. 거기다가 킨들전용포맷으로 변환해서 보는 책의 수준은 실제 책을 보는 느낌과 거의 똑같아서 책을 몇권 사서 보는 느낌이다. 거기다가 아주 저렴한 가격의 영어 책도 볼 수 있기에 지금까지는 만족스럽다. 그러나 이미지 pdf파일은 볼때마다 참 씁쓸한데, 이건 진짜 아마존이 어느정도 해결을 해줘야 할 듯 싶다. 그리고 만화 이미지 파일도 좀 보기 그랬었고... 아, 그리고 터치스크린은 아니지만 터치스크린이 아니라고 해서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다. 나 개인적으로는 터치스크린이 마냥 편리하다는 인식에는 좀 부정적인 편인데, 터치스크린이라고 해도 UI가 불편하면 어떤 제품이든 쓰기가 어려운 법이다.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터치스크린을 가진 코원 D2의 UI보다 터치스크린이 아닌 아이팟의 UI가 훨씬 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