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MX400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신형 MX400은 뭔가 많이 아쉬운 이어폰이었다. 해상력은 더 좋아졌으나, 구형에는 있었던 그 아날로그적인 맛은 많이 사라진 이어폰이었다. 스펙을 자세히보니 저항은 구형과 똑같은 32옴이다. 그렇다면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는 이야기인데... 만약 큰 변화를 주었다면 제품명을 바꾸었겠지.
신형 MX400은 큰 틀에서 구형의 것을 계속 가져가지만 그 속에서 아주 세부적인 변화를 준 것으로 추측된다. 아무래도 요즘은 디지털 기기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좀 더 디지털 전자음에 적합한 형태의 세부적인 변화를 주었을 테고, 그것이 지금 나오고 있는 신형 MX400이 아닐까. 뭐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신형 MX400이 구형 MX400하고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선재질도 뭔가 다른 것을 쓰는 것이... (이건 내 짐작이지만, 전에보다 이어폰 단선이 되는 빈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 이어폰과 엠피쓰리를 연결하는 그 플러그 부분이 단선이 되어서 이어폰 한쪽만 들리는 현상이 최근 들어 더 자주 발생하는 것 같다.)
얼마전에 구형 MX400의 소리를 낸다고 해서 볼테크 VX400을 사서 들어보았다. 예전에 MX400을 OEM 만들던 업체에서 젠하이저하고 계약이 끝난다음에 만든 이어폰이 바로 이 VX400이라고 하는데, 들어본 결과 소리는 꽤 만족할 만하다. 예전에 젠하이저한테 납품할때 썼던 공정을 이 제품에도 쓴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흔히들 말하는 구형 MX400에서의 그 아날로그적인 맛이 확실히 난다.
물론 충분히 에이징을 거쳐야 하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이 정도면 옛날 MX400 소리하고 비슷하다고 느꼈을 때가, 쓴지 한 한달 정도 되었을 때였다. 지금은 아주 만족한다. 나처럼 이어폰을 막 굴리는 사람에게는 가성비가 좋고 싼 이어폰이 최고인데, VX400은 꽤나 만족스럽다.
잘때 이어폰꼽고 음악 들으면서 자는 사람은 내 말을 쉽게 이해할 듯 싶다. 아무리 좋은 이어폰이라도 선을 절대 안 끊어지는 소재로 만들 수는 없고, 그렇기 때문에 어느 날 자다 일어나보면 이어폰 선이 끊어져 있는 현상을 발견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그런식으로 888을 한번 버린 이후론 절대 비싼 이어폰 안 샀다.
금방전에 옥션에 접속해서 vx400을 검색해보니, 내가 샀던 원조 vx400은 단종이 되었다. vx400rc와 vx500만 남아 있는데... 흠 조만간 그것들도 사두어야 할 듯 싶다.
볼테크 VX400 사용기
- 2011.01.08 14:04
- 제품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