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미워하고 또 싫어하다보면 자기의 삶을 살지 못하고 그 것에 끌려다니는 삶을 살게 되는 건 아닐까.
넬슨 만델라는 대통령 취임 이후에 자신을 그렇게 핍박하던 백인들을 용서하는 길을 택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남아공 국가대표 럭비팀 '스프링복스'를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었다.
남아공 국가대표 럭비팀 '스프링복스'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팀이었다.
선수의 실력보다는 인종이 우선시되어 선수구성을 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흑인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었다.
4년 전에 이미 흑인들의 투쟁으로 흑인들에게 투표권이 부여되었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적인 선수구성을 지속하였던 스프링복스팀에 흑인은 단 한명뿐이었다.
럭비월드컵을 1년 앞둔때에 그 어느때보다 떨어진 경기력과
오랜시간 지속되었던 남아공의 인종분리정책을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팀이었던 스프링복스는,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면서 존속과 해체라는 화두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던 거다.
그 화두속에서 넬슨 만델라는 스프링복스 팀의 주장인 멧 데이먼을 대통령궁으로 부른다.
그리고 그와 대화하면서 자신이 로벤섬이 수감되던 시절에 읽었던 시 한편을 그에게 소개한다.
William E. Henley가 지은 Invitus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Beyond this place of wrath and tears
Looms but the Horror of the shade,
And yet the menace of the years
Finds, and shall find, me unafraid.
It matters not how strait the gate,
How charged with punishments the scroll.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
넬슨 만델라는 소수백인정부를 전복하려는 음모를 꾀했다는 이유로 반역죄를 인정받았고 그때문에 종신형을 살아야했다. 2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인생의 황금기를 감옥에서 보내야했던 그에게 백인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당연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그 시절에 읽었던 시 하나를 통해서, 자기의 삶을 자기가 이끌어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사실 누구에 대한 원망과 또 그것에 대한 복수의 마음들로 자기의 삶을 살아간다면 그 삶은 진정한 자기의 삶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자기의 삶은 자기의 의지대로 살아가고 또 자기가 하고자 하는 것을 이루는 것인데, 누군가를 미워하고 또 싫어하다보면 그것에 끌려가서는 자기의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넬슨 만델라는 그 감옥생활중에 읽은 저 시를 통해서 자기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것은 자기를 이런 상황으로 만든 그 누군가를 저주하고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모두 용서하고 용서하지 못할 것 같으면 그냥 그것들을 잊음으로서 자기의 삶에서 자신이 주인이 되는 길을 택하는 것이었다.
이 영화는 용서의 화두를 통해서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주인이 되는 방법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그 화두를 던지면서도 관객들에게 그 화두들을 주입시키려 들지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그것들을 이야기 할뿐, 그 누구도 울부짖거나 관객들에게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모든 상황을 풀어낼 뿐인 게지.
조금은 일본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나.
어쨌든 멧 데이먼은 참 좋은 배우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고, 그가 나온 영화라면 난 언제나 볼 의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