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동양권 영화와 성룡영화가 주는 호감도를 충분히 상쇄하고서라도 꽤 괜찮았던 영화.
네이버 영화 평점과 다음 영화 평점은 6점대 초반을 왔다갔다하고 있는데 적어도 그 평점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은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 성룡 영화 특유의 재기발랄한 재치와 위트가 영화 전체를 쥐고 흔들지만, 영화 중반부 이후부터는 갑자기 이야기가 너무 빨라지는 감이 있다.
그래서 중반부 이후부터는 등장인물 감정의 변화가 너무 급하게 일어나는 감이 없지 않아있고, 그때문에 이건 뭥미?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들이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니고, 이해할 수 있는 범주안의 것이니 연출자의 특색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도 무방할 거 같다.
그나저나 영화를 보다가 성룡과 함께 나오는 또 한명의 배우가 무척이나 낯이 익다 싶었었는데, 검색해보니 이 배우 색계에 나왔던 그 배우다. 나라를 구하고 싶지만, 능력이 없어서 찌질거리고 있었던 그 청년. 그 영화에선 그렇게 찌질하게 보였던 그도 의젓하게 서있으니 꽤나 멋있구나. 역시 사람은 한 면만을 가지고 판단해서는 절대 아니될 일이다.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은 바로 유승준.
영화를 보고나서 검색을 해보니, 유승준의 인터뷰가 떴다.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한국 국민들에게 용서는 구하고 싶다고. 그리고 중국에서 성룡을 만나기까지 고생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의 말에서 왠지모를 진정성이 느껴졌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이고. 한 순간의 선택으로 모든 것을 잃었고 그때문에 몇년간을 고생했던 그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제 그를 용서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나도 군대가기 전에 그렇게, 미치도록 가기 싫었는데 그라고 뭐 달랐을까. 대한민국에 너무나도 군대를 가고 싶어서 가는 사람이 과연 몇사람이나 있을까. 적어도 내 주위에선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 (절대로 국방의 의무를 축하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거다.)
젊었을때 한번 한 실수로 그의 인생 전체를 용서해주지 못하는 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의 잘못도 충분히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는 듯 하며 시간도 많이 지나서 감정도 많이 추스려진 지금, 그를 조금씩 용서하는 건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로마인 이야기를 다시 보면서 드는 생각은,
로마를 만든 것은 로마 시민의 성실함도 아니고 참을성도 아니고,
한때 적이었다 해도 그리고 한때 실수했다 해도 그것을 용서하고 자기편으로 만드는 놀라운 관용의 정신이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