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란다스의 개』(2000) 봉준호 감독 / 이성재, 배두나 주연
누군가에는 하찮고 정말 삶을 피곤하게 하는 존재였던 그 개가, 또 어떤 한 사람에게는 삶의 유일한 낙이요 살아가는 이유였던 거다. 백수였던 누군가가 사실상 대학교수로 채용이 결정된 바로 그 날도, 또 누군가에게는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가 된 바로 그날이었던 거다. 원래 대학교수로 들어오기로 되어있었던 사람은 학장이랑 술을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전철에 치여서 죽었고 그 덕분에 어떤 인문학 전공 백수가 대학교수가 될 수 있었으니 이것들을 희극이라고 봐야할지 비극이라고 봐야할지.
찰리 채플린이 한 말이 있다. 삶이란게 가까이서 보면 누군가에게나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또 희극인게 바로 삶이라고. 요즘에 나는 급한 사정이 생겨서 학교를 휴학을 해야했고, 또 공무원 준비도 포기하고 일을 해야했다. 그 바람에 원래 2011년 2월에 졸업할 예정이었으나 2012년으로 졸업도 연기가 된 상태. 근데 요즘에는 졸업을 하고나면 취업이 힘들다고 해서 졸업을 일부러 연기하는 일도 많이 일어난다고 하니, 이걸 보고 희극이라 해야할까 아니면 비극이라고 해야할까.
어찌되었든 사람 내일은 모르는게 바로 이 세상이고 그런 불확실성 때문에 이 세상이 살만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악셀 성공했다고 난리부르쓰를 치던 2006, 2007년 시절에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를 깨고 금메달을 딸지 누가 알았겠냐고.
이 세상이라는 게 한치 앞도 내다볼 수가 없고 불확실한 것들로 가득차 있으니, 누가 뭐래도 그냥 내 갈길 가는거 바로 그게 정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