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육군 예비역 중사, 이현민.
모든 밥을 다 내리고, 조용히 있을 수 있는 자유시간.엉뚱한 데서 발견한 내 동창 현민이랑, 이런 저런 얘기하다 보면, 이 여유로운 시간도 다 지나가 버린다.
종이 치면 애들은 미친듯이 달려오고, 점심시간이 시작된다.
애들이 몰려온다.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에, 급식이란 건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는 급식을 했었는데, 오히려 중학교 올라오니까 급식 안하더라. 그래서 도시락 싸서 먹었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저렇게 뛰어다니지 않았었겠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학교 매점으로 저렇게 뛰어갔었다. 한 3교시 지나고 나면 도시락 다 까먹고, 매점으로 라면사먹으러 달려갔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비위생적인데, 그 당시 동주중학교 매점에는 컵라면에 물부어서 파는게 아니라, 그냥 봉지라면을 조리해서 팔았었다. 800원짜리 라면도 있었고, 1000원짜리 라면도 있었다. 근데 그 차이는 계란이 들어있고 안들어있고의 차이였다. 즉 계란이 들어가있으면 1000원, 안들어가있으면 800원 이랬었다. ㅋ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뛰어서 먹으러 갔을까 싶다. 늦게 간다고 해서 못먹는 거도 아니고, 빨리 먹고 나온다고 해서 마땅히 할 일이 많은 거도 아니였다. 그저 남이 뛰니까 나도 뛴거는 아니였을까. (나는 공차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다.) 나중에 고등학교 3학년때 그때 식당에서 밥을 먹었을때, 그때는 저렇게 뛰어서 가지 않았었다. 각자 다들 알아서 자기가 줄 최대한 짧게 서서 먹을 수 있는 시간대에 나와서 먹었으니까, 나중에는 자기가 식당으로 가는 시간대가 정해지기 시작했었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모습들이 참 많은 거 같다.
어느 날, 전혀 생각치도 않다가 "ㅋ 나도 옛날에 저랬었는데~"하고 드는 생각.
기분이 그리 나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