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있습니다.
나오면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아 낚였구나... 영화로 낚여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소소한 소품같았던 원작을 세카이계로 만들어놓았는데 그마저도 잘 정리가 안된다. 어디서 본 것 있어가지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 같은 풍으로 흐르는데 그거와 비교하면 시달소에게 정말 미안하다.
그림만 이쁘고 OST는 좋았다 수준이다. 이와이 슈운지 원작의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도 이건 재미없다. 그러니 절대 보지 마라. 이와이 슈운지 영화가 화면이 이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으로서의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고 본다.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같은 경우도, 이와이 특유의 이쁜 화면이 애니메이션화 되었기 때문에 이질감은 없었고 극의 완성도도 높았다. (스토리도 오리지날 스토리)
원작은 풋풋한 중학생들이 불꽃을 옆에서 보면 납작하지 않을까 하는 기발한 상상력과 전학을 앞둔 소녀의 이야기 등 여러 소소한 이야기들로 깊은 울림을 준 영화였다. 근데 이 애니메이션은 타임워프란 소재를 가져와서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이쁜 화면과 음악을 들려줄려고만 할뿐 이야기의 밀도에 있어서 굉장히 그 층이 얇고 그마저도 온전히 잘 전달이 안된다. 그러니 나오면서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이와이 슈운지가 손을 대지 않은 작품이다. 그래서 나온 애니가 이 꼬라지다. 원작이 아무리 좋아도 가공을 엉망으로 하면 결과물도 절망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순간이었다. 갓 바다에서 낚아온 싱싱한 참치를 구정물에 넣어서 휘휘 저은 다음, 구정물과 함께 먹으라고 내놓은 음식을 대하는 느낌?
평점은 10점 만점에 1점.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도 옆에서도 보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