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제대로 건진 영화가 하나 있다. 그 영화가 바로 이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다. 이 영화는 20세기 위대한 지도자 중 하나인 체 게바라의 남미대륙여행기를 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출발해 칠레, 콜롬비아를 거쳐 베네수엘라에 이르는 대장정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요즘 유행하는 영화의 공식을 잘 따르고 있다. 초반에는 코미디물로서 관객들의 시선을 확실히 끈다. 일단 쉽게 접근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중후반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구조다. 이 영화 역시 중후반들어가면서 체 게바라가 결정적으로 인생이 바뀌는 과정을 드러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구식 오토바이 하나로 여행을 떠나는 단 둘. 그 둘은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이 무척이나 설렌다. 아르헨티나에서 칠레로 들어가는 초반의 여행은 가벼운 소풍을 떠나는 경쾌함마저 주었다. 비록 텐트를 잃어버렸지만, 알베르토의 빼어난 기지로 잘 곳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무척이나 재미있는 장면이고, 관객들을 후반부로 끌어나갈 수 있는 장치였다.
처음의 여행은 너무나도 우습지만 경쾌하고 상쾌하다. 그러나 그들이 오토바이를 잃기시작하는 무렵부터 이 영화는 약간은 어둡지만 그래도 인간적인 냄새가 조금씩 나는 방향으로 극이 진행된다. 점점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칠레를 따라 올라가면서 자기가 살고 있고 이제까지 보아온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 속에서 그들은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게 되는 것이다.
여행이란 그런 존재인거 같다. 이때까지 자기가 보아왔던 세계를 넘어 자기가 볼 수 없었던 세계까지도 여행은 보여준다. 그런 여행은 충격으로 다가오면서 자기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미래도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여행은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이 영화. 아주 잘만든 영화다. 초반에 개그를 치는 부분에서 그들은 전혀 상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후반에 체 게바라가 자기의 미래를 찾는 부분에서 그들은 심각함 속에서 인간의 냄새를 잃지 않는다. 체 게바라 인생이 변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는 이 여행. 이 여행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월터 셀러스감독은 훌륭하게 성공해냈다. 이 정도 수준이면 20세기 위대한 지도자인 체 게바라에게 당당히 내밀 수 있는 영화다.
그래서 경솔하게 끝나는 것은 아닌지
우리들의 결정은 너무 경직된것이였어
그럴지도...
이 번 여행은 내 생각 이상으로 많은것을 변화시켰다
난‥
더 이상 내가 아니다
적어도 이전의 내 모습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