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거 없네... 아까전에 폰부스 다운받아서 봤는데 재밌었다. 우연히 받은 전화 한통으로 엄청난 고생을 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잠시 내 생각을 했다. 내한테 오는 전화는 거의 전부다가 친구 전화다. 아는 사람 전화이다 보니 전화가 오면 발신자표시에 사람이름이 딱 뜬다. 사진까지 입력해놓았으면 얼굴까지 뜬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가 사람이름이 아닌 그냥 전화번호만 딱 뜨면 은근히 주저된다. 과연 받아도 될까? 이런 거 말이다.
요즘 영화들을 보면서 느낀건데, 요즘 들어 부쩍 영화속에서 절대적 힘을 가진 절대자적 존재가 많이 등장하는 거 같다. 나는 보지 못하지만, 나의 주변을 끊임없이 관찰하며, 알게 모르게 나의 행동을 조정하고 있는 절대자말이다. 영화속에서 그런 절대자는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며 주인공을 옭아맨다. 그리고 영화는 그 절대자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고 있다.
올드보이, 트루먼쇼 등의 영화가 이런 부류 이다. 폰부스도 물론 들어가겠지. '신은 죽었다' 고 외친 니체이후, 사람들은 신의 존재를 잊혀갔다. 그러다가 20세기 말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다시 신이 필요했는가보다. 영화속에서는 자꾸 이런 절대자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점점 사실을 말하는거보다 거짓을 말하는 것에 더 익숙해져가고 있다. 이럴때, 사람들에게 절대 가치를 가르쳐 줄 수 있는 절대자. 바로 신이 이 시대에 필요한건 아닐까.
허상과 진실 사이의 모호한 경계, 어제께는 거짓이었던 것이 오늘은 사실이 될 수 있는 가치관의 혼돈, 빠르게 변화하는 21세기의 단상속에서 모든 가치관을 확립시켜줄 새로운 절대자가 필요한 것일까? 요즘 부쩍 늘어만가는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그냥 혼자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