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어느새 가을이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그래, 항상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그 아저씨가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김밥을 특이하게 먹었던 아저씨.
그러니까 대학교 1학년일때였을 거다. 아마 2004년 가을쯤?
우리학교 인문대 8층에서 강의를 듣다가 쉬는 시간에 창밖에 내다봤는데 정말 특이한 광경을 봤다.
인문대 건물 구조가 좀 독특했다.
총 건물은 한 20층정도까지 올라갔던 걸로 기억한다.
근데 그중에서 4층까지가 좀 넓은 건물이고 5층부터는 건물 폭이 좀 줄어든 상태에서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4층에 남는 부분은 개방을 해놓아서 앉아서 쉴 수 있게끔 설계를 해놓았다.
마치 베란다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4층의 구조는 대략 이런 상태인데...
창밖에 내다보니 어떤 아저씨가 위 그림에 나오는 저 위치에 서서 김밥을 먹고 있었다.
그것도 은박지로 주섬주섬 싸져있는 김밥 말이다.
인문대가 언덕 바로 위에 있는 건물이라서 저기서 밑을 내다보면 생각보다 좀 높다.
바로 앞에는 108계단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조금 무서웠을 수도 있다.
거기다가 탁 트여있어서 그 위치에는 바람도 많이 불어온다.
거기서 김밥을 먹고 있는 아저씨의 흰색 셔츠가 유난히도 펄럭거렸다.
그 아저씨는 그 위에서 무슨 생각을 하며 혼자서 김밥을 먹고 있었던 것일까?
그 아저씨야 말로 진정 가을타는 남자의 전형이 아니었을까?
그날따라, 아저씨 김밥의 은박지가 유난히도 반짝 거렸다.
.
.
.
.
.
.
.
.
.
.
조만간,
하단에 김밥먹으러 한번 가야 겠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