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께 교회에 갔다. 나는 매주일마다 교회에 나간다. 아직까지 나간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다. 7월달에 잠시 나갔다가, 한동안 안나갔다가 다시 나간다. 나는 내가봐도 나일롱 신자다. 그렇게 예수를 철두철미하게 믿는건 아니다. 그냥 예수를 인간의 위대한 성인 중 한명으로 존경할 뿐이지, 그를 믿음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교회에 나가는 이유는 일주일에 한 두시간정도는 조용히 생각하고 기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이다.
일주일동안 그 주에 뭘했는지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적은 없는지 반성하고, 실수를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고, 잘못을 고백하고, 다시는 그렇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일종의 중학교때 잠시 했던 명상의 시간 분위기이다. 어제께 교회에 좀 늦게갔다. 교회에 가면 앞에 찬양을 마구 하는데, 그게 좀 요란하다. 청년부라서 그런가. 좀 쑥쓰러웠다. 그래서 일부러 좀 늦게 갔다.
늦게 가서 설교시작하는 타이밍보다 조금 일찍 가서 앉아서 있다가 기도를 했다. 조용히 기도를 했다. 설교시작하기전에 기도한번, 끝나고 기도한번, 이런식으로 했다. 근데 눈감고 두손을 모아 기도를 할때마다 느끼는 건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낀다는 것이다. 하루에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있다는 느낌을 직접적으로 팍팍 느껴질때가 몇번이나 있지?
나는 심장이 뛰지 않으면 살지 못한다. 그러나 막상 심장이 뛰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을때가 있다. 우리는 공기가 없으면 살지 못하지만, 공기가 있다는 걸 잠시 잊을 때가 있듯이 말이다. 이상하게 교회에서 기도를 하다보면, 내 심장이 두근두근 거림을 느끼고, 내가 살아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