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트 로커』(2008)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 제레미 레너, 안소니 마키 주연
흔히들 군생활을 X뺑이깐다고들 이야기 하지만,
이 영화만큼 뺑이치는 군생활을 잘 보여주는 영화도 없을 거다.
제 2의 플래툰이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이라크가서 X뺑이치는 미군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왜 얘네들이 엄한 이라크까지 가서 이 고생을 하느냐 하는 생각이었고,
미군들 참 불쌍하네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미군들 시설 하나는 끝내주더라.
위병소에서 스팟라이트를 비추는 그 모습은 우리나라 육군 일반부대의 모습하고는 차원이 다른 그런 모습이었고,
두명씩 룸메이트를 맡아서 쓰는 숙소는 80명이 내무반에서 뒤엉켜잤었던 모 공병의 추억하고는 전혀 다른 것이었으니,
이것이 징병제의 나라에서 사는 국민의 비애인가 그런 생각도 들고 하더라.
어쨌든 영화 전체는 재미있었는데, 긴장감 넘치는 화면연출은 극의 재미를 더 재밌게 만들면서도, 미군들이 정말 제대로 X뺑이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팍팍 들게 만들어줌으로서 감독의 의도를 관객들에게 매우 잘 전달해주고 있었다.
그나저나 EOD란 애들 하는 일이 이런 거 였었구나. 내가 공병출신이라서 항상 교육훈련을 받으러 나가면 폭발물을 설치하는 훈련을 받았으나 폭발물을 해체하는 훈련은 받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폭발물 해체만 전담하는 팀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걔네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볼 기회는 없었는데, 이렇게 영화에서 보니 반가웠다.
영화를 보면서 군시절을 다시 한번 추억했다고나 할까?
군생활 얘기는 한번 시작하면 끝이 없으니 여기서 패스하기로 하고...
이 영화가 올해 오스카에서 작품상을 받았다고 한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의 느낌은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다. 오스카가 대대로 보면 너무 작품성에 치중한 영화들보다는 이렇게 어느정도의 대중성을 가미하고 있는 영화를 선택했다는 걸 감안하면 지극히 오스카다운 선택이란 생각도 들었다. 일단 뭐 재미있으니까...
어쨌든 시간나시면 한번 보시길...
오스카 작품상을 탄 이후에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한 듯 싶다. 나는 컴퓨터로 봤다만 극장에서 스크린으로 보면 훨씬 더 실감날 듯 하다. 참고로 얼마전에 본 그린존 보다는 이 영화가 더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