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께 2라운드 최종전이 끝났다.
2-6 일본의 승리.
일본이 승리할만한 경기였고, 그래서 그 결과에 대해 그닥 불만은 없다.
근데 열받는 건, 우리 용규를 담근거.
사실 어제께 승부는 그닥 중요한게 아니었다.
두 팀 다 4강 진출은 확정된 상태에서 순위만을 가르기 위한 게임이였는데, 굳이 그렇게 몸에 바짝 붙이는 공을 던질 필요가 있었는가 의문이 든다. 우연히 공이 빠졌다고도 볼 수 있지만, 제구력이 그렇게 좋다는 우쓰미가 왜 하필 우리 공격의 핵심인 이용규 타석에 그렇게 공이 빠졌는지는, 정말 의문이다.
지난 해에 184이닝을 던져 겨우 7개의 사구를 낸 투수가, 우리 공격 라인업 중에 하필 포수미트에 바짝 붙어서 공격적인 타격을 하는 이용규 타석에서 실수로 몸에 맞출 확률이 몇%나 되는지 정말 궁금하다. 내가 볼때, 우쓰미는 그냥 이용규 담궜다. 오컴의 면도날을 생각해보면, 확실하지.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이범호 선수의 활약은 대단하다. 그냥 월드 범호 클래식 이라는 걸 인정해도, 전혀 무리가 아니다. 얼마전에 올린 글에서 이때까지 대한민국 주전 3루수였던 이대호 선수의 부진을 언급했는데, 이제는 이대호 선수가 굳이 부진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주전 3루수는 이범호 선수의 자리가 된 듯하다. 그 정도로 이범호 선수의 실력이 뛰어났다 그말이지. 어제께의 동점 솔로 홈런은 우리나라가 가진 저력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은 야구를 하는 듯 하지만, 어느 타석에서 홈런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파괴력. 그게 우리 야구가 가진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손민한 선수하고 김광현 선수. WBC 대회를 하기 전에 하와이에서 국가대표팀끼리 전지훈련을 했었는데, 그때 김인식 감독님께서 우리 투수진 가운데 두명이 제 컨디션을 못찾아서 많이 고민이다라고 말을 하셨던 기억이 있다. 그 중에 한 선수가 손민한 선수인 듯 하다. 이때까지 대표팀이 경기를 하는 동안 단 한번도 등판하지 않았는데, 지난 1회대회에서 상당한 활약을 했고, 작년에도 설렁설렁 에이스로 프로야구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했다는 점을 기억하면, 이번 WBC에서 한번도 출장하지 않은 점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여기에서도 간단히 오컴의 면도날을 사용해보면, 손민한 선수의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다는 얘기이다. 손민한 선수가 롯데 자이언츠 전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걸 생각한다면, 손민한 선수의 부진이 롯데 팬으로서 많이 걱정이 된다.
그리고 김광현 선수. 어제께 피칭을 보니, 도쿄돔에서 승자전할때보다는 확실히 구위가 나아졌다. 좌타자 상대할때 특유의 떨어지는 슬라이더도 꽤 잘 들어갔다. 그런데, 문제는 김광현 선수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보인다 하는 점이다. 김인식 감독님이 자신감을 회복해보라는 차원에서 일본전에 김광현 선수를 자꾸 쓰시는 듯 한데, 김광현 선수가 빨리 자신감을 회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광현 선수는 앞으로 우리 야구를 책임질 수 있는 그런 투수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일본 개라꾸 사무라이는 우리 용규를 일부러 담궜고,
이번 WBC는 월드 범호 클래식을 줄인 말이며,
일요일날 베네수엘라 이겨서,
결승전에서는 우리도 우치가와 턱쪼가리 맞추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 우리 용규!
월드 범호 클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