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故 안재환씨가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거듭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감당못하고 결국 죽음을 택했다고 합니다.
고인이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상황을 저는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故 안재환씨의 선택에 대해 나는 할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故 안재환씨의 죽음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말이죠.
이 세상의 모든 크리스쳔은 자살을 해서는 안됩니다.
故 안재환씨는 크리스쳔입니다.
따라서 故 안재환씨는 자살을 해서는 안됩니다.
근데 故 안재환씨는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모든 크리스쳔이라면 자살을 선택해서는 안되지만, 故 안재환씨는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무엇이 문제가 되었던 것일까요?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을 것입니다. 연예인의 불안정한 수익구조로 인한 스트레스, 살인적인 고리대금, 그리고 故 안재환씨만 가지고 있었던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들까지, 수많은 문제들의 총합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바로 故 안재환씨의 자살로 귀결되었다고 봅니다.
저는 여기에서, 한국 기독교에도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크리스쳔이 안재환씨 한명밖에 없다면 그것은 분명 안재환씨 개인만의 문제로 인해 자살을 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제2의 안재환씨, 제3의 안재환씨와 같이 자살을 택하는 크리스쳔이 존재한다면 그건 크리스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한국 기독교의 문제로도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도 같은 방법으로 이 세상을 떠난 故 정다빈씨와 故 유니씨를 기억하실련지 모르겠습니다. 그 분들이 가지고 있었던 종교도 분명 기독교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 크리스쳔인데도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이 꽤나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크리스쳔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게 되었을까요?
그 원인 중 하나로 저는 한국 기독교가 너무나도 '성공'에만 포커스가 맞추어진채, 종교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구원'의 문제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기독교가 지독히 사회화 되고 있다는 비판은 이미 제기되었습니다. 저는 전적으로 그 주장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 종교가 사회화되는 결과로서 크리스쳔의 자살들이 일어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구요.
물론 한국 기독교의 성공도 물론 중요합니다. 대부흥을 통해서 성도를 모으고 또 해외에 선교사를 파송하여 한국 기독교를 널리 알리는 일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보다더 더 기본적인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크리스쳔의 '구원'에 대한 문제입니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구원'하는 것. 그것에 바로 종교의 존재이유가 있습니다.
대부흥회를 통해 사람을 수만명 모으면 뭐합니까.
해외 선교사 파송으로 한국 기독교를 널리 알리고 복음을 전파하면 뭐합니까.
크리스쳔 개개인의 '구원'에 실패한다면, 그 모든 것은 다 부질없는 일입니다.
종교는 종교다워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가 살고, 개개인이 살 수 있습니다.
세상이 다 변해도, 우리 한국 교회만은 끝까지 종교로 남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故 안재환씨 영정사진 출처 : http://www.stoo.com/news/html/001/051/504.html
故 유니씨 위키백과 : http://ko.wikipedia.org/wiki/%EC%9C%A0%EB%8B%88
故 정다빈씨 위키백과 : http://ko.wikipedia.org/wiki/%EC%A0%95%EB%8B%A4%EB%B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