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께 물건 채워넣다가 혼자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어.
"포카칩과 칩포테토... 둘 중에 어느 게 더 맛있을까?"
둘 다 똑같은 감자칩인데다가 맛도 똑같은, 그냥 소금만 넣은 정통 형태의 감자칩. 가격도 똑같은 1000원. 판매량도 대체로 엇비슷하고 말야. 진열도 바로 옆에다가 나란히 해놓는다구. 그냥 궁금했어. 어느게 더 맛있을까?
포카칩은 오리온제과에서 나온 과자야. '오리온'은 '情초코파이'로 유명한 회사이지. 포카칩은 두가지 맛이 있는데, 하나는 위 사진에 있는 오리지널이고, 하나는 양파맛이야. 포카칩 양파맛은 위 디자인에 겉 배경색만 녹색으로 바뀐 형태의 봉지모양을 지니고 있어.
'오리온'에서는 포카칩말고도 여러 형태의 감자칩이 나오고 있어. 우리 가게에만 해도 포카칩 말고, 스윙칩, 오감자, 눈을감자 같은 여러 감자칩이 있었거든. (홈페이지에 가서 오리온제과 스넥 제품군을 확인해보니, 스넥제품군 중 절반가까이가 감자로 만든 과자였어.)
칩포테토는 농심에서 나온 과자야. '농심'은 '신라면'으로 유명한 회사이지. 칩포테토는 두가지 맛이 있는데, 위사진은 정통파라고 할 수 있는 짭짤한 맛이야. 위 맛 말고는, 피자맛이 있었어. (우리 가게에는 없는데 홈페이지 보니까, 매콤한 맛도 있더라.)
'농심'에서도 칩포테토 말고도 다양한 형태의 감자과자가 나오고 있었어. 포테퀸, 감자깡, 포스틱 같은 과자가 바로 그것이지. 근데 오리온제과보다는 감자스낵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낮았어. 농심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본 결과, 새우깡을 비롯해서 꿀꽈배기, 자갈치 같은 다른 과자들도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었거든. (전체적인 스넥 제품군들의 총 가지수는 농심쪽이 더 풍부했어.)
그럼 먹어보기 전에 영양성분표하고 원재료를 살펴보자.
일단 원재료부터. 둘다 생감자를 91% 사용한 것은 똑같았어. 차이가 있다면, 칩포테토는 미국산 감자를 쓴데 반해, 포카칩은 한국산 감자를 사용했지. 또 과자를 만들면서 튀긴 기름도 차이가 있었어. 칩포테토는 미강유와 팜유 그리고 대두유를 사용했더라고. 미강유는 쌀겨에서 짜낸 기름이야. 팜유는 열대작품인 기름야자나무의 과육을 짜내서 얻은 식물성 기름이라고 해. 대두유는 흔히 말하는 콩기름이야. 콩(대두)로 짜낸 기름인 셈이지.
근데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거. 이 원재료 표기명만 가지고는 칩포테토가 어떤 기름을 사용했는지 명확히 알수가 없었어. 위에서 나열한 세가지 기름을 섞어서 잡종으로 만든 기름을 사용했는지, 어떤 제품에는 미강유를 어떤 제품은 팜유를 따로따로 사용했는지, 거기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어.
그에 반해 포카칩은 어떤 기름을 사용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어. 해바라기유 단일 품목만 표기되어 있거든. 칩포테토가 조금은 모호한 원재료표기로 소비자들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는데에 실패한 반면 포카칩은 명확한 원재료 표기로 어떤 재료를 썼는지 명확하게 전달하는데 성공했어. 원재료 표기부분은 포카칩의 손을 들어주고 싶어. (사용된 원재료의 질에 대해서는 두 제품의 원재료를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판단을 보류하겠습니다.)
이제 성분분석표로 넘어가보도록 하자.
먼저 총중량에서 두제품은 차이가 있었어. 칩포테토는 65g인데 반해 포카칩은 56g였어. 순수 양만 따지자면 칩포테토가 포카칩보다 9g정도 더 많았지. 칼로리는 칩포테토가 365kcal인데 반해, 포카칩은 300kcal였어. 하지만 두 제품자체의 양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칼로리를 알기 위해서는 환산이 필요했어. 환산해본 결과, 칩포테토는 1그램당 5.61kcal였고, 포카칩은 1그램당 5.36kcal였어. 칩포테토가 근소한 차이로 열량이 더 많았어.
탄수화물성분은 칩포테토가 1그램당 0.55그램이였고, 포카칩이 1그램당 0.49그램이였어. 탄수화물 역시 칩포테토의 승리. 단백질은 특이하게도 두 제품도 양이 같았어. 둘다 기본적으로 양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단백질 양이 같다는 말은 포카칩이 더 단백질이 많았다는 얘기가 되겠지. 단백질부분은 포카칩의 승리. 지방은 칩포테토가 1그램당 0.36그램, 포카칩이 1그램당 0.32그램. 지방부분도 역시 칩포테토가 더 많았어. 거기다가 중요한건 포화지방이 포카칩보다 칩포테토가 압도적으로 많았어. 비율만 따지면 칩포테토가 한 네배정도 더 많았어. 이 말은 칩포테토를 많이 먹으면 먹을 수록 포카칩을 먹을때보다 더 살찔 확률이 커진다는 얘기지.
하지만 나트륨부분은 오히려 포카칩이 칩포테토보다 더 많았어. 양이 칩포테토가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포카칩이 나트륨 성분이 더 많았거든. 나트륨은 포카칩의 승리.
종합해보면, 전체적인 양은 확실히 칩포테토가 포카칩보다 더 많았어. 열량, 탄수화물, 지방, 포화지방은 칩포테토가 더 우세했어. 단백질과 나트륨부분은 포카칩이 더 우세했고.
요즘 트렌드가 웰빙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칩포테토의 성분들은 웰빙하고는 조금 동떨어진 면이 없지 않아 있어. 지금은 비만이 문제가 되는 시기지, 체중미달이 문제가 되는 시기가 아니거든. 영양성분표만 따지면 나는 포카칩의 손을 들어주고 싶어.
그럼 이제 직접 먹어보기로 할게.
일단 평가의 공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배가 조금 부른 상태에서 과자를 먹어보기로 했어. 그리고 먹는 순서는 포카칩먼저 먹고 그다음에 칩포테토를 먹어보기로 했어. 왜냐하면 포카칩은 이미 성분분석표와 원재료표기부분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니까 승자의 관용으로 먼저 내 뱃속으로 들어가보기로 합의가 되었다나, 어쨌다나...
맛에 관해서는, 두 제품이 확실한 차이가 있었어. 일단 이 감자칩의 가장 기본이 되는 짠맛. 짠맛은 확실히 포카칩이 더 강했어. 포카칩은 먹는 순간 바로 짠맛이 느껴져, 그리고 그 이후에 특유의 단백한 맛이 더해지면서 계속 짠맛이 유지되는 스타일이였거든. 그에 반해 칩포테토는 먹는 순간은 그렇게 짠맛이 느껴지지 않아. 그냥 감자 특유의 단백한 맛이 먼저 느껴지지. 그리고 그 이후에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짠맛이 느껴지는 스타일이야. 그러니까 정리하면 포카칩은 짠맛이 주가 되고 부수적으로 감자 특유의 단백한 맛이 느껴지는데 반해, 칩포테토는 단백한 맛이 주가 되고 부수적으로 짠맛이 느껴지는 형태였어.
아까전에 본 원재료표기표가 여기서 빛을 발하고 있었어. 포카칩은 칩포테토보다 확실히 나트륨양이 더 많았었거든. 그러니까 더 짤 수 밖에.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 칩포테토는 포카칩보다 단백질 함량이 더 적단 말이지. 그런데 맛은 더 단백했어. 그 단백한 맛의 비밀은 아마 원재료표기에서 본 다시마맛분말의 영향이 아닐까 해.
그리고 짠맛 이외에도 씹을때의 느낌도 두 제품이 차이가 있었어. 포카칩의 씹는 느낌은 조금 아삭아삭하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였어. 그러니까 굳이 씹지 않더라도 입에서 어느 정도 녹일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다고나할까? 그랬었거든. 그에 반해 칩포테토는 포카칩보다 조금 더 딱딱했어. 그러니까 입으로는 녹여서는 잘 먹을 수 없는 형태였지. 칩포테토를 먹기 위해서는 이빨을 움직여서 잘 씹어야 했어. 그러니까 확실히 씹는 맛은 칩포테토가 포카칩보다 더 우위에 있었어.
어쩌다 보니, 좀 글이 길어졌다. 어쨌든, 난 이 두 제품을 서로 비교해보면서 두 제품이 서로 경쟁하는 라이벌이 아니라는데에 결론을 내리게 되었어. 둘 사이의 관계는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서로 공존해나가는 평화공존의 형태였거든.
일단 둘은 서로 공략하는 소비자층이 상당히 차이가 있었어. 일단 포카칩은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느낌을 주었어. 포카칩은 확실히, 꼭꼭 씹어야 먹을 수 있는 칩포테토보다 더 부드러웠어. 이건 이빨이 약해서 딱딱한 걸 잘 못먹는 어린아이들과 노인분들을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지. 또 성분분석을 보면 포카칩은 칩포테토보다 상대적으로 양보다 질에 더 치중을 하고 있었어. 좋은 원재료를 썼고, 성분분석만 봐도 칩포테토보다 상대적으로 더 웰빙의 트렌드에 부합하고 있었거든. 이런 점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만 가는 3, 40대 중년층을 위한 배려라고 보여지거든.
그에 반해 칩포테토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을 주 소비자층으로 설정해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10대 후반이나 20대의 젊은이들은 항상 배가 고프다고. 그러니 질보다는 양을 선택할 수 밖에. 칩포테토는 확실히 포카칩보다 양이 풍부했어. 거기다가 씹는 맛이 확실히 포카칩보다 더 나았다고. 그러니 칩포테토는 이빨이 건장한 계층을 주로 대상으로 한다는 소리가 되지.
두 제품 다 장단점이 있었어. 그 장단점을 잘 비교하구서 자기가 필요한 상황에 맞추어서 먹으면 될거 같아. 만약 내가 이빨이 아프다. 그렇다면 포카칩을 먹는게 더 현명한 선택이겠지. 반대로 이빨은 그렇게 아프진 않지만, 배가 고프다. 그러면 조금 더 양이 많고, 더 두껍기 때문에 입안에 음식이 체류하는 시간이 긴 칩포테토를 선택하는게 현명한 선택이 되겠지.
포카칩 홈페이지 : http://www.pocachip.co.kr/index.asp
농심(칩포테토) 홈페이지 : http://www.nongshim.com/non/main.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