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으로 사용하던 갤럭시S10 5G의 약정기간이 6개월 미만으로 남았다. 약정만료 6개월(180일) 이내에 기기변경으로 계약갱신을 하면 원래 약정계약의 위약금이 유예된다. 계약갱신이 된 상태에서 원래 약정계약의 계약기간이 지나면 위약금이 없어지기 때문에 계약만료 시점을 6개월 앞당길 수 있는 셈이다. 권여사님이 시력이 약해지셔서 큰 휴대폰이 좋을 것 같아서 내가 쓰던 갤럭시S10 5G를 어머니 드리고, 나는 선택약정으로 갤럭시A 퀀텀으로 기기변경했다. 그리고 한 10일 정도 쓴 것 같은데 매우 만족스럽다.
이 스마트폰을 산 제일 큰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었다. 출고가가 55만원이라 큰 부담없이 선택약정으로 가입할 수 있다. (선택약정은 휴대폰 보조금을 받지 않는대신, 사용하는 요금제의 25%를 감면받는다.) 게다가 공시지원이 아니라 선택약정의 경우, 요금제 의무사용기간이 끝나고 요금제 변경이 자유롭다. 공시지원금을 받고 5G 요금제를 개통한 경우에는, 요금제를 변경하더라도 45,000원이 넘어가는 요금제를 골라야 위약금이 없다. 나는 선택약정으로 개통했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기간을 지나서는 12,000원짜리 표준요금제로도 변경이 가능하다.
갤럭시A 퀀텀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갤럭시A 시리즈로 나온 스마트폰이다. 외국에서는 LTE 전용으로 출시된 갤럭시A 71이란 제품을 국내에는 5G 전용폰으로 바꾸고, SKT에서 자체제작한 양자난수생성칩을 탑재해서 발매한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SKT 전용으로 발매되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모든 갤럭시A 제품은 외국에서 제조되지만, 갤럭시A 퀀텀만은 국내에서 제조된다. 정말 보기드문 Made in Korea 혹은 Made in 구미를 달고 나온 갤럭시A이다.
바로 전에 쓰던 스마트폰이 갤럭시S10이였기에 사용하면서 갤럭시S10과 많은 것들을 비교하게 되었다. 우선, 스마트폰을 쓰는데 아주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인 반응속도가 빠릿빠릿해서 만족스러웠다. 한 2년전 쯤 사용한 적이 있는 갤럭시A8 스타는 낸드메모리를 UFS 타입이 아닌, eMMC 타입을 사용했기 때문에 제품 조작에 딜레이가 좀 있었다. 갤럭시A 퀀텀은 갤럭시S10에 사용된 것과 같은 UFS 2.1 타입의 낸드를 사용해서 조작성이 갤럭시S10 못지 않다. (최신 제품인 갤럭시S21은 UFS 3.1 타입의 낸드를 사용한다.)
화면도 AMOLED를 사용해서 갤럭시S10 못지 않은 훌륭한 화면을 보여준다. 갤럭시S10과 차이를 들자면, 갤럭시S10은 QHD를 지원하지만 갤럭시A 퀀텀은 QHD를 지원하지 않고 FHD+ 해상도만 지원한다. 그 외에는 모든 것이 체감상 차이를 못 느끼겠다. (사실 이 해상도 차이도 좌우 1.0의 시력을 가진 나도 잘 느끼지 못했다.) 기본기가 아주 훌륭한 제품이다.
갤럭시S10과 비교했을 때 체감상 다르다고 느낀 부분은 스크린 내 지문인식센서였다. 갤럭시S10에 들어간 지문인식센서는 초음파형이라, 액정보호필름도 삼성에서 제작한 것이나 화면에 약간 얼룩같은 것이 보이는 우레탄 형식의 보호필름만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A 퀀텀은 광인식형이라, 지문을 갖다대면 빛이 나오고 그 빛으로 지문을 인식한다. 인식속도나 인식률은 전에 쓰던 초음파형과 비교해도 부족할게 없다. 오히려 요즘 의무적으로 꼭 붙이게 되는 보호필름도 초음파형보다 선택의 폭이 넓다. 요즘 삼성 스마트폰에는 액정에 보호필름이 붙여져 나오기 때문에 일단은 보호필름을 교체하진 않았지만 나중에 교체하게 되면 여러가지 제품을 써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 주문제작된 제품이기 때문에 주변기기가 심각할 정도로 부족하다. 위에 적었듯이 유사모델인 갤럭시A 71이 외국에서 발매되었기에, 관련 주변기기도 많이 유통되고 있지만 이 제품과는 묘하게 형태가 다르다. 스마트폰 케이스를 살때는 폰을 다시 되팔때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상하좌우 네 테두리 다 커버하는 제품을 선호하지만, 이 스마트폰은 그렇게 감싸주는 케이스를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상좌우 테두리만 커버하고 하 테두리는 커버하지 못하는 케이스를 사야 했다. 이 스마트폰은 나중에 되팔 수 없을 것 같다. 또 아쉬운 점은 무선충전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무선충전 스탠드에 올려놓으면 자동충전되는 그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한동안은 좀 불편했다. 그런데 이것또한 쓰다보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앞으로 쓰면서 다양한 경험을 더 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여기에 남길지는 모르겠다. 현재까지는 매우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이제 난자양수생성칩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