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손수조
참 박근혜는 영리하다. 어떻게 하면 자기한테 유리하게 여론이 흘러가는지 그 방법을 안다. 손수조를 내세우면서 대권주자로 불리던 문재인이 김이 빠졌다. 문재인이 매우 불리한 게임이다. 이겨도 크게 득이 되는게 없고 지면 그야말로 끝이다. 국민들이 여당과 새누리당에 심판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야권에 인물이 없어서 박근혜가 당선될 수 있다. 이미 그런 길로 조금씩 가고 있는 것 같다. 씁쓸하다.
사실상 27살짜리 청년이 국회에 가서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다. 거기다가 손수조가 전에 무슨 유력 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오, 당내에서 큰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상이 고향이고 그 사상에 문재인이 출마했기 때문에 공천받을 수 있었다. 이런 인물은 국회에 가서도 사상을 위해서 무언가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봐야 한다.
100분토론에 나와서 신나게 발린 자유선진당 이은창씨랑 별반 다를게 없다고 보면 된다. 컨텐츠가 없으면 중앙정치계에 올라가도 말한마디에 영향력이 안실린다. 오히려 무시당하기 쉽상이다. 그 국회의원을 뽑은 지역은 말할 것도 없다.
2. 박근혜
박근혜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불과 두달만에 여론이 바뀌었다. 새누리당 필패에 민주당 과반의석 확보까지 내다보던 정국이 아니다. 오히려 새누리당 1당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바꾼 것이 바로 박근혜의 힘이다. 이 사람 결코 무시할 사람이 아니다.
민주통합당의 삽질도 있었고, 새누리당 안에서 공천혁명처럼 보일 수 있게끔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저번 18대 국회에서 친이계가 워낙 당선이 많이 되는 바람에 친이계만 다 솎아내도 현역의원 물갈이 비율이 확 올라간다. 그것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상대 대선주자들의 기는 꺾으면서 서서히 전세를 역전시키고 있다. 괜히 선거의 여왕이 아니었다. 17대 국회에서 그나마 100석을 지킨 것은 박근혜의 힘이었다. 18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100석도 못지킨 2자리수 정당이 된 것은 박근혜 같은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3. 민주통합당
민주통합당의 공천은 매우 실망스럽다. 그냥 실망스러운 수준이 아니라 매우 실망스럽다. 당의 정체성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당이 정체성이 없으면 우리가 그 당을 지지해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중정당이라는 포장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진보냐 보수냐 가치를 알 수 없는 권력집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민주통합당은 제 2의 열린우리당의 길을 가고 있다.
지금 민주통합당은 복지이슈로 조금 왼쪽으로 온 새누리당에 비해서 별반 차이를 못 느끼겠다. 정체성있는 공천을 하지 못해서 그렇다.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 호남지부나 새누리당 2중대가 되어버리면 사람들은 민주통합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민주통합당 지지할바에 원조인 새누리당을 지지할 것이요, 차라리 더 진보적인 사람들은 통합진보당을 지지할 것이다. 통합진보당이 유시민의 가세로 오른쪽으로 온 이상 종북문제라던지 이념적 스펙트럼 등에서 예전보다 상당히 전향적으로 바뀐 것은 사실이고 이것은 민주통합당의 지지층이 통합진보당으로 떠나가는 요인이 될 것이다.
나는 궁극적으로 민주통합당이 분당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 이대로는 대중정당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허접쓰레기 집단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스펙트럼이 넓어서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것 같지만, 당은 너무 다양하면 안된다. 당이란 것은 정치적 지향성이 같은 사람들이 뭉쳐야 하는 것인데, 지금처럼 너무 다양하면 정치적 지향성은 다르면서 단순 권력때문에 뭉쳐있는 것 밖에 안된다. 전에 열린우리당이 그랬고 지금 민주통합당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때는 그나마 노무현이라도 있었다. 근데 지금은 문재인도 떨어지면 열린우리당보다도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분당해야 한다는 거다.
어쩌면 민주통합당에 인물이 없는 것도 이런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진짜 뜻있는 사람들이라면 정체성이 확실하다. 어떻게 해야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므로 정체성이 확실한 것은 당연하다. 그 중에 진보적인 사람은 통합진보당을 갈 것이고 보수적인 사람들은 새누리당에 갈 것이다. 지금 형태로 봐서는 권력은 가지고 싶은데 새누리당은 싫은 어중간한 사람들만 민주통합당에 가는 추세다. 이러니 통합진보쪽이나 새누리쪽에 비해서 확 튀는 사람이 없다. 다들 어중간하니 그렇다.
나는 궁극적으로는 민주통합당은 분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보수적인 층은 새누리당으로 가고, 진보적인 계층은 통합진보당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민주당은 한때의 자민련처럼 호남기반 정당으로 있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으로 이렇게 되는데에 이번 선거가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선거에 진보통합당이 최소 20석, 최대 30석까지 획득을 한다면 이제는 민주통합당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동시에 새누리당과도 맞짱을 뜰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도 이미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에 끌려가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20석이상 확보하면 이 구도는 더 확고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