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이제 정신이 좀 돌아온다. 이틀동안 집에도 안들어오고 마셔 제꼈다. 오늘 아침에 내 얼굴을 보니 하얗게 질렸더라. 나도 이제 2학년인데 술 좀 자제해야 하는건가? 조금 있다가 셤기간인데 셤공부도 이제 해야 할테고... 연말이 되니까 자꾸 생각이 많아지는거 같다.
어제께 갑자기 태양이 싫어졌다. 그저께 집에 안들어가고 여수햄집에서 자고 일어나 바로 학교로 왔다. 그 전날 돈이 올인이 되는 바람에 돈이 하나도 없었다. 마침 받아야할 수업도 휴강으로 시간도 많이 비게 되었다. 어머니 회사가 학교랑 가까운 하단로터리라, 어머니께 돈 좀 빌려달라고 전화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외박한 아들 뭐 좋다고 돈 줄거냐면서 시청에 가라고 했다. 시청가서 영웅이 여권 찾아오라고 하셨다. 나는 속으로 뷁뷁 하면서 하단로터리로 내려갔다.
어머니 회사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머니가 나오셨다. 나는 태양을 등지고 있었고, 어머니는 햇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건물에서 나오셨다. 어머니가 나에게 다가오시는데, 나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놀랬다. 어머니의 얼굴은 주름살이 많았다. 가는 세월은 어쩔 수가 없다. 어릴때 보아왔던 젊고 탄탄하던 어머니의 얼굴은 깊게 패인 주름살로 뒤덮여 가고 있었다. 갑자기 태양이 싫어졌다. 어머니가 햇빛을 정면으로 보지 않았다면, 그 주름살이 보이지 않을텐데...
어머니한테서 어머니 신분증 받고, 주민등록등본 받고 시청으로 갈려고 지하철을 탔다. 어머니 나이를 정말 오랜만에 혼자 계산했다. 마흔다섯. 우리 어머니의 나이이시다. 나는 이제 대학생이 되었고, 어머니는 이제 점점 늙어가신다. 그건 어쩔 수 없는거다. 누구나 다 나이를 먹어가고, 언젠가는 소멸하게 된다. 그런데 그 사실을 직접 눈앞에서 보니까 너무 서글펐다.
그냥 서글펐다. 그러면 안되겠지만, 태양이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의 깊게 패인 주름살을 환하게 비춰주던 그 태양. 태양이 싫어졌던 하루였다. 어쩌면 태양은 나에게 깊은 반성을 요구했던 걸까? 그 태양을 통해 나는 어머니의 깊게 패인 주름살을 보게 되었고, 어머니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나에게 어머니는 어떤 존재인가? 그저 돈주고, 옷주고, 재워주는 존재? 어머니는 내가 평생을 바쳐서 은혜를 갚아나가야하는 존재이시다. 나는 지금 부모님이 사주신 의자에 앉아, 부모님이 사주신 옷을 입고, 부모님이 사주신 컴퓨터에 글을 적고 있다. 이런 엄청난 은혜는 내 평생을 바쳐야 갚을 수 있는 은혜다. 어머니께 잘해드리자. 이 순간에도 어머니는 늙어가고 계신다.
어제께 갑자기 태양이 싫어졌다. 그저께 집에 안들어가고 여수햄집에서 자고 일어나 바로 학교로 왔다. 그 전날 돈이 올인이 되는 바람에 돈이 하나도 없었다. 마침 받아야할 수업도 휴강으로 시간도 많이 비게 되었다. 어머니 회사가 학교랑 가까운 하단로터리라, 어머니께 돈 좀 빌려달라고 전화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외박한 아들 뭐 좋다고 돈 줄거냐면서 시청에 가라고 했다. 시청가서 영웅이 여권 찾아오라고 하셨다. 나는 속으로 뷁뷁 하면서 하단로터리로 내려갔다.
어머니 회사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머니가 나오셨다. 나는 태양을 등지고 있었고, 어머니는 햇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건물에서 나오셨다. 어머니가 나에게 다가오시는데, 나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놀랬다. 어머니의 얼굴은 주름살이 많았다. 가는 세월은 어쩔 수가 없다. 어릴때 보아왔던 젊고 탄탄하던 어머니의 얼굴은 깊게 패인 주름살로 뒤덮여 가고 있었다. 갑자기 태양이 싫어졌다. 어머니가 햇빛을 정면으로 보지 않았다면, 그 주름살이 보이지 않을텐데...
어머니한테서 어머니 신분증 받고, 주민등록등본 받고 시청으로 갈려고 지하철을 탔다. 어머니 나이를 정말 오랜만에 혼자 계산했다. 마흔다섯. 우리 어머니의 나이이시다. 나는 이제 대학생이 되었고, 어머니는 이제 점점 늙어가신다. 그건 어쩔 수 없는거다. 누구나 다 나이를 먹어가고, 언젠가는 소멸하게 된다. 그런데 그 사실을 직접 눈앞에서 보니까 너무 서글펐다.
그냥 서글펐다. 그러면 안되겠지만, 태양이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의 깊게 패인 주름살을 환하게 비춰주던 그 태양. 태양이 싫어졌던 하루였다. 어쩌면 태양은 나에게 깊은 반성을 요구했던 걸까? 그 태양을 통해 나는 어머니의 깊게 패인 주름살을 보게 되었고, 어머니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나에게 어머니는 어떤 존재인가? 그저 돈주고, 옷주고, 재워주는 존재? 어머니는 내가 평생을 바쳐서 은혜를 갚아나가야하는 존재이시다. 나는 지금 부모님이 사주신 의자에 앉아, 부모님이 사주신 옷을 입고, 부모님이 사주신 컴퓨터에 글을 적고 있다. 이런 엄청난 은혜는 내 평생을 바쳐야 갚을 수 있는 은혜다. 어머니께 잘해드리자. 이 순간에도 어머니는 늙어가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