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사교육, 2010』 송인수, 이범, 이남수, 이수광, 신을진, 조기숙, 허아람 지음 / 시사IN북
우선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의 교육제도가 불러 일으킨 심각한 사회문제에 대해서 분명 우리의 교육제도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것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지식은 매우 불완전한 것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제가 가진 지식이 굉장히 단편적이고 또 부분적인 지식이라는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한계를 깨닫게 되었고 또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고 굉장히 쪼개지고 나뉘어진 조그마한 분야에 대해서만 국한된 매우 제한적인 정보였습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 알고 있을 경우에는 개개의 문제는 해결될 수도 있겠으나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에는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사교육과 우리의 교육제도가 가진 문제점과 그 대안에 대해서 굉장히 속시원하면서도 알기 쉽게 잘 적어놓은 책입니다.
이 책은 총 7가지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첫번째 부분은 사교육이 만연한 현실에 대해서 지적하는 글입니다. 현재 사교육의 문제가 무엇이며 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려는 정책의 문제가 무엇인지 일목요연하고 매끈한 문체로 잘 풀어내고 있습니다. 현재의 교육제도와 정책에 대해 매우 자세하고도 알기 쉽게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읽는내내 무엇이 문제인지 또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략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지 밑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매우 속시원하게 읽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간단하게 그 대안도 제시하고 있지만, 책 전체를 위한 작은 서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앞으로 제시될 자세한 대안에 대해서 밑밥을 까는 부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두번째 부분은 영어 사교육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부분입니다.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그 어느때보다 더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으로서는 아이들 영어교육을 어떻게 해야할지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이 두번째 부분에서는 영어 사교육없이 어떻게 영어 교육을 시킬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 들어있습니다. 무작정 어학연수를 보내야할지, 아니면 고액의 영어과외를 시켜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부모님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세번째 부분은 사교육을 없애기 위해서 공교육이 지향해야할 방향에 대한 설명이 등장하는 부분입니다. 바로 대안학교에 대한 설명이 그것인데요,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운영자가 나와서 대안학교의 철학과 운영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해줍니다. 대안학교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는 장이 바로 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번째와 다섯번째는 가정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사교육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들이 제시되는 부분입니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 가정 내에서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 자세하고 실제적인 예시들이 등장하면서 부모님들이 적용하기 쉽도록 서술한 것이 특징입니다. 실제 강의를 배경으로 서술된 책이라 그런지 강의를 진행하면서 실제 부모님들의 질문들을 받고 그것에 대한 답을 풀어나간 것이 인상적입니다. 네번째 부분에서는 좀 나이가 어린 아이들을 가진 부모님들을 위해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섯번째는 중, 고등학생을 가진 부모님들이 사용하시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여섯번째는 교육이 가진 의미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무엇을 위해 우리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바로 이 부분에서 제시됩니다. 어쩌면 가장 기본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들이지요. 어느 순간 우리들한테 교육이라는 것은 단지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직장을 가지기 위한 것들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번째는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장입니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연설인 '행동하는 양심'이 생각나는 구절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바꾸어 나가야 할지 많은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공감했던 부분은 고등학교 내신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고등학교 내신제도는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안에서 같은 반 친구들끼리 서로 경쟁을 하게끔 만드는 제도였습니다. 제가 가진 특별한 경험과 비추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특목고는 아니었고 그냥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였습니다. 졸업한 동문중에 전직 대통령이 포함되는 등 나름대로 명문이라 자부하는 고등학교였습니다. 시험을 앞둔 어느 날이었습니다. 학교에 등교를 했더니 제 사물함 자물쇠가 부서져있고 사물함은 열려있었습니다. 사물함을 열었더니 제가 필기를 열심히 해둔 지구과학 교과서가 사라져 있더군요. 시험은 며칠 안남았는데 그런 일을 당하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시험을 앞두고 제 교과서가 필기가 잘 되어있다는 걸 안 어떤 아이가 자기의 중간시험을 위해 제 사물함 자물쇠를 뜯고 제 책을 훔쳐간 거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이에게 저는, 반 친구로서 인식되지 못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반 친구로 인식되지 못한채 단순한 경쟁자로서만 인식이 되니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 된다는 생각이 그 친구를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됩니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까지 만든 것일까요? 같이 생활하고 같이 숨쉬고 살아가는 반 친구들까지도 친구가 아니라 단순히 경쟁하는 상대로 만들어버린 고등학교 내신제도, 과연 옳은 것일까요?
저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교육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신경써야 할 아주 귀중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학교는 단순히 학과공부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과 공부와 함께 인성을 공부하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의 고등학교가 정말 지덕체를 갖춘 인재를 배출해내고 있는지 진지하게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이 서평은 알라딘 신간서평단 리뷰로서, 알라딘블로그 책장속에는? 에도 게재되었습니다.
굿바이 사교육 - 이범 외 지음/시사IN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