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왔다.
공부도 되지않는데, 뭘 그렇게 앉아있었는지...
부민에서 밤늦게 나왔는데,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부산은 참 좋은 도시다.
왜냐하면 눈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같은 날씨가 서울이었다면
서울에선 아마 비가 아니라 눈이 내렸을 것이다.
나같은 솔로들에게는,
눈오는 날보다 비오는 날이 더 좋다.
어제께 SH랑 우연히 만나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
그리고 나서 혼자서 백화점 간 얘기, 혼자서 영화보러 간 얘기를 했다.
혼자서 영화를 보러갈때는 인터넷 예매와 무인발권기는 필수고, 상영시간보다 10분 늦게 들어가야 한다.
광고는 길고, 그 시간에 불은 켜져있어 혼자있으면 뻘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대 엘리베이터를 타면 안된다.
왜냐하면 엘리베이터 안에는 커플들이 참 많고 밀폐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오랜만에 『아비정전』이나 다시 봐야겠다.
『아비정전』에서 유덕화가 했던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외로운 존재로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친구를 만들고 짝지를 만들고, 결혼을 하려는 것이지.
만약 외롭지 않다면 굳이 결혼은 뭐하러 할 것이며, 친구는 뭐하러 만들 것인가.
그냥 혼자서도 충분한데.
겨울은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든다.
그래서 여자에는 관심도 없었던 SH를 바꾸고 있는 것인지도...
그래서 겨울은 더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따뜻했던 그 추억들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