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없을때 핸드폰으로 찍은거라 화질은 구리다.
2004년 여름 난 제주도에 있었다. 그 무더운 날. 사학과 제주도 역사기행을 갔었던 날. 부산항에서 찍은 사진이다.
제주도를 2박3일인가, 3박4일인가 갔다오고 나서 좀 더 생각이 많아 진거 같다. 그전까진 그냥 있는대로 되는대로 살아왔었다면, 제주도 한번 갔다 오고 나서 뭔가 의미있게 살아야 겠다고 느꼈던 거 같다. 그래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사학제도 참여하고, 상큼하이 놀았다. 대학교 1학년 1학기때의 흥분과 정신나감을 제주도 역기를 통해 가라앉혔다고나 할까? 흠...
제주도의 길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을 본 사람은 알 수 있을 거다. '기쿠지로의 여름'의 길처럼 제주도의 길도 쭉쭉 뻗어있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본토의 풍경사진을 보면 거의 끝엔 희미하게 나마 산자락이 보인다. 여러 산이 연결되어서 봉우리도 한두개가 아니라 한 서너개쯤은 보인다. 우리나라에 산이 많은 특징일지라. 그런데 제주도는 그렇게 희미한 산이 없다. 있어도 유일하게 한라산만의 실루엣이 보인다. 그리고 길도 쭉쭉 뻗어있다. 섬이라서 그런가 좀 특이하고 운치있었다.
동굴안에서...
역사기행은 힘들었다. 중간에 주민들이 대피해서 살던 동굴도 들어갔는데, 진짜 좁았다. 욕 엄청 나오고 장난 아니였다. 무슨 다람쥐도 아니고 중간에 바위사이에 끼여서 옴싹달싹 못하던 기억이 난다. 그날은 무척 더웠다. 그때 우리에게 숨어있던 동굴을 소개해주셨던 할아버지가 오셔서 시원한 동굴로 안내해주셨다. 그 동굴은 넓고 시원했다. 매우 좋았다.
더워서 더 시원했다.
중간에 간 정방폭포는 정말 멋있었다. 정방폭포에 도착하기 전까진 날이 너무 더워서 내 몸이 곰솥에 고아지고 있는 찜닭이 된 느낌이였다. 정방폭포는 그 찜닭에 부어지는 시원한 콜라같은 존재였다. 매우 좋은 콜라였다.
이후 시리즈화가 되어버린 작품
한라산도 올라갔었다. 올라가기 전에는 한라산이 우리나라 본토에 있는 다른 산과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똑같았다. 다른 점은 산이 커서 등산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짜증났던 것은 현무암질 돌이 발을 상당히 압박해 들어왔다는 것이다. 현무암질 돌이 발을 찌르는데 엄청난 아픔을 유발했다. 기껏 올라가니 우물 비슷한 분화구가 있었고 하여튼 별로 유쾌한 산은 아니였다.
배를 이렇게 길게 타고 여행을 온 적은 저번 제주도 역사기행이 처음 이었다. 필자가 단체투어를 싫어하지만, 역기는 재미있었으므로 무효로 친다.
해에게서 소년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