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내려야할 정류장을 지나쳐서 내리고 말았다. 근데 안습인건, 한 정거장 사이에터널이 하나 있었다는거. 터널을 지나 내리고 나니 그 당황스러움이란....OTL. 건너편에 가서 버스를 탈까 생각도 했지만, 한코스를 위해 800원을 지불하는건 너무 아까웠다. 게다가 난 튼튼한 두다리도 있지 않은가.
걸었다. 터널안을 걸어서 통과했다. 생전 처음이었다. 그냥 굴다리가 아니라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 2차선 터널을 걸어서 통과하기는 처음이었다. 대티터널은 옆에 인도를 설치해놓고, 무슨 난관 같은거라도 있지. 부산터널은 그런거 없었다. 그저 하수도같은거 설치해놓고 그 위에 약간의 공간을 설치해놓은게 다였다.
이상한 냄새가 막 났다. 그리고 내가 들어간 방향은 차는 저쪽에서 오고, 나는 이쪽에서 가는 서로 마주보는 방향인지라 맞바람도 쌩쌩 불었다. 비가 와서 차에서 나오는 물방울도 내한테 통통 튕기고 있었다. 어쨌든 정신 바짝 차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형차 한대 지나가고 나면 큰 바람이 불어서 몸 중심을 잃을 수도 있겠더라.
터널을 통과하다가 보니, 어떤 때는 차가 떼로 오고, 또 어떤 때는 한동안 공백기가 있고 그렇게 차가 오더라. 지금 생각해보니 신호등의 영향인듯. 그래서 차가 없을때 사진 한번 박았다. 솔직히 살다가 이런 터널을 횡단해보는 일이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닌거 같아서, 사진 찍었다. 찍고 집에 와서 보니 꽤나 멋있었다.
한 8분정도 걸어서 나온거 같다. 엠피에서 노래 두곡이 끝났으니까. 대충 그런 시간대인게지. 신비한 경험이었다. 근데 한번으로 끝내고 싶은 그런 경험이었다. 또 터널 지나가버리면 걸어야 되겠지만.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