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산 동아대학교 사학과에 2학년으로 다니고 있는 학생이야.
학번은 공사학번이고, 군대 갖다온 덕분에 지금 2학년밖에 되지를 않지.
8월 22일날 전역하고, 9월 1일날 바로 복학하느라고, 적응도 완전안되고 꿔다놓은 보리자루 마냥 뻘쭘한 나날의 연속이야. 지금도 여전히 뻘쭘하지만, 그래도 석달 정도 지나니까 그 뻘쭘함이 이젠 적응이 되는 거 같아. 왜 군생활때는 최고의 자리에 있을때 전역하잖아. 그래서, 사람들 인간관계 같은거도 먼저 내가 안 다가서고 그러니까 별로 발전이 없더라고.
그래서 조금 다가설려고 했는데, 잘 모르겠어. 간신히 친해진 몇몇 2학년 애들 말 들어보니까 저거들끼리 막 사람이름 얘기하면서 얘기하는데 가만히 들어보니 내가 아는 이름이 없더라고. (분명 2학년이 맞는거 같긴 한데 말야.) 그래서 반성도 하고 그래.
요즘 학교 다니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너무 빡신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 과제 다 해가고 나면 그 담에 다른 강의 과제가 기다리고 있고, 그거 끝나면 또 이거 또 이거 하는 식으로 계속 나와. 이러니 숨 돌릴틈이 없어. 누구 말로는 프로페셔널을 만든다고 그런다는데, 몰라 내 짧은 머리로는 이해가 잘 안가.
솔직히 우리 과 수업 막 과제 하다보면 내가 왜 이걸 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드는 때가 많아. 이 쪽 방면으로 계속 나갈거도 아닌데, 이렇게 까지 빡시게 하는게 맞을까. 졸업한 누나들 말로는 과공부도 중요하지만, 사회나가서 진짜 필요한 취직공부도 중요하다고 하는데, 송나라가 중세사회니 아니니 하는 문제를 가지고 머리를 싸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래서 조금 지치기도 해. 아니 조금 많이 지쳐.
하지만 아직은 지칠때가 아닌 거 같아. 아직 내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고, 지금 알고 있는 거보다 알고 싶은 게 더 많으니까.
어떤 순간이 오더라도 그 순간순간마다 내 열정, 최선을 다한다면 상황은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
때론 안좋은 일이 아주 좋은 일로 연결되기도 하니까.
학교 이야기.
- 2007.11.07 23:42
- 일상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