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영화제를 다녀왔다.
이번 영화제 개막작이라는 집결호 하고, 남포동에서 상영되는 마지막 영화제 영화였던 트라이앵글을 보고 왔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집결호'는 성공이었고, '트라이앵글'은 실패였다.
집결호 같은 경우에야 나중에 따로 리뷰 같은걸로 쓸 생각이지만, 트라이앵글은 각기 다른 세 감독이 각기 다른 파트를 맡으면서, 스토리 텔러로서 각기 자신이 가진 강점만 잘 부각되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세 감독이 각기 다른 부분을 연출하면서, 극이 전체적으로 통일감있는 기승전결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스토리 전개에도 생뚱맞은 면이 나타나는 등,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졌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영화감독은 정말 실력있다.)
불륜으로 갈려면, 화끈하게 불륜으로 가야 했고, 보물에 초점을 맞출려면, 보물에 초점을 맞추어야 했다.
두 토끼 다 잡으려다가 둘 다 성공하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마무리 되고 만 영화였다.
더더구나 초인적인 힘을 보이는 그 여자 캐릭터. (느와르 영화이다 보니 여자 캐릭터가 단 한명이다.)
초중반에 들어서서 요부 캐릭터로 관객의 시선을 확 끌어 모으더니, 맨끝에 가서는 그 동안 쌓아왔던 요부 이미지 버리고 청순가련형 여자 캐릭터로 돌아와서 극의 재미를 확 떨어뜨렸다. 내심 그 여자가 마지막에 반전으로 뒤통수를 치리라고 예상했었는데, 그런 건 전혀 없이 그냥 밋밋하게 끝났다.
그래도 남포동에서 상영하는 영화제 마지막 영화라고 끝나고 이벤트를 했는데, 운좋게 거기 당첨되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만원 상당의 아이다호 치즈 후라이 무료 식사권인데, 일단 당첨되고 보니 기분은 좋았다.
위에 티켓에 X18번이 오늘의 행운 번호였다. 그래서 빙고~!로 당첨되었던 것.
이번 영화제를 끝내면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느낀 거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남포동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거였다. 불과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영화제 기간동안 남포동은 발디딜틈없이 사람도 많았고 각종 홍보 부스도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올해 남포동은 사람도 그때보다 많지 않았고, (물론 영화제 기간의 특성상 평상시에는 별로 보기 힘든 외국인 관객들과 타지에서 원정온 듯한 관광객들은 많았다.) 홍보 부스의 홍보열기도 많이 줄어있었다. (물론 내가 갔던 그 날이 마침 일반 영화가 상영되는 영화제의 마지막 날이라 보니 약간 파장 분위기가 나타난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남포동과 광복동이 외국인들이나 타지의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에 해운대나 광안리 같은 곳보다 메리트 같은게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남포동 상권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씁쓸하기 그지없다. 해운대나 서면이 부산 제1의 도심지로 발전하는 동안 우리 지역 행정은 무얼 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아 조금 씁쓸했다.
하지만 부산시민이고, 영화팬으로서 영화제에 참가할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