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그래왔듯, 스포일러는 가득합니다.
1. 롯데시네마 앱이 아주 거지같다. 자리를 지정하고 결제화면으로 넘어가서 결제를 해야 하는데 도무지 넘어가지를 않는다. 로딩 중을 뜻하는 티켓모양 애니메이션만 계속 해서 돌아갈 뿐이었다. 밤새도록 돌아가는 관람차인가? 혹시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문제인가 싶어서 아이폰으로도 시도해봤다. (iOS 14.4) 안되는 건 마찬가지다. 요즘 롯데가 어려운 건 알겠지만, 그래도 모바일로 예매는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라스트 레터가 롯데시네마 단독개봉만 아니였으면 이번에도 안 갔을테고 앞으로도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결국 PC로 예매를 했다.)
2. 광교아울렛 롯데시네마에서 보실려거든 왠만하면 뒷자리에 앉기를 추천한다. 좌석간 높낮이가 낮아서 스크린이 낮을 경우 앞사람 머리에 스크린이 가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스크린이 상당히 높이 있다. 앞자리에 앉으면 스크린을 우러러봐야하는 상황인지라 상당히 목이 아플 것이다. 광교아울렛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보려거든 반드시 뒷자리로.
3. 광교아울렛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한번 보고나니, 동수원 CGV는 선녀였다. (최근에 리뉴얼 했다.) 화면이 너무 어두웠다. 90년대에 타이타닉을 보러갔던 서면 은하극장도 아니고, 2021년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어두운 상영관도 잘 없을 것이다. 물론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뭐 그런대로 볼만해지긴 한다. 하지만 처음에 들어가고 한 10분정도는 화면이 어두워서 당황스러웠다.
4. 이 영화는 예고편이 본편보다 못 만들었다. 영화를 보기전에, 예고편만 보고 아니 21세기에 이 무슨 청승이요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배우나 나같은 찌질이 못난이도 아니고 꽃미남으로 유명한 후쿠야마 마사히루가 하츠코이(初恋;첫사랑)를 잊지 못해 25년동안 그리워한다니 이 무슨 개뼈다구 같은 소리인가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너는 내 운명' 같은 신파류에 지금의 내가 감동하기엔 나는 너무 어른이 되어 버렸다.
5.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 25년동안 너만을 기다렸어 같은 느낌과는 다소 다른 느낌을 받았다. 후쿠야마 마사히루가 그렇게 해석을 했는지 이와이 슌지가 처음부터 그렇게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싱글로 오래 살다가, 한번씩 문득 그 시절 너와 만났던 나를 회상하며 웃게 되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흔적을 찾아나서고 그러다가 잊고 있었던 나의 감정을 되살려준다는 그런 느낌. 25년간 연락조차 되질 않았으니...
6. 중간에 낯익은 얼굴들이 나올때는 마치 러브레터에서 남자 후지이 이츠키가 죽지 않고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if스토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러브레터에서는 남자 후지이 이츠키가 죽음으로서 와타나베(오겡끼데스까의 그녀)가 선배와 이어지지만 만약에 죽지 않고 살았다면 이런 형태로 와타나베가 선배와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 그 배우들,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 요즘 일드에도 잘 보기 힘든 얼굴인지라...
7. 이래서 일본감독들이 코로나 스즈, 코로나 스즈 하는 구나 하고 생각했다. 감정을 절제하는 속에서도 세련되게 표현을 잘한다. 우리가 일본영화에서 느껴왔던 그 익숙한 감정이다. (최근의 K신파와 K감정의 과잉으로 도배된 귀멸의 칼날 같은 것과는 다른...) 그 감정선에 최적화된 배우가 바로 코로나 스즈가 아닐까.
8. 안노 히데아키는 KOSPI 상장회사인 삼영무역(종목코드:002810) 자회사인 에실로 코리아에서 만든 누진다초점 렌즈가 시급해 보였다. 한국에 와서 하나 맞추세요, 안노상.
9. 엇갈린 하츠코이를 다루는 이와이의 실력은 여전히 발군이다.
10. 이와이 슌지가 보내는 마지막 편지. 나는 꽤 좋았어. 원작 소설을 읽어볼까 해.
이 사진 어디서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