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분하게도 이 블로그를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몇가지 끄적거려본다.
10여년전이었나. 개명을 하면서 아이디를 바꿔야 했다. 원래 아이디는 bravophil이었다. 더이상 phil 스펠링을 쓸 필요가 없어져서 바꾸는 김에 앞에 형용사도 바꾸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bravo에서 한글자만 바꾸면 brave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아이디를 brave가 들어가는 형태로 바꾸었고 원래 본명.com이던 블로그주소도 이왕 이렇게 된 김에 그 단어를 써보자해서 지금의 블로그주소로 바꾸게 되었다. 즉, 이 블로그 주소에 쓰이는 brave라는 단어는 원래 그 뜻과는 전혀 다른 유래를 가지고 있으니 (오해하는 사람도 없겠지만) 다르게 생각하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블로그 주소에 the를 붙인 이유는 bravepost.com 이란 도메인이 등록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붙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10여년 전이었을까. 정치에 대해서 관심이 많지도 적지도 않았던 나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당원에 가입해야 되겠다고 생각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미네르바 사건이었다. 활발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꾸준히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던 내게 미네르바 사건은 충격이었다. 아니 어떻게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에서 인터넷에 자기의 의견을 적었다고 검사가 수사하고 잡아갈 수 있을까? 그것도 비상계엄이 내려진 권위주의 체제가 아니라 절차적 민주주의를 확립했다고 하는 2000년대에 말이다.
그래서 당을 고민하다가 도저히 그 당은 내 성향이 아니고, 다른 진보정당들은 내가 품기에는 너무 진보적인 의제들이 많았다. 당연히 그분들이 차별받아야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결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원래 그렇게 태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교회 목사님들이 이글을 보신다면 싫어하시겠지만...) 아주 결정적인 것은 그 진보적 의제를 가지고 결국 집권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물음이었다. 아무리 훌륭한 이념과 방법을 갖춘 무브먼트라도 결국 성과를 만들지 못하면 그것만 가지고 그 의의를 높게 평가할 수 있을까.
우리 민중들의 삶은 그런 와중에도 하루하루 버텨내지는 중이다. 그런 것들이 완벽히 구현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것이 결국 먼 훗날에야 구현될 수 있는 것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일으켜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것이 나의 한계이겠지만, 그 당을 빼놓고 집권가능성이 높은 다른 정당들 중에선 당시 노란색과 녹색을 쓰는 그 당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당에 가입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우연히 내 블로그에 적혀있는 여러 글을 되짚어보다가 문재인을 지지한다라고 되어있는데 지지이유가 단순히 고등학교 선배이기 때문에 라고 오해할 수도 있을것 같기도 하고, 한번쯤은 정리해서 여기에 남길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지금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