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가 더 심해진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진다고 한다. 원인은 무엇일까? 가난한 사람이 게을러서일까? 노오오력을 안해서일까? 서울역 앞에서 8800번을 타면 숭례문을 지나가는데, 거기 앞에 조그마한 24시간 추어탕집이 있었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인데 손님은 아무도 없고 불은 훤한데, 식당 아줌마 혼자서 가게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 아줌마는 그렇게 부유한 사정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이 아줌마가 부유하지 않은 것은 게을러서 일까?
모든 부자들은 부지런할까? 글쎄 잘 모르겠다. 부자인데도, 열심히 안사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은 많다. 이창동 영화, 버닝에 나오는 스티븐 연은 딱히 하는건 없는데 돈은 많고 그래서 여자들이 다 그를 좋아한다. 현재 20대 남자가 느끼는 박탈감의 근저에는 버닝에서 느끼는 유아인의 정서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아인이 와꾸가 스티븐 연보다 딸리진 않잖아?)
내가 생각하는 양극화의 원인은 근로소득이 불로소득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A는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집이 없다. 그는 노오오력을 안하니 가난하지 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해서 대기업에 취직했다. 그래서 친구들이 200만원 받을때 300만원 받는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에 퇴근이나 사실 집에 오면 10시 언저리다. 그는 한푼도 안쓰고 돈을 모으면 1년에 3600만원을 번다. 그가 3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10여년을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한다.
B는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집이 있다. 그는 부모님에서 받은 집이 자신이 쓰기에 너무 크다고 생각해서 집을 팔았다. 그리고 그 돈으로 아파트를 2채 샀다. 한 채는 자신이 쓰고 한 채는 월세를 받았다. 한달에 50만원씩 들어왔다. 2년쯤 지나니 아파트 가격이 갑자기 폭등을 했다. 2억하던 아파트가 5억이 되었다. 월세를 받던 집을 파니까 3억이 생겼다. B는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 근데 아파트가격이 올라서 3억을 벌었다.
A는 전 국민중 5%인 대기업에 다니면서 잘풀린 경우다. 그럼에도 탱자탱자 놀고 먹었던 B가 돈을 더 쉽게 빨리 번다. A보다 못한 케이스는 허다하다. 나는 한국의 양극화가 이래서 더 심해졌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근로소득은 높이고, 불로소득은 낮추자는 것이다. 근로소득을 높이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최저임금의 혜택을 받는 노동자를 늘리기 위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확정했다. (기존에는 주말 근무는 연장 근무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68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했다.) 불로소득의 핵심은 집값인데, 강력한 대출규제로 집값상승을 막고, 공시지가 현실화로 재산세를 늘려서 불로소득을 낮추는 정책을 펴고 있다.
아무리 쎄가 빠지게 일해도 탱자탱자 놀면서 월세받으면서 버는 돈보다 적게 버는 현실을 개선해보자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정책이다. 그래서 한국사회에 만연한 양극화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소득주도성장은 그렇다. 근데 전통미디어에서 나오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공격은 그런 내용들이 빠진 것 같아서 늦은 밤 혼자 정리해본 것이다.
반론.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