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에서 프로야구팀을 소유하고 있는 도시는 단 8곳이다. 그마저도 대부분이 광역지자체를 연고로 하고 있는 팀이다. 그런 점에서 기초지자체에 무려 프로야구팀을 가지고 있는 창원과 수원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도시인 셈이다. (울산은...)
창원에서 신축할 야구장의 명칭을 두고 여러가지 설왕설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NC구단에서는 창원NC파크를 제안했고, 창원시에서 창원NC파크, 창원NC필드, 창원NC스타디움 중 시민들이 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시민투표를 받던 중 마산쪽 지역정치계에서 반발해서 모든 명칭선정과정이 처음으로 돌아갔다.
마산지역정치계 기자회견
마산 지역정치계 주장은 창원마산야구장이여야 한다는 것이 그 논리인데, 이 논리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애초에 창원에 프로야구팀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창원시의 통합을 위해 만들어진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팀의 새 야구장을 짓는데 통합의 상징이 되기는 커녕 다시 옛날 지역명칭을 쓰는 것이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 수 없다. (이 사람들은 한때 NC다이노스의 이름이 NC아구스가 될뻔한 사실을 알고 있을까?)
거기다가 옛날 마산지역이라고는 해도, 부산 사직야구장이나 서울 잠실야구장의 사례와 유사하지도 않다. 부산과 서울은 창원과 같이 통합의 과정을 거치지도 않았을 뿐더러, 사직과 잠실은 동(洞)단위의 명칭이다. 창원 양덕야구장(야구장이 있는 동이름)이라고 하면 그 논리에 동의할 수 있다. 그런데 마산 지역정치계의 요구는 '마산'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니 그것은 사직야구장이나 잠실야구장의 명칭사례와는 전혀 다른 명칭지정의 예다.
나는 명칭선정이 처음으로 돌아간 김에, 창원 내에서도 30만에 불과한 구 마산명칭을 넣을 것이 아니라 광역지자체인 경남의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한국 프로야구는 도시연고를 채택하고 있지만, 연고도시의 소속 광역지자체의 명칭을 야구장 이름에 넣는 것 정도까지 제한을 받아야할 사안인지는 다르게 생각한다. 거기다가 창원은 경상남도의 도청이 있는 곳이다.
경상남도 도청 전경
야구장 건립과정에서도 경상남도의 도비가 200억이 투입되었다. 새 야구장에 NC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것도 NC구단에서 100억을 냈기 때문으로 알고있다. 그렇다면 신축야구장을 짓는데 경상남도에서도 200억을 냈으니 경남의 이름도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 셈이다.
경남창원NC파크.
새 야구장의 이름은, 가뜩이나 작은 지역 그 속에서도 찢고 들어가서 명칭을 다네마네 아웅다웅할 것이 아니라 큰 뜻을 가지고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큰 이름이었으면 좋겠다.
새 야구장 건축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