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1월을 넘어 2월에 접어들었다. 수많은 팀들이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났고 야구의 계절이 가까워지고 있다. NC다이노스의 2019년 시즌은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시즌이다. 22,000석 규모로 대폭 확장된 최신식의 야구장,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가진 포수의 영입, 새로운 2대 감독의 부임 등이 그것이다. 올해부터는 시즌을 맞이하여 관전포인트를 정리하면서 시즌전망을 하려고 한다.
창원NC파크 조감도
1. 창원NC파크는 어떤 야구장인가.
올해부터 다이노스는 새 야구장을 쓴다. 기존 마산야구장은 11,000석 규모로 프로팀이 쓰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개인적인 경험을 들자면 2016 한국시리즈를 예매할때, 잠실에서 열린 게임보다 마산에서 열린 게임의 표를 구하기가 더 어려웠다. 이번에 새 야구장을 지음으로서 비로소 프로팀이 쓸만한 야구장을 가졌다.
새 야구장은 22,000석 규모로 관중석 규모도 확장되었지만 그라운드 규격도 상당히 커졌다. 홈플레이트에서 좌우폴대까지의 거리가 101m, 중앙까지 121m에 달한다. 기존 마산야구장과 비교하면 좌우는 4m, 중앙은 무려 11m가 더 길어졌다. 이 정도의 그라운드 규격을 가진 야구장은 국내에서 잠실구장이 있다. 잠실구장과 비교하면 좌우 폴대는 1m가 멀고 중앙펜스는 4m가 가깝다. 작년기준 잠실구장의 홈런팩터(싱글)는 0.817이었고 마산야구장은 1.136이었다. 단순 계산으로도 게임당 31.9%의 홈런이 더 줄어든다. 시즌 전체로 치면 작년에 생산한 홈런보다 59.653개의 홈런이 더 줄어든다.
거기다 야구장 방향도 기존 마산야구장과 동일하게 바다와 마주보고 있다. 창원NC파크의 구조를 보면 외야그라운드 위로 관중석을 높게 쌓은 형태가 아니라 탁트여서 광장과 연결되어있는 구조이다. 바람길이 뚫려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기존 마산야구장과 동일하게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 확률이 높다. 커진 그라운드 규격, 탁트인 외야관중석, 외야에서 내야로 타고 들어오는 바닷바람들이 겹치면서 여러모로 새 야구장은 기존 마산야구장보다 확실히 홈런이 안나올 확률이 높다. (기존 마산야구장도 특유의 바닷바람 때문에 규모에 비해 홈런이 잘 안나오는 편이었다.)
오른쪽이 구 마산야구장, 왼쪽이 창원NC파크이다. 기존과 동일하게 바다를 마주보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공의 반발력도 조절된다. 기사에 따르면 기존보다 타구가 2m 줄어들 에정이라고 한다. 기존보다 최대 9% 정도 홈런의 갯수가 줄어들 예정이라고 한다. 작년 마산야구장에서 홈런갯수는 187개였는데 위의 파크팩터변화와 합치면 단순계산만으로 약 76개 정도의 홈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경향에 대해서는 여러 관중들의 의견이 갈릴수도 있다. 화끈한 홈런이 넘치는 야구를 좋아하는 관중도 있을 것이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투수전을 좋아하는 관중도 있을 것이다.
다만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경기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는 부분이다. 작년 야구를 본 관중들 중에서 게임을 9회말까지 다 보고 간 관중은 얼마나 될까? 해가 거듭될수록 느끼는 점은 점점 야구를 9회말까지 보고가는 관중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야구의 매력은 9회말까지 끝난게 아닌 것에 있는데 진정한 야구의 묘미를 느끼기도 전에 게임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다 못보고 가는 관중이 있다면 이 것은 야구에 있어서 큰 손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라운드 규격이 커진만큼 외야수의 수비력도 더 중요해졌다. NC의 외야수들은 공격력에 특화되어있다기 보다는 밸런스 타입의 선수들이 많다. 김성욱, 김준완(군복무, 8월 이후 복귀), 나성범 등이다.
아마 KBO리그 최초의 퍼팩트게임의 주인공은 창원NC파크에서 나오지 않을까.
왼쪽부터 노진혁, 김태진, 지석훈, 이상호, 오영수
2. NC의 3루수는 누구인가
작년 가장 약한 포지션이었던 포수는 양의지의 영입으로 단번에 리그에서 가장 강한 포지션이 되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3루수의 공백을 누가 메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박석민의 영입으로 고민을 덜었던 것으로 보였던 3루수는 다시 박석민이 부진하면서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박석민은 부상과 부진으로 사실상의 3루수비가 불가능해졌다. 때문에 새로운 3루수를 찾는게 중요하다.
작년에 여러 선수들이 기용되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이는 선수는 노진혁이다. 노진혁은 NC의 창단멤버로서 2013년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었다. 이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유격수에는 손시헌, 지석훈 등의 선수가 두텁게 포진하고 있어서 3루가 그의 첫번째 포지션이 되었다. 수비력은 준수한 수준이지만 3루수는 어느정도 공격력도 갖추어야 하는 포지션이다. 공격력에서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면 올해 3루수로 가장 유력한 선수다.
노진혁 외에도 3루수가 누구냐며 손들어보라고 하면 손들 선수가 꽤 많다. 군입대 전 2군 타격왕이었고 작년에 제대한 이후 짧은 기간 가능성을 보인 김태진, 여전히 내야유틸요원으로 요긴하게 활약하는 지석훈과 이상호, 마산 프랜차이즈로 높은 가능성을 보인 오영수, 일단은 유격수 요원으로 보이지만 유격수 교통정리가 되면 3루수도 기용될 수 있는 김찬형과 박준영, 1루수와 지명타자 슬롯에서 교통정리가 되면 다시 돌아올 수도 있는 박석민과 모창민까지.
어떤 선수가 가능성을 보이며 주전 3루수로 활약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좋은 관전 포인트다.
나성범과 박민우
3. 메이저가 너를 부른다.
비시즌기간 NC팬이라면 설렜던 소식이 있다. NC의 간판타자인 나성범이 그 유명한 스캇 보라스 훈련시설로 가서 몸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나성범은 2019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으로 해외진출이 가능하고 2020 시즌이 끝나면 FA로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어떤 방향이든 본인의 의사가 제일 중요하겠지만 NC 출신 최초로 메이저 무대를 밟아보는 선수로서 가치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올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서 밸런스형 외야수로의 경쟁력을 보인다면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 진출이 가능할 것이다. 기존 메이저 진출선수의 모델 중 가장 근접해보이는 선수는 추신수인데, 일단 텍사스는 빼놓고 생각해보면 충분히 좋은 조건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나성범 다음으로 가장 메이저 진출이 가능한 선수는 박민우다. 기존의 메이저 진출 타자들은 대부분 장타력을 가진 타자들이었다. 일본의 이치로처럼 한국에서도 장타력보다 좋은 주력과 정교함을 가진 타자들이 많았는데 구대성을 제외하면 아쉽게도 메이저 진출에는 실패했다. (구대성은 메츠시절에 평범한 번트타구에 2루에서 홈으로 쇄도한 적이 있다...) 박민우가 메이저리그로 간다면 정교함을 가진 좋은 한국타자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다.
한국야구대표팀의 감독으로 전 다이노스의 감독이었던 김경문이 선임되었다. NC팬으로서 가장 설레는 장면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나성범의 결승타점으로 박민우가 결승득점을 올리는 장면이 아닐까. 그 설레는 장면을 위해 두 선수가 올시즌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김태군과 임창민, 박석민, 그리고 김준완
4. 우리의 심장은 하반기를 향해 뛴다.
올해 하반기는, 어쩌면 근 몇년 사이에 가장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바로 올해 하반기에 투구-타격-수비의 핵심 요원들이 모두 복귀하기 때문이다. 바로 임창민, 박석민, 김준완과 김태군이다. 우선 작년 토미존 서저리를 받으며 팀을 떠난 임창민이 복귀한다. 임창민은 팀의 마무리투수로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6승 89세이브를 기록했다. 이 선수가 건강하게 하반기에 복귀한다면 팀의 큰 플러스가 된다.
두번째 복귀할 자원은 박석민이다. 박석민은 이제 사실상 수비가 불가능해보이지만 공격력만 본다면 아직까지도 충분히 가능성이 많다. 원래 큰 경기일수록 결정적인 상황에서 해결해줄 베테랑이 꼭 필요한 법인데, 팀의 전체적인 스쿼드가 젊어지면서 그런 힘이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박석민이 하반기에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팀의 큰 플러스 전력이 될 수 있다. 최근 2년간의 모습을 보면 무리하게 개막전에 복귀->2달간 부진->2달간 부상->부상복귀 후 1달정도 반짝->다시 부상->시즌종료의 사이클이었는데, 좀 더 확실히 몸을 만들어서 하반기에 제대로 복귀했으면 좋겠다. 원래 한국사회는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이다.
세번째 복귀할 자원은 김태군이다. 김태군이 복귀하면 NC다이노스는 리그 최고수준의 공격형 포수와 리그 최고수준의 수비형 포수를 가지게 된다. (2017 WBC 한국대표 포수진) 이런 꿈의 포수진은 아마 근 몇년사이에 리그를 통틀어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김태군이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FA가 가능하고 이적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꿈의 포수진은 올해 하반기 어떤 사고를 칠 수 있을까?
거기다가 미스터 슈퍼캐치 김준완이 복귀한다. 큰 경기일수록 당연히 수비의 가치는 높다. 우리는 아직 2017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잠실구장을 침묵시켰던 그 위대한 캐치를 기억하고 있다. 드넓은 창원NC파크에서 김준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 모든 점들이 합쳐졌을때, 어쩌면 근 몇년사이, 아니 창단이후 가장 아름다울지도 모를 하반기를 만들어낼지도 모르겠다.
1줄 요약 : 아마 가을야구만 할 수있다면 사고 한번 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