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의 봄이 왔다. 작년 한국시리즈의 패배가 참 쓰라리게 다가왔지만 그래도 시간은 흘러갔고 이렇게 새 시즌이 다가오더라. WBC 고척돔참사가 아직도 눈앞에 어른거리지만, 다이노스가 보여줄 수준높은 야구를 생각하니 다시 야구시즌이 다가오는게 참 반갑게 느껴진다.
팀 전체적으로는 작년 시즌 중반부터 터진 승부조작 사태가 깔끔하게 마무리된 것이 가장 큰 호재이다. 만약 그 승부조작건이 올시즌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다이노스로서는 심각한 위기가 계속될 뻔 했다. 그런데 지난 겨울에 모든 혐의에 대해서 무혐의 처분받았고 이재학 선수의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만약 프론트에 의해서 승부조작에 대한 은폐가 검찰에 의해서 기소될 정도로 사실로 여겨진다면 그것만으로도 다이노스는 1년간 1군경기 참가금지와 같은 중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 터였다.)
승부조작건은 말끔히 털어냈으니 올시즌 멋진 경기를 펼쳐서 다시 한번 거침없이 달려갈 일만 남았다.
타자부문 Key-Player : 재비어 스크럭스, 나성범, 김성욱, 권희동
타자부문
테임즈가 갔다. 테임즈는 외국인선수 역사상 최고의 타자였다. 아니 한국 야구역사상 최고의 3년을 보낸 타자였다.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테임즈는 한일통틀어 한시즌에 40홈런 40도루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이자, 한국리그에서 통산 100홈런을 가장 빨리 기록한 선수였다. 3년전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던 테임즈는 태평양을 건너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3년 메이저리그 보장 187억에 계약했다. 흡사 무협지 같은 이야기다.
테임즈가 가고 스크럭스가 왔다. 테임즈가 좋은 선수였고 3시즌동안 놀라운 성적을 거둔 것은 맞다. 그러나 스크럭스도 테임즈 대비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본다. 테임즈의 3년을 돌아보면 15년은 말그대로 전지전능 올마이티였다. 그러나 16 시즌만 놓고 보면 비교적 약점이 명확한 선수였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작년 한국시리즈의 패배였을 것이다.
테임즈 본인이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위해서 15년 시즌 종료 후 한층 더 벌크업을 했는데 이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을까. 근육이 몸에 잘 맞지 않아서인지 시즌내내 테임즈의 스윙을 잘 지켜보면 풀스윙을 하고 나서 다소 불편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그가 시즌 막바지 시종일관 어퍼스윙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 마산야구장은 좌타자에게는 특유의 맞바람이 부는 야구장이고 본인도 그걸 의식해서 타구를 더 강하게 멀리 보내기 위해 어퍼스윙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16년 테임즈는 파워가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만큼 단점도 비교적 명확한 선수였고 그 결과가 작년 한국시리즈의 부진이었다는 결론이다. 스크럭스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진 모르겠지만 14년 테임즈만큼만 해준다면 단기전에서는 오히려 스크럭스가 더 나을 수 있다. 레벨스윙을 장착하고 있으며 마산야구장에서 다소 유리한 우타자다. 물론 14년 테임즈가 찍은 스탯도 충분히 좋은 스탯이었다. 그러나 테임즈가 그 이후 2시즌동안 찍은 스탯에 비하면 다소 현실적인 스탯이다. 14년 테임즈의 스탯을 찍은 선수는 꾸준히 있어왔고 스크럭스도 충분히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게 내 판단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나성범의 부진탈출이다. 작년과 재작년 전경기 출장을 했는데 그래서인지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다소 부진한 경향을 보였다. 올시즌은 전경기 출장보다 부진을 탈출하는데 더 집중하는게 필요해 보인다.
1루 스크럭스, 2루 박민우, 유격 손시헌, 3루 박석민, 포수 김태군, 좌익 권희동, 중견 김성욱, 우익 나성범, 지명 이호준에 외야백업 김준완, 김종호, 이종욱, 내야백업 모창민, 지석훈, 이상호, 조영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그정상권으로 평가받는 투수진과는 달리 여러모로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NC 특유의 발야구가 살아난다면 해볼만하다.
라인업에서 박석민 이호준 김태군을 제외한 전 선수가 언제든지 도루가 가능한 멤버다. 이런 라인업은 다른 팀에선 쉽게 짤 수 없는 라인업이다.
거기다 우타자들이 성장하여 좌우밸런스가 맞아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김성욱, 권희동 등 펀치력을 가지고 있는 우타자들이 많이 성장했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타격은 리그 3위권안에는 충분히 끼워볼만한 수준이며 주력과 수비는 리그 수위권이다.
투수부문 Key-Player : 제프 맨쉽, 이재학, 이민호, 최금강
투수부문
스튜어트, 이태양이 빠지고 제프 맨쉽이 들어왔다. 그리고 작년 하반기 승부조작 스캔들로 마운드를 떠났던 이재학이 돌아온다. 이재학은 단조로운 구종 때문에 구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투수인데 13, 14년 보여준 놀라운 퍼포먼스에 비해 다소 기복이 있었던 15, 16년에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본의아니게 작년 하반기부터 잘 쉬었기 때문에 구위만 어느정도 회복된다면 올시즌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 13년보다 수비진이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올시즌 이재학이 분노의 역투를 보여준다면 본인의 커리어하이도 충분히 가능하다.
스튜어트는 포스트시즌에는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정규시즌에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었다. 15년 하반기에 보여준 놀라운 모습과는 달리 이닝을 많이는 먹었지만 꾸역꾸역 막아내는 모습이었고 때론 장타를 허용하며 많은 승리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반면 제프 맨쉽은 KBO리그에서 계속 성공한 유형인 빅리그 불펜출신의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불펜으로 던지면서 구종 2개만 사용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던질 수 있는 구종은 더 많다고 한다. 빅리그에서 통할만한 구종 2개와 다른 구종을 섞어던지면 한국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트리플A에서 선발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구성에서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스튜어트를 맨쉽으로 대체한 것은 괜찮은 전력보강이다.
작년 불펜에서 시작했던 최금강이 풀타임 선발투수에 도전한다. 15년부터 팀 마운드가 어려울때마다 마당쇠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마운드를 지켜왔던 그다. 마침내 그에게 큰 기회가 주어졌다. 그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작년 팀사정상 불펜전환했던 이민호가 완전히 불펜으로 전환했다. 작년 하반기 여러 투수들의 체력문제가 있을때 그가 있어서 팀은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 있었다. 이민호는 젊은 투수다.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인만큼 기회가 있다면 충분히 선발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우완 정통파 투수인만큼 올시즌 높은 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이 늘어나면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듯 싶다.
선발로테이션은 해커, 맨쉽, 이재학, 최금강에 5선발에 구창모, 장현식, 정수민이 경쟁한다. 불펜에 기존 김진성, 임창민, 원종현, 임정호에 이민호가 가세한다. WBC 참가로 인한 체력문제가 원종현과 임창민에게 나타날 수 있지만 5선발에서 탈락한 선수를 불펜전환하면 충분히 좋은 승부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선발 4명은 10승이 가능하고 세이브왕도 가능한 임창민, 김진성, 원종현에 이민호가 가세한다. 선발 4인과 승리조의 구성은 과히 리그 수위권이다. 마지막 전력의 변수는 NC의 좌완라인이다. 가을에 돌아올 노성호, 16년 1차지명 김태현, 어느샌가 보기가 힘들어진 손정욱, 그리고 트레이드로 새로 들어온 강윤구. 이 선수들이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인다면 NC의 투수력은 그야말로 화룡정점을 찍을 것이다.
전체적인 전력은 리그 3위권이다. 그러나 NC는 젊은 팀이다. 한번 흐름을 타면 누구도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이다. NC가 보여줄 수준높은 야구에 큰 응원을 보낸다. 거침없이 가자, 다이노스 시즌2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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