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엔씨와 두산과의 경기에서 엔씨가 패함으로써 2연전 체제에서 1차전 3연패를 당했다. 현재까지 6번 2연전을 가졌는데 그 가운데 맨 첫 경기인 롯데와의 경기, 리그 꼴찌인 KT와의 1차전을 빼면 전패다. 리그일정이 엔씨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다.
경기내용을 보면 더 확실해진다. 안타는 치고 주자는 계속해서 나가지만 그 주자들이 살아들어오지 못한다. 지난 18일 넥센과의 경기에서는 잔루를 14개나 남겼다. 엔씨는 득점권 타율이 리그에서 가장 높은 팀이다. 그 팀이 묘하게 2연전 체제하에서 수많은 잔루를 내면서 득점을 하지 못하고 있다. 투수들은 주자가 나가면 집중력이 높아지는데 엔씨 타자들이 그 상황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엔씨의 득점권 타율이 낮지 않으므로 그 원인은 기량으로 인한 것이 아닌 체력저하로 인한 집중력저하로 보는 것이 맞다.
저번 야시장에서 공개된 2연전 8월 팀별 이동거리이다. 엔씨가 1위 기아보다 무려 1000킬로가까이 많은 이동거리를 소화한다. 거기에다 더 지켜봐야 할 것은 1위 기아~9위 롯데의 이동거리(480km)보다 9위 롯데-10위 엔씨(490km)의 이동거리가 더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그만큼 압도적인 이동거리를 소화중이다.
이동거리가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휴식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이고 휴식시간이 짧아지면 그만큼 체력회복이 더디다. 엔씨가 최근 경기에서 보여주는 체력저하로 인한 집중력저하는 바로 리그일정과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거기다 엔씨는 KBO리그 10개팀 가운데 가장 적은 게임을 소화했다.
그러면 엔씨의 연고지가 창원이니까 5개 팀이 모여있는 수도권에서 상대적이로 머니까 이동거리가 긴건 어쩔 수 없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 반론도 엄밀히 말하면 잘못되었다. 엔씨의 연고지 창원보다 롯데의 연고지 부산이 더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서쪽에 있는 인천, 광주, 대전에서는 당연히 창원이 가깝다. 잠실, 고척, 대구도 이동거리는 창원보다 부산이 더 멀다. (잠실-마산 348.7 잠실-사직 : 386.8, 고척-마산 : 363.4 고척-사직 401.7, 대구-마산 91.2 대구-사직 96.2, 이상 km단위이며 다음지도에서 야구장을 지정하여 자동차길찾기로 검색한 정보임.)
사직야구장과 마산야구장간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엄밀히 엔씨가 이동거리가 짧으며 저 이동거리 차이가 무려 500km정도까지 엔씨가 일정의 불리함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정도의 차이라고 말할 순 없다. 쉽게 말해 KBO가 리그일정을 공정하지 못하게 짰다는 이야기다. 뭐 신생팀이고 지방팀이니까 그런 불리함은 어쩔 수 없는 것이냐고? 리그 확대를 그렇게 염원해놓고 이런식으로 신생팀, 지방팀 괄시 정책을 펼쳐서는 안된다. 신생팀을 우대해달라는 건 아니다. 적어도 기존 리그팀과 동일한 선상에서 대우를 해달라는 거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엔씨는 2연전 체제하에서 1차전에서 믿기 어려운 승률을 기록하고도 2연전 전체기간 중 5승 6패를 기록하며 5할에 가까운 승률을 하고 있다. 선수들이 그만큼 분전중이라는 이야기다. 이번 시즌 여러악재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