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내골에 나갈 일이 있어서 범내골 갔다가 영화 한편보고 왔습니다. 극비수사인데요, 보기전에 몰랐는데 보고나니 곽경택 감독님 영화더라구요. 그래서 영화만드는 감이 아직 괜찮으시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가 생각보다 재밌더라구요. 특히 실화라는 장면에서 놀라웠는데요, 스포일러가 나올거 같아서 줄거리와 관련된 내용은 줄이겠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곽경택 감독님 영화가 흥행을 못했던 이유는 좋은 배우를 만나지 못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곽경택 감독 영화하면 영화제목보다 주진모가 먼저 생각이 났었으니깐요. 그런데 김윤석과 유해진의 만남이 영화속에서 꽤나 잘 어울리더라구요. 사실 이 둘의 만남하면 타짜가 먼저 생각나는지라 좀 뻔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연기장인 두분답게 타짜의 그림자를 벗겨내는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거기다가 김윤석 와이프의 사투리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요, 부산에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이라면 공감갈만한 어투와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추임새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저희 권여사님께서는 항상 무슨 말씀을 하시기전에 야야~ 이런 어투를 많이 쓰시는데요, 전에 할머니가 살아계셨었을때 그런 말투를 많이 쓰셨거든요. 그런 부분은 부산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딱 눈치채는 부분인데 김윤석 와이프 역을 맡으신 배우님이 그런 걸 보여주시더라구요. 감탄한 부분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데요, 너무 기분이 좋고 행복하더라구요. 최근에 잠깐 기분이 다운되어 있었는데 무슨 일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닙니다. 그냥 집에 혼자 있는데 어느순간 너무 외로워지고 그런 순간들이 좀 오래가더라구요. 거기다가 손도 불편하니 더 기분이 침체되고 그랬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영화보고 동서고가도로를 타고 명지로 넘어오니까 너무 기분이 좋은거 있죠. 어쩌면 요 근래동안 기분이 다운되었었던 것은 영화를 본지가 좀 오래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막히지 않는 날, 8시 너머서 동서고가도로를 타고 서면에서 명지로 넘어올때의 그 시원함과 행복함은 정말 극강이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그 도로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도로거든요. 이 맛을 본지가 참 오래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기분이 다운되어 있었던 거죠. 거기다가 오늘은 비도 왔으니깐요. 오면서 오디오에서 옛날 노래 나오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2006년에 나온 너말고 니언니 나 SG워너비의 소몰이류도 오랜만에 들으니 정말 좋았구요.
괜찮았어요. 평점은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 크게 흥행할 것 같진 않지만 곽경택 감독님의 차기작을 기대할 정도는 된다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