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후 다이노스의 성적입니다. 6월 이후 4, 5월의 기세는 다소 누그러뜨렸지만 간신히 5할은 지켜왔던 승률이 8월을 맞이하면서 급격히 추락하는 모양새입니다. 단언컨대 다이노스의 위기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인거죠.
무엇보다도 믿었던 선발진들이 붕괴한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저번에 다이노스가 왜 강팀인가를 분석한 포스팅에서는 작년과 달라진 부분을 적었는데요, 다이노스의 강한 선발진은 작년에 이어서 올해까지 이어진 부분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적지는 않았습니다. 그 부분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다이노스의 위기는 지속적으로 상수로 작용했던 부분이 변수로 바뀌면서 팀 성적이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겪는 듯한 모양입니다.
다이노스의 선발진은 높게 평가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완투능력을 가지고 있는 투수가 많다는 겁니다. 투수분업화가 이루어지면서 완투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발이 몇팀이 안되는 상황에서 다이노스는 완투능력을 가진 선발투수를 네명이나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 무엇보다도 훌륭한 자산이었습니다.
저번에도 언급했지만 다이노스의 불펜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가운데 선발투수가 많은 이닝을 먹어주면서 불펜부하를 줄여주고 그러면서 불펜들은 싱싱한 어깨로 구위로 찍어누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8월 이후로 다이노스의 선발진이 점수를 많이 내준다는 측면보다 이닝을 많이 못먹어주고 있는 측면이 이어져오면서 팀이 패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네명이나 되는 선발투수들이 동시에 무너진 측면도 다이노스의 입장에서는 매우 뼈아픕니다. 이재학은 부진하고 에릭은 부상당하고 찰리는 폭발했습니다. 그나마 웨버가 살아나고 있지만 많은 이닝을 먹는다는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더구나 웨버는 올시즌 완투를 기록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이닝이터로서의 면모가 다이노스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측면을 생각하면 그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운게 사실입니다.
거기다가 손시헌의 부상은 단순히 한 선수의 이탈을 넘어 선수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손시헌 선수가 나중에 가세를 하게 되면 다이노스는 분명히 폭발력을 보여줄 팀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그때까지 다이노스가 승리를 잘 지켜나갈 수 있을지가 참 걱정입니다.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평균자책점 1위에 빛나는 찰리 선수가 출정정지 징계를 먹지 않았기 때문에 찰리가 등판하는 경기를 지켜내고 이재학 선수가 어깨에서 힘을 빼고 승리와 삼진보다는 이닝을 먹어주는 투수로 변신을 하고, 구위하나 만큼은 리그 정상급인 노성호 선수가 제구만 좀 잡아준다면 다이노스의 선발진이 취약한 건 아닙니다.
지금은 단언컨대 다이노스의 위기입니다. 하지만 위기를 거치면서 팀은 더 단단해집니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다이노스가 가을잔치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내심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