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그 욕망을 자극해야지요. 극중에서도 나옵니다. 펜을 팔기 위해서는 그 펜이 왜 필요한지 인식시켜야 하는거죠. 디카프리오가 그렇게 음란하고 방탕한 짓거리를 하는 것도, 직원들의 욕망을 자극하기 위해서입니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고객의 돈을 빼오기 위해 그들의 욕망을 계속해서 자극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 섹스와 마약은 필수가 되는 것이구요.
화려한 월가의 이면에는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에서 무언가를 이룩하려는 처절한 욕망싸움이 계속되는 겁니다. 사실 금융이라는게 어찌보면 신기루같은 거거든요. 적어도 제조업은 눈에 보이는 것을 파는 것이지만 금융업은 신용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파는 거니깐요.
이 영화는 잘만든 블랙코미디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함 그 이면을 들여다보아 그것들이 얼마나 허구이며 얼마나 부질없는 짓이며 기초가 없는 사상누각같은 건인지 잘 드러난 것이지요. 완벽해 보이는 범죄계획도 터무니 없는 우연으로 무너져내리는 것도 어이없는 블랙코미디의 이면이겠지요. 음란한 모습으로 이 영화를 깍아내리기에는 이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들이 작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에도 사농공상이라고 하여 눈에 보이는 산업의 중요성을 잃지 않았습니다. 물건을 사고팔고 그것을 중개해주는 상업이 그 수익성은 높다고 하여도 그것만으로는 존속할 수 없기에 그것을 우위에 두지 않았었던 것이거든요. 반면 무에 유를 창조했다는 그 신기루에 모든 경제정책의 방향을 그쪽으로 맞추어 버린 과거 모정권이 영화를 보고 나서면서 계속해서 떠오르더라구요.
그 정권의 탄생기반도 바로 욕망, 그것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