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요일만 되면 습관적으로 KBS 명화극장을 보게 된다. 최근들어서 외화에 대한 더빙영화가 별로 없는 와중에 유일하게 더빙으로 외화를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더빙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자막이 없으니까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엊그제에는 장만옥, 여명 주연의 첨밀밀이 방송이 되었다. 중학교때인가 한번 보고 또 보게 된 것이었는데, 같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이가 들고 보니까 전혀 다른 감상으로 다가왔다.
전에는 그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만 보였는데 다시 보니 이건 불륜극이었다. 결혼을 하고나서도 예전에 사랑인지도 모르고 흘러버렸던 그 사람을 잊지 못해서 결국 그 사람을 다시 만나는... 차라리 먼저만나던 사람에게 상처를 주더라도 솔직했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랬더라면 10여년동안의 세월을 그렇게 지지고 볶고 하지 않았겠지.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처음부터 서로가 서로의 감정에 조금 더 솔직했더라면, 그네들에게 10년의 세월은 잃어버렸던 세월이 아니라 좀 더 아름다운 세월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