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무릎팍도사에서 동방신기가 나왔는데, 그때 그 아이들이 이런 말을 했다. 왜 그네들이 소송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그런데 난 그 말을 들으면서 또 그런 생각을 했다. 왜 그들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하고 이해하려 노력은 해봤느냐고.
연습생들이 정식가수가 되기위해 소속사와 계약을 맺을 때 그들은 철저하게 을의 입장이 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자본도 없고 조직도 없는 그들은 소속사의 입장에 따라서 계약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른바 약자라는 것인데, 소속사들은 그 연습생들에 비하면 확실히 강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네들에겐 자본도 있고 조직도 있으며 그네들이 아니더라도 다른 연습생들을 데뷔시킬 수 있는 대체인력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해서 불평등계약은 이루어졌고, 그 때문에 동방신기는 이미 탄생할때부터 불화의 씨앗을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게해서 동방신기의 3멤버는 계약상의 문제를 들어 해지를 통보하였고, 그렇게 팀이 나뉘어졌다. 동방신기와 JYJ로.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JYJ는 공중파든 케이블이든 TV에서 볼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음반을 안 낸 것도 아니다. 카니예 웨스트가 무려 1분이나 피쳐링으로 참가한 타이틀곡도 있었고 앨범도 싱글앨범이 아니라 완벽한 정규 앨범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TV에서 볼 수가 없었는데, 그것은 SM측에서 일제히 공문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 공문은 협조를 요청하는 글이었지만, SM이 가요계에 가진 영향력을 생각하면 그것은 단순히 무시하기는 힘든 성격의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SM가수들의 단체 출연금지 조치로까지 될 수 있는데 이 모든 걸 생각해야 하는 방송국의 입장에서는 JYJ의 출연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여기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우리 사회는 전에부터 지적했듯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별로 없는 사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계약을 제시해놓고 그것을 못하겠다고 하고 나가니까 아예 그들이 돈을 벌 기회조차 완전히 박탈시켜버리는 이 형태. 사회적 강자가 약자를 배려해서 같이 가는 것이 아니라 약자에게 윽박지르고 자기 말을 안 들어버리니까 아예 모든 활동을 금지시켜버리는 이 형태. (대중가수들에게 TV출연을 안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모든 활동을 금지시키는 행위라고 봐도 무방할듯)
재범사태도 그렇고. 애초에 약자를 배려하는 문화가 있었다면 그런 극단적인 불평등계약은 존재하지 않았겠지만, 그 이후에도 뭔가 약자들을 배려하는 문화가 부족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SM에서 JYJ의 앨범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활동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이 사회를 위해서나 모두를 위해서나 필요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