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서 올레패드를 출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올레패드는 일종의 태블릿 PC라고 볼 수 있는데, 들고 다니면서 터치스크린으로 사용이 가능한 컴퓨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에 출시된 올레패드가 눈길을 끄는 것은 그 특유의 경제성때문이다. 와이브로 서비스를 가입하면 에그와 올레패드를 공짜로 준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아시아경제 / [단독]KT, '올레패드 + 에그' 월 3만원에 공짜로 뿌린다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0081909321039494
에그는 와이브로 신호를 받아서 와이파이 신호로 변환시켜주는 기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와이브로망을 이용할 수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와이파이 신호로 변화시켜서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이 에그인 것이다. 와이브로가 지금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만 서비스가 되고 있지만 올해 10월에는 5개 지방 대도시에도 서비스가 개통이 될 예정이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전국 5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KT입장에서는 와이브로망 투자에 따른 코스트를 회수하기 위해서도 와이브로망을 활용할 수 있는 기기의 보급이 절실할 것이고 그 목적에 따라 거의 공짜에 가까운 가격에 올레패드를 보급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소비자로서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올레패드가 반쪽짜리 패드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올레패드는 OS로 안드로이드 2.1을 사용하고 있다. 근데 문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구글에서 만들때부터 스마트폰 용도로 만들어진 플랫폼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글에서 규정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사용가능한 기기는 5인치 미만인 디바이스로 제한되고 있다. 그 이상의 액정크기를 가진 제품들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것을 구글에서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구글에서는 5인치 이상의 기기에 대한 또다른 OS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크롬 OS가 그것인데, 아직 크롬 OS는 출시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올레패드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OS는 구글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OS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이 가장 많이 등록이 된 구글 안드로이드 공식 마켓을 이 올레패드는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올레패드는 반쪽짜리 태블릿일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엄청난 확장성 때문일 것이다. 앱스토어에 등록이 되어 있는 수만가지의 어플들을 단지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스마트폰은 단순한 휴대폰에서 게임기가 될 수도 있고, 네비게이션이 될 수도 있으며, 성경책이 될 수도 있다. 이 확장성 때문에 바로 비싼 돈을 주고도 스마트폰을 사고자 하는 것인데, 이 올레패드는 공식 안드로이드 마켓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의 태블릿PC가 주는 장점을 그대로 안고가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KT측에서는 이 올레패드에 사용이 가능한 사설 앱스토어를 마련해줄 것으로 보인다. 바로 쇼앱스토어가 그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이 쇼앱스토어가 전세계의 개발자들이 모여서 만들어가고 있는 구글의 공식 안드로이드 마켓을 따라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아마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의 수에서 비교할 수 없을만큼의 큰 차이를 보일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혹시 올레패드가 천만대 이상 팔려나가 그 기기 하나만으로도 자체적인 규모의 시장을 만들어낸 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올레패드의 구입은 상당한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올레패드는 단순히 액정이 커진 PMP 혹은 인터넷이 가능해진 PMP 정도로 밖에 볼 수가 없다. 단지 그런 기기를 2년동안 매달 3만원씩 낼 필요가 있을까? 좀 있으면 지구상에서 가장 큰 앱스토어를 가지고 그것들을 다 쓸 수 있는 아이패드가 출시되는데? 현명한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