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 30분까지 깨어있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지만, 월드컵이 나를 깨어있게 하더라. 새벽에 지켜본 가나와 우루과이의 8강전은 정말 멋진 경기였지만 마지막에서 판정이 좀 아쉬웠던 경기였다.
첫골은 가나에게서 먼저 터졌다. 설리 문타리와 에프엑스의 설리하고 무슨 사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문타리의 뜬금없는 중거리 슛이 그만 우루과이 골대로 들어가버렸다. 그 이후에 분위기가 가나 쪽으로 많이 기울었을때쯤 터진 포를란의 동점 골. 역시 포를란은 한방이 있다. 예전에 위닝할때 내 부동의 원톱은 반 니스텔루이도 아니었고, 메시도 아니었고 바로 포를란이었다.
그 이후 주고받는 분위기속에서 이루어진 연장전에서 가나는 지속적인 주도권을 가지고 우루과이에게 공격해 들어갔지만 그다지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다가 연장도 거의 끝나갈 무렵에 가나는 아주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는데, 가나선수가 때린 슈팅을 우루과이 골키퍼가 막아내고 그 담에 튀어나온 볼을 가나 선수가 헤딩으로 골문으로 우겨넣었었다. 골키퍼도 이미 나와있는 상태라 그냥 가만히 내버려두면 바로 골이 되는 장면이었는데, 우루과이의 수아레즈 선수가 그 공을 손으로 막아버렸다. 당연히 수아레즈 선수는 퇴장당했고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 선수가 페널티킥을 차는데... 아뿔싸, 그 슛이 그만 골대를 막고 튕겨나와버린 거였다.
그와 동시에 연장전도 종료되고 승부차기로 들어가는데, 그 승부차기에서 가나가 그만 지고 말았다. 수아레즈가 손으로 막지만 안았어도 그 경기는 가나의 승리로 끝나는 거였다. 그 수아레즈 선수의 반칙 하나가 경기결과를 뒤집어버린 상황인 셈인데, 이런 경기결과는 분명 문제가 좀 있어 보인다.
아사모아 기안의 눈물
그런 결정은 골이 이루어지기까지 그라운드위에서 펼쳐지는 모든 과정들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축구는 골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매력을 줄 수 있는 스포츠인데, 가나와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그 판정은 그다지 축구의 매력을 살리지 못한 판정이었다. 만약 규정이 그렇다면 그 규정은 바뀌어야 한다!
어쨌든 결과만 중요하다고 보는 건 상당히 위험하다. 어떤 경우에도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결과만 중요시하다보면 어떤 경우에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것들이 때론 좋은 결과에 묻혀서 정당화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결과가 진정 존경받고 존중되기 위해서는 그 결과가 만들어진 과정도 분명 존경하고 존중할만한 것이여야 한다.